LG화학에서 1조 규모의 회사채(AA+)를 발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재무분석과 사업분야별 전망을 살펴 보려합니다. 그 중에서 오늘은 전지사업에 대해 집중하려 합니다.
우선 LG화학은 Energy, Water purifying, Bio, Material 이렇게 4가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세부적인 사업 부문별로 나누어 본다면,
(1)기초소재, (2)전지, (3)정보전자소재, (4)재료, (5)생명과학 부문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기초소재 부문은 납사 등을 원료로 하여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원료를 생산하거나 이를 원료로 다양한 합성수지를 생산하는 공업을 포괄합니다.
(2)전지 부문에서는 소형 리튬이온 전지 및 자동차용 리튬이온 전지 등을 생산합니다.
(3)정보전자소재 부문은 다양한 영역의 디스플레이 및 전지의 재료를 생산하는 산업으로, 기존의 정보전자소재 및 재료 부문에서 따로 분리되었습니다.
(4)재료 사업 부문은 디스플레이 및 전지의 재료를 생산하는 산업으로, 기존의 정보전자소재 및 재료 부문에서 따로 분리되었습니다.
(5)생명과학 부문은 의약, 백신 및 작물보호제 등을 제조하고 판매합니다. 2016년 동부팜한농 인수 및 2017년 (주)LG생명과학과의 합병으로 더욱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는 부문입니다.
2017년은 LG화학에게 매우 중요한 해였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 성과가 좋아지면서, 전지부문의 흑자전환을 했습니다. 또한 LG생명과학과의 합병 이후 생명과학 분야로의 다짐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전지부문의 실적 개선으로 인해 주가도 2017년 1월 2일 종가 기준 25.3만원에서 꾸준히 상승하여 2018년 1월 2일 종가 기준 41.1만원으로 1년 간 약 62.4% 상승했습니다.
위의 사업 부문별 실적 추이를 보면 기초소재와 정보전자소재의 매출액은 2012년 부터 2017년까지 상승하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오히려 매출이 감소했습니다. 반면, 지난해 전지부문 매출은 4조5606억원으로 2012년 매출 2조4789억원 대비 약 84% 증가했습니다. 또한 전체 매출에서 전지부문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기간(2012년~2017년) 10.7%에서 17.7%로 증가했습니다.
결국, 다른 사업부문의 매출 증가는 정체되어 있지만 전지부문에서의 매출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과거엔 스마트폰, 노트북 등에 이용되는 소형전지가 중요했지만 앞으로는 소형전지보다는 전기차와 ESS(에너지저장시스템)에 들어가는 중대형 전지 수요가 급증할 전망입니다. 실제로 GM, BMW, 폭스바겐, 쉐보레 등 자동차 업체에서 본격적으로 전기차 사업에 적극 뛰어들며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LG화학 전지 사업부문에서도 여러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제기 되는 문제가 3가지라고 생각됩니다.
- 이차전지 원료인 니켈, 코발트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성 도모가 어렵다.
-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LG화학, 삼성SDI 등 국내 업체에게 유독 깐깐한 기준을 두어 중국시장 진입을 막는다.
- 가파르게 성장하는 사업부문이지만, 1~2%의 낮은 영업이익률로 수익성이 낮다.
우선 1번 문제에 대해서 다루어보겠습니다. 실제로 최근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니켈, 코발트 등 원자재 가격이 급증했습니다. LG화학 등 전지업체들은 구매사에 금속 가격 변동을 공급가에 반영해달라는 협상에 나섰고, 실제로 2017년 하반기 이후의 신규 수주분은 금속(원자재) 가격에 100% 연동되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리튬이차전지 원자재 가격 변동에 의한 불확실성은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음으로 2번 문제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2번 문제도 실제 2016년 LG화학이 중국 4차 전지 규범 등록 인증에서 탈락하는 등 대내외 돌발 변수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주가는 이미 통과될거라는 기대감에 상승했지만 중국 시장의 변수가 악재로 작용해 주가에도 영향을 준 사례가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정치, 경제적인 문제도 함께 얽혀 있어서 섣불리 단언하기 힘들지만. 결국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한다면 시장은 자연스럽게 LG화학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3번 문제를 보겠습니다. 실제로 5개 사업부문 중에서 전지 부문의 매출액 성장률은 가장 높지만 영업이익률이 저조합니다. 특히, 2016년에는 연구개발(R&D) 비용과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의 이슈로 적자를 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동안의 연구개발에 대한 기술력이 성과로 나오는 점, 원재료 가격 상승의 이슈는 위 1번 문제에서 언급한 원자재 가격 연동 수주를 바탕으로 완화가 기대된다는 점이 긍정적입니다.
그렇다면 왜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등이 아닌 회사채를 발행했을까요?
우선 유상증자와 전환사채가 무엇인지 간단히 알아보고 장단점을 파악해봅시다.
유상증자의 결과는 회사가 발행한 전체 주식수가 늘어납니다. 동일한 시가총액을 가진 회사의 주식 숫자가 불면 당연히 주당 단가, 즉 주가는 떨어집니다. 유통 주식이 증가하면 이익도 희석되어 EPS도 자연스럽게 감소하겠죠. 결과적으로, 기존 주주들이 간접적인 피해를 입게 됩니다.
한편, 오히려 유상증자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선 유상증자의 동기가 중요합니다. 기업의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겨 급한 불을 끄려고 유상증자를 한다면 최악이지만, 급증하는 수요에 맞는 생산시설을 확장하기 위한 유상증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합니다. 만약 투자를 요하는 사업의 성공가능성이 높고, 증자에 나서는 기업만 유일한 독점적인 시장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면 당장 하루 이틀 주가가 출렁일 수는 있어도 `증자' 자체는 호재입니다. 시장지배력 확대와 추가적인 순이익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신호가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작년 7월 이차전지 소재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에서 1580억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뒤 주가는 이례적으로 급등했다. 유상증자의 동기가 중요하게 작용했죠. 세계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주력 제품인 이차전지용 ‘일렉포일’ 생산설비를 확충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이차전지 배터리 생산설비 문제는 수주 계약과도 직접적인 관계가 있습니다. 수주를 따야 실적이 나오고 그에 맞추어 생산을 할 수 있지만, 수주 계약을 하기 위해선 그만큼의 기술력 뿐만 아니라 ‘생산 능력’이 중요합니다. 생산시설을 확충한다면 생산 능력도 증가할 뿐만 아니라 규모의 경제로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차전지 배터리 시장도 치킨게임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이번에는 전환사채(CB)를 통한 자금 조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CB는 이자비용은 줄이면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주식전환권리를 주기 때문에 CB의 이자수준은 일반 채권에 비해 낮죠. 현재 재무상태가 취약하지만 연구개발이나 혁신을 통해 한 단계 발전하려는 기업, 거래실적이 적어 자금조달조건이 좋지 않지만 미래를 자신하는 중소기업에게 CB는 자본금확충이나, 채권발행을 대신할 좋은 대안입니다. 유상증자에 비해 전환사채를 이용하는 것이 자금조달 측면에서 쉽지만, 이 역시 주식 수 증가로 이익은 희석되어 기존의 주주에게 간접적인 피해를 줍니다.
정리하면, 기업에서는 생산설비 확장을 위해 자금을 조달하고 싶은데 유상증자나 CB(전환사채)를 하면 기존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어차피 LG화학의 재무 상황이 좋은 편이고, 부채비율도 안정적인데 앞으로 호실적이 예상되므로 회사채를 발행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최근 3년간 EPS, BPS는 꾸준히 상승하고 부채비율, 유보율도 안정적입니다.
이 재무데이터로 간단한 재무분석 그래프를 그려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2월 12일 LG화학(신용등급 AA+)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지난 9일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총 2조16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는 공시발표가 입니다. 이는 지난 2012년 국내에 수요예측제도가 도입된 이후 역대 최대 규모라는군요. 기관투자자들이 보기에 LG화학의 채무불이행 확률은 낮으면서 사업성에 대해선 긍정적인 시선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1조원 규모의 회사채는, 구체적으로 만기 3년물 1900억원, 만기 5년물 2400억원, 만기 7년물 2700억원, 만기 10년물 3000억원을 발행합니다. 금리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0.01~0.07% 낮은 수준으로 확정됐고 확정금리는 이달 19일 최종 결정됩니다. 지금까지의 재무데이터를 보면 크게 무리가 갈 정도의 부채규모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LG화학은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국내외 생산시설 확장 및 기존 LG생명과학 발행 회사채의 만기상환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는군요. 정호영 LG화학 사장(CFO)은 “앞으로도 재무건전성을 더욱 강화하고 사업구조 고도화를 지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아마 미래 먹거리를 찾아 성장동력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갈 것 같습니다.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생산 설비를 확충하고 치킨게임에서 살아남는다면 LG화학의 주가는 재평가 받겠죠. 하지만 그 가능성은 실시간 변수들에 의해 변합니다.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그 가능성에 확률적으로 베팅하는 것이 투자자들이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준수님 너무 자세한 글에 감사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다만 아직은 전지부문 사업과 관련 산업의 동향을 꾸준히 모니터링 해야할 것 같습니다.
1일 1회 포스팅!
1일 1회 짱짱맨 태그 사용!
^^ 즐거운 스티밋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