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해운경제학 정리 1-1 개요
1부 차례
1-1. 개요
1-2. 해운의 역사
1-3. 시장의 조직
1-1. 개요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입니다. 아니 사회적인 동물이어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사회적인 동물로 살아야만 지금처럼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교훈을 전해주는 수많은 위인들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위대한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말한 '분업'이라는 개념이 그랬고, 또 경제학의 거인 데이비드 리카도가 말한 '비교우위'라는 개념이 그랬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인간은 대체로 합리적이기 때문에 위인들의 충고를 귀담아 들었습니다.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숫자로 확인해보시죠.
World Bank의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의 상품 수출액의 합계는 2016년 기준으로 16.072 Trillion이라고 합니다. '수출'이 발생했다는 것은 누군가가 '수입'을 했다는 것을 의미하니까. 인류는 물경 16조 미국 달러에 이르는 가치의 재화를 교환하면서 살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너무 규모가 크다 보니 잘 감이 오지 않습니다.
이때 GDP 대비 비율에 대한 World Bank의 또 다른 통계를 통해서 대략적으로 규모를 추정해보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해당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전 세계의 교역량은 전 세계 GDP 합의 42%에 이릅니다. 엄청난 비율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것도 2016년 경기가 썩 좋지는 않았기 때문에 나온 수치입니다. 15년 44%, 14년 48%, 08년에는 51%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즉 경기 상황에 따라서 변동은 있지만 대략 GDP의 절반 정도 규모의 수출입이 매년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정도면 앞서간 거인들의 조언을 귀담아 들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교역량에 대해서 알아봐서 그런지 그 방법이 궁금합니다. 그래서 혹시 운송수단별 물동량에 대한 자료를 구할 수 있을까 찾아봤는데 아쉽게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떤 운송수단에 대한 물동량 통계는 달러화 기준으로 표현되어 있고, 어떤 물동량은 톤-마일 단위로 표현되어 있어서 비교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구체적인 수치 비교는 포기하고 가볍게 생각을 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운송'이라는 말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림이 어떤 그림인가요? 전 개인적으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대형 화물차가 떠오릅니다. 택배 간선 물류망에 사용되는 대형 탑차도 떠오릅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대형 화물차는 국가 간 교역의 관점에서 보면 아주 작은 운송 수단입니다. 소매 운송수단이라고 할까요? 일반 도로에서 볼 수 있는 대형 화물차의 대표적인 예인 대형 트레일러(40ft 수준)라고 해도 컨테이너를 보통 1개 정도밖에 운송할 수 없습니다. 가끔 2개씩 싣고 다니는 트레일러도 보이는데, 그중 하나는 빈 통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컨테이너 하나의 적재량(Payload)은 아무리 큰 규격이라고 해도 30톤을 넘을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트레일러 한 대가 한 번에 운송할 수 있는 물동량 규모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국가 간 교역의 관점에서 중심이 되는 운송수단은 무엇일까요? 네, 짐작하셨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수단은 '선박'입니다. 물론 항공기도 위협적인 경쟁자이긴 합니다만, 일단 비용 차이가 워낙 많이 나서 대부분은 선박으로 나르고, 선박이 아니라 항공 운송이 필요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경우 항공운송을 택하게 됩니다. 그러면 대형 트레일러를 소매 운송수단 규모라고 말했는데, 선박은 얼마나 많이 운송할 수 있길래 그러냐는 의문이 드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대형 선박을 기준으로 살펴보자면, 얼마 전까지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선이었던 대우조선해양에서 건조한 Maersk 사의 MC-Kinney Moller 호의 선복량은 1만 8,270 TEU입니다. TEU는 컨테이너 한 개의 단위라고 생각하시면 간단합니다. 즉 해당 선박 한 척에 컨테이너를 가득 적재할 경우 1만 8,270개의 컨테이너를 적재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얼마 전까지 세계 최대의'이라고 말했으니 이제는 세계 최대가 아니라는 것이겠지요? 그럼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선은 어떤 선박일까요? 한진중공업의 수빅조선소에서 건조한 프랑스 해운사 CMA CGM의 선박이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이고, 선복량은 2만 1,000 TEU급이라고 합니다. 배 한 척에 2만 1천 개의 컨테이너를 적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위나 아래 선박의 TEU 단위에 사용되는 컨테이너의 규격은 40ft가 아니라 20ft짜리 컨테이너입니다만, 그래도 물량 수준이 비교가 불가능합니다.
그러면 공식적인 통계를 살펴보겠습니다. UNCTAD Review of Maritime Transport의 데이터에 의하면 2014년 기준 세계 해상 교역 규모는 50,000 bil 톤-마일을 넘어서는 규모입니다.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규모입니다. 개요는 여기까지 마치고 다음에는 해운의 역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고등학생 때 발틱운임지수(BDI) 라는 것을 이용해 해운업에 투자하고 성과를 봤던 기억이 있네요 ㅎㅎ. 해운산업은 다른 산업과 구조가 워낙 다르면서 동시에 물류의 기본 형태라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지금 톨라니님의 공부가 추후 시장 방향을 예측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