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에 대해 상징적인 비유가 나왔다.
IMF 구제금융을 6월에 64조원 받은 아르헨티나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르헨티나 주가는 올해 5% 상승했다.
구제금융받은 증시 치고 희한하게 움직이는 중이다.
올해 경제성장율 -2.6% 예상이고 물가상승률 40%
그런데도 주가지수는 5% 상승이니 골때리는 움직임이다.
아르헨티나와 비교하는 것은 누리꾼들이 자조적으로 하는 말일 터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한국증시가 이 지경으로 추락했을까?
피터 린치가 이야기했지만 시황은 귀에 걸면 귀걸이고 코에 걸면 코걸이다. 후견지명식으로 분석해봤자 과연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피터 린치는 시황을 무시하라고 했다. 린치는 <월가의 영웅>에서 시황을 일년에 15분만 보고 나머지 시간 전부를 기업분석하고 탐방 다닌다고 했다.
그런데도 우리는 자꾸 시장을 예측하거나 과거를 분석하고 싶어 한다. 시장이 어찌될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물론 시장의 큰 그림을 예측하는 것은 의미있다. 가령 시장이 이렇게 가면 나는 이렇게 대응하겠다, 라고 전략을 짜서 이를 실행하는 투자자들에게만 유용하다. 대부분 투자자는 그냥 궁금한 것이다. 답답하기도 하고 열도 받고.
문재인 정부 경제팀에 대한 원성이 높다. 올해 한국증시는 참담하게 추락했다. 미국과 전쟁을 벌이는 중국과 비슷하게 하락했다. 한국이 미국과 전쟁을 하지도 않는데도 불구하고.....
몇 가지 생각해보자.
- 한국이 싱가폴 다음으로 무역의존도가 높은 나라다. 싱가폴이야 경제규모가 쥐만한 도시국가이고 중개무역을 하는 나라니깐 당근 무역의존도가 높고, 또한 그것이 문제 될 것이 없다. 그러나 한국은 다르다. 미중이 싸워서 글로벌 경제가 위축되고 교역이 축소되는 한국은 직격탄을 맞는다. 지금 미중 싸움이 점입가경이고 한국이 실질적인 무역전쟁 피해자일 수 밖에 없다. 시장은 암암리에 이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 한국이 중국에 중간재와 자본재 수출하고, 중국은 이를 갖고 조립해서 미국에 수출한다. 물론 미국에 직수출하기도 한다. 따라서 미중이 싸워서 교역이 위축되면 당근 한국경제가 타격을 받는다. 왜 원화가 위안화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겠는가? 중국이 맛이 가면 한국도 맛이 간다는 증거다. 인정하기 싫지만 한국경제는 이미 중국에 상당히 의존적인 경제 체질이 되어 버렸다. 사드 때문에 중국이 관광객 규제하자 화장품, 여행, 카지노, 엔터, 게임주 무너지는 것을 보라. 미중 무역전쟁으로 위안화가 약세를 지속하면 원화도 판박이 약세가 나오고, 이 때문에 외국인들은 환차손을 우려해서 한국증시를 떠난다. 지금 그런 상황이다. 환율이 내년 상반기까지 12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 한국경제가 지나치게 반도체 자동차 산업 위주로 편중되어 있다. 상장 시가총액에서 반도체와 자동차, 그리고 이들에 부품, 장비 소재를 대는 기업들을 합하면 약 40% 비중을 차지한다. 이 두 산업이 무너지면 한국경제는 맛이 갈 수 밖에 없다. 먼저 자동차를 보자. 현대차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9천억원이었는데 고작 2800억 이익냈다. 말도 안 되는 실적이다. 경쟁력 추락이 그 원인이다. 요즘 자동차산업이 이미 망가진 조선업 꼴 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이미 부품사들은 바닥에 널부러져버렸다. 부품사 영업이익률이 1%가 안 된다. BMW나 벤츠가 영업이익률 10%가 넘도 도요타는 8%대, 혼다도 4%대 이다. 현대차는 3% 될까 말까다.
자동차는 그렇다 치고 반도체는? 반도체는 사상 최고 실적이다. 그러나 3분기를 기점으로 피크아웃 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 나온다. 내년엔 반도체 가격 20%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서 투자자들은 미리미리 팔아 치우고 있다. 아직 무너지지 않은 유일한 산업인 반도체가 내년에 고전할 가능성을 시장은 미리 반영하는 것이다. 실제로 반도체 설비투자는 정체되고 있고, 이미 장비주들은 추락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에 속한 기업들 주가가 오르지 않는다면 코스피 종합지수는 열번 죽었다 깨어나도 상승할 수 없다. 40% 비중을 차지하는 두 업종이 빌빌거리는데 무슨 수로 지수가 오를 수 있나? 종합지수 상승 기대는 안 하는 것이 좋다.
- 공매도에 대해 생각해보자. 국민연금이 대차거래 중단했는데 공매도는 더 기승을 부린다. 국민연금이 대차거래 시장에서 비중이 0.5% 정도 밖에 차지하지 않기 때문이다. 증권사, 투신, 외국인들이 대차거래 주축이다. 이들은 외국인과 기관에게만 빌려 준다. 그리고 당근 공매도도 이들 외인과 기관만 가능하다. 개인들에게 완벽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이걸 만들어 놓고선 최종구는 헛소리만 나불댄다. 개인들에게도 공매도 참여 기회를 주겠단다. 물타기 천재다. 개인들이 무슨 수로 공매도 시장에 참여할 수 있겠는가?
무차입 공매도라도 막아야 하는데 그것도 하세월이다. 이 부분에 대해 투자자들은 분노가 치미는 것이다. 과연 현정부는 개인투자자들 편인가, 아님 외국인들 이익을 챙겨주는 앞잡이들인가? 왜 불법 공매도를 빌미로 공매도 규제나 한시적 금지를 내리지 못하는가?
이런 논리가 있다. 한국이 MSCI선진국 지수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외국인들이 요구하는 개방책을 다 들어줘야 한다는 것. 공매도도 규제해서는 안 된다는 거다. 좀 치욕스럽다. 그런데 과연 꼭 MSCI 선진지수에 들어가면 주가가 오를까? 웃기는 논리다. 선물시장 활성화시켜서 외국인들 무위험 차익거래 가능하게 판 벌려 주고, 공매도를 외국인들만 할 수 있게 배려해주고 심지어 불법적인 무차입 공매도 규제를 위한 장치조차 만들지 않는 정부.
- 양도세도 문제거리다. 양도세 부과한도가 현행 15억 인데 앞으로 2021년이면 코스닥 코스피할것 없이 3억원 이면 20% 내야 한다. 그럼 연말에 매년 주가가 폭락할 수 밖에 없다. 왜냐구? 12월 25일에 주식 샀다가 이듬해 팔면 양도세 내야 한다. 양도세 회피는 간단하다. 12월 말일에 주식을 보유하지 않으면 주주명부에 등제되지 않기 때문에 양도세 내지 않는다. 따라서 12월 이전에 주식 팔아 치우고 이듬해 주식 사서 매매하다가 다시 12월 이전에 팔아치우면 된다. 이렇게 되면 장기투자자들만 세금 내야한다는 논리다. 앞으로 종목당 3억원 이상 넘어가는 투자도 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가 장기투자 유도해야 하지 않나? 지금 세금 체계는 단타조장이다. 이런 엿같은 정책이 있냐? 3년이상 보유면 양도세 면제해주든가,,,,
올해도 11월 ~12월은 양도세 회피물량 나올 가능성이 높고 이와 관련된 기업은 수급불안할 것이다. 왜 매년 이런 짓을 해야 하나? 차라리 미국처럼 모든 매매를 합산해서 이익 나면 자본이득세 때리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나? 이런 양도세 혹은 자본이득세 때리려면 거래세를 없애야 한다 .그렇지 않음 이중과세 된다.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정책이다.
외무장관이나 행안부장관 등은 참 잘 뽑았는데 왜 금융위원장이나 청와대 경제정책 담당, 그리고 경제부총리는 이런 인사를 했을까? 왜 증권시장은 개혁을 하지 않는가? 투자자들은 손실이 나자 정부를 원망하고 있다. 투자는 개인 책임하에 하는 것이나 정부정책도 분명 문제가 있고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터무니 없지 않다.
너무 흥미롭게 잘 보았습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책도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좋은 글이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