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하지만 중요한 롤링

in #tooza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소개글 이후로 드디어 첫 글을 올리게 되서 설레기도 하고 재밌네요. 어떤 주제에 대해 쓸까 고민을 하다가 중요하지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롤링 리턴 (rolling return)에 대해 써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롤링은 제가 대학교 졸업 후 미국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 처음 접하게 된 개념인데요, 선배들이 롤링이 어쩌구 저쩌구 하는 것을 들으면서 아 뭔가 모호하기도 하고..멋있어 보이기도 하고 했던 개념으로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막상 뭔지 알고 나면 단순합니다. 그렇지만, 금융상품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개념입니다.

일단 그림을 먼저 하나 볼게요.

WTI 선물 기간 스트럭쳐

보시는 그림은 NYMEX 거래소에 상장되어있는 WTI (서부텍사스유) 선물의 기간 스트럭쳐입니다. X축은 각 선물이 현재로부터 만기가 얼마나 남았는지 표시해놓았습니다. 예를 들어, 1mo.는 만기가 한달 남은 선물로 보시면 되고 12mo.는 만기가 1년 남은 선물로 보시면 됩니다. Y축은 가격(in USD)이에요. 그림에서는 만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선물 가격이 점점 떨어지는 것을 보실 수 있는데, 이런걸 backwardation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만기가 길어질수록 선물의 가격이 올라간다면 contango라고 부릅니다. 이 그림은 금요일 종가기준이기 때문에 현재 WTI 선물은 backwardation 상태에 있다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여기에서 롤링 리턴의 개념이 나옵니다. 롤링리턴의 가장 중요한 가정은 바로 지금 보시는 현재 이 커브가 미래에도 쭉 전혀 변함 없이 그대로 유지되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가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이 기간스트럭쳐도 1년간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해 봅시다. 만약 그렇다면, 12mo. 만기 선물을 $58.5에 사서 그냥 보유만 쭉 하고 있으면 11개월이 지나면 $62.3로 가격이 상승해있을 것입니다. 이랬을 때 수익률은 (62.3-58.5)/58.5 = 6.5%가 되겠네요. 아무 것도 안했는데 말이죠. 이게 바로 롤링 리턴입니다. 이 경우에는 시간이 지나면서 만기가 점점 짧아지고, 그러면서 위의 그림 커브를 타고 가격이 점점 올라가기 때문에 roll-up 이라고 표현합니다.

롤링 리턴은 가정 자체가 현재 보고있는 기간 스트럭쳐 커브가 미래에도 변하지 않는 것을 전제하기 때문에 실제로 1년만기의 WTI 선물을 사서 11개월 정도 보유하고 있는다고 해서 6.5%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거의 확실히 11개월간 커브는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변할 거고, 이렇기에 11개월 후에 WTI선물 1mo. 가격이 $62.3일 것이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하지만, 롤링 리턴이 중요한 이유는 투자자 입장에서 현재 내가 매수하는 상품이 어느정도의 버퍼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기 때문입니다. 특별한 요인이 없어서 WTI선물 기간스트럭쳐가 그림에서 보는 것과 큰 차이없는 정도의 backwardation을 유지해주기만 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선물 가격이 상방압력을 받는 것이지요. 그 버퍼가 11개월에 6.5% 정도가 되겠네요. 그렇다면 WTI선물 12mo.를 사서 약 1년정도 보유한다면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게 바로 매수자 입장에서의 버퍼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 WTI선물 기간스트럭쳐가 그림에서 보는 모양을 1년간 유지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특히 원유 같은 원자재는 수급, 지정학 리스크, 매크로 등 여러 요인에 의해서 상당히 변동성이 높게 움직이기 때문에 다른 상품대비 기간스트럭쳐가 변할 가능성이 더 높아보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롤링 리턴이라는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현 시점에서 나의 투자가 얼마의 버퍼를 지니고 있냐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소개해보았습니다.

길고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선물이라는 컨셉 자체에 대해서 더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의 글을 읽어보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https://steemit.com/kr/@joceo00/5s9mi4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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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첫 글 축하해요~~^^ 전문적인 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ㅋㅋㅋ 첫글쓰고나니 스팀잇이랑 더 친해진 기분이네요 ㅎㅎ

재밌게 읽었습니다. 궁금했던 용어인데 @홍보해

부족한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stevekim89님 안녕하세요. 깜지 입니다. @joeuhw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깜지님 반가워요 ㅎㅎ 감사합니다~

이런 글 좋습니다.팔로우할게요!

감사합니다~

저런뜻이었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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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글 잘 보았습니다. "롤링"개념을 WTI에서도 사용하는군요. WTI선물커브가 저렇게 우하향인지는 몰랐네요. WTI거래는 직접 하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만기가 더 긴 선물의 가격이 저렇게 낮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현 시점에서의 WTI커브가 WTI의 하향 가능성(경기 침체. 오일 공급과잉 가능성 등)을 높게 보고 형성된 것일거고, 만약 장기쪽의 거래량이 아무래도 많이 적다면 유동성 문제 등으로 상대적으로 할인(discount)되어 거래되는 특성도 섞여 있을 것으로 보이는군요. WTI도 스프레드 거래가 활성화되어 있나요? 그렇다면 스프레드 거래 여지도 꽤 있을 수 있겠네요.

저는 롤링을 일부 채권운용book의 YIELD CURVE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위 그래프처럼 일드커브상 일시적으로 과도하게 눌린 곳이 있고, 그리고 그 시기에 금리인하/인상 같은 특별한 원인이 없고 수급상 문제로 보여질 경우에는 커브상 튀어나온 곳 등을 찾아 그 구간 채권으로 바꿔넣는 교체매매를 통해 롤링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채권은 몇몇 특수상황을 제외하고는 일정 만기 이상의 수익률곡선은 거의 안정적이기 때문에 book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롤링을 활용하기 매우 좋은 book들도 많습니다. 채권 쪽에서는 국채선물거래가 꽤 되는데 주로 방향성/차익거래 위주이고, 스프레드 거래는 코스피 지수 등과 달리 대체로 만기 근처에서 선물을 롤오버(Roll over)하기 위해서 주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네요.

잊고 있던 공부에 대한 열정을 주는 글 다시 감사드립니다. 사실 트레이딩 오래하다보면 관성적으로 사고파는 감만 남고 이론 베이스는 그냥 막연하게 남아있게 되더라구요. 많은 모니터를 보는 것도 지겨워서 요샌 스팀하면서 머리 식히고 있답니다 ㅎㅎㅎ.

추천하신 @joceo00님의 식견과 @stevekim89님의 식견을 자주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즐거운 스팀잇 하시길 바랄께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채권운용역으로 재직중이신가보네요 ㅎㅎㅎ 스팀잇 통해서 교류할수 있으면 좋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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