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coin Blues : 리버테리안들의 자승자박

in #tooza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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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비트코인의 초반 성공은 닷컴버블 이후 인터넷 세상이 가져 온 가장 큰 파급효과일지도 모른다. 이전까지는 경제 및 금융시장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 또는 오랜 시간 동안의 경험이 없이는 성공하는 투자를 하기가 매우 어려웠기 때문이다.

But, What Now?


그러나 기존의 Investment Vehicle 과는 전혀 다른 존재였던 비트코인은 철저히 인터넷과 컴퓨터에 익숙한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투자의 수단이었다. 또한 스마트폰은 투자 정보의 파급 속도를 남다르게 바꿔 놓았고 이는 곧 엄청난 유동성의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렇게 Boom 이 일어나고 난 후 지금은 과연 어떻게 되어 있을까? 지난해 대규모의 폭락 뒤로 지금 사람들의 관심에서 비트코인은 사라졌다. 다른 블록체인 토큰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시장의 조용한 움직임은 바로 이럴 때 시작되는 법이다. (물론 그 조용한 움직임이 무조건 장밋빛 미래를 위한 힘찬 도약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현재 비트코인(이하 BTC)을 위시한 블록체인 토큰 시장은 어떠한 변화를 보여 주고 있을까?

Transaction Analysis


이를 알아 보기 위해 FT는 블록체인 전문 분석 기관 Chainalysis 의 데이터 일부를 분석했다. 아쉽게도 결과는 그렇게 긍정적이지 못했다. 최초에 BTC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시장에서 유동성이 급감했고, 이 물량을 투기적 투자자들이 받아가게 되면서 변동성이 오히려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BTC가 향후 법화를 대체할 결제의 수단으로 자리잡게 되면 변동성은 곧 사라질 것이라는 낙관주의자들의 견해와는 조금 다른 방향이다.

Chainalysis 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FT의 비트코인 시장 관련 기사.

BTC의 전체 물량인 21M BTC 중, Speculative Investor 의 보유 비중은 2018년 급등하여 2017년까지 10% 선을 유지하던 것에서 23% 수준까지 상승했다. Chainalysis 는 현재 총 5.1M BTC가 Speculator 들의 손에 쥐어져 있으리라 추정한다. Fundamental Investor, 즉 초기 투자자들의 보유 비중은 40% 선을 넘나들다가 29% 수준까지 하락했다. 물량은 6.0M BTC 수준이다. 이외 거래소나 E-Commerce 기관의 보유 물량이 2.2M, 손실된 BTC는 약 3.7M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를 모두 합하면 현재 총 채굴량 17M 이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점은, BTC를 초기 단계부터 보유하던 투자자들은 BTC를 거래의 수단으로 거의 사용하지 않고, 가격이 정점에 달했을 당시 이를 매도하여 법화와 교환해 버렸다는 것이다. 즉 BTC는 의도치 않게 법화의 증가에 공헌한 셈이 되는데, 이는 BTC 를 위시한 블록체인 토큰 진영에서 꽤나 큰 목소리를 내던 얼치기 리버테리안들에게는 Very Bad News 다. 자신들이 그렇게 비판하던 중앙은행 주도의 인플레이션에 자신들이 공헌한 꼴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BTC 가 가격의 정점에 올랐을 때 초기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규모는 당연 조 단위는 넘을 것이고 제대로 측정하기도 어렵다.

There’s no heaven where we wanna reach


게다가 앞으로는 달라질 것인가? 그렇지도 않다. 초기 투자자들과 투기적 투자자들 사이에 손바뀜이 발생하면 할수록 투기적 투자자들은 줄어든 유동성이라는 제한적 자원의 테두리 내에서 피터지게 싸워야 한다. 때문에 매일 매시 매분 매초 승리를 거둘 때마다 이들은 자연스럽게 BTC를 법화로 환전하려고 할 것이다. 변동성 측면에서 대책이 없는 BTC를 실현수익의 Vehicle 로 간주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즉 BTC 는 총 물량인 21M BTC에 근접하면 할 수록 유동성 부족에 시달릴 것이다.

물론 이렇게 되지 않는 방법도 있다. 갑자기 미 재무부가 달러화를 포기하고 BTC 를 채용한다던가, 아마존이나 알리바바에서 BTC 결제를 허용하면 된다. 그러나 그럴 것 같지는 않다. 이미 BTC 는 그 활용도보다는 상징성 측면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물건이며, BTC 보다 더 기술적으로 발전한 블록체인이 지금도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말하지 않았던가? 블록체인은 그저 조금 더 효율적인 수단일 뿐 블록체인이 무언가 대단히 도덕적이거나 옳은 것은 아니라고 말이다. BTC 가 우리 모두를 구원하리라 외치던 그들의 표정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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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확실히 크립토커런시는 커런시가 될 수 없다고 조기진단한 제가 뿌듯해지는 군영.
글치만 집안 살림살이가 나아지려면 코인 가격이 가즈아아아아 해 주어야 하는데.... ㅠ_ㅠ

BTC를 매도하는게 왜 법정통화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지요?
BTC를 매도하면 없던 달러가 새로 만들어지기라도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