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mph Win against China?

in #tradewar6 years ago

2008년 즈음 수준 이하의 중국발 저가 제품이 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8년에는 전자업종은 사실 병자호란처럼 남한산성에 고립되는 분야가 늘어나고 있다. 불과 10년 전에는 조금은 허접한 제품으로, 5년 전에는 장난이 아니네, 지금은 피해 가는 분야가 늘어나고 있다. 가끔 전시회에서 이야기를 해보면 내가 종사하는 업종이 아니더라도 중국인들의 기세는 마치 우리가 3저 현상으로 고도성장을 하던 시절을 앞선다. 늦게 시작한 대신 최신 기술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투자하는 정부 주도 성장력은 가히 놀라운 사실이다. 30년 이상 8% 성장을 일군 중국의 노력도 높게 평가해야 하는 부분이다. 지난 10년이 우리나라도 거의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에 가깝다. 그 부분은 일본처럼 미국 패권의 환율 꺾기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참 편하게 살고, 놀다 보니 그런 부분이 많다는 반성이 필요하다.

시선생이 500억 불 레이스를 받아내자마자 트선생의 'ok 레이스 2000억', '한 번 더하면 이번엔 3000억이야'라는 구양신공급 레이스는 판을 끝내는 승부라고 생각한다. 주도권을 놓지지 않고, 상대방의 심장을 겨누는 딜은 승부사라고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흠이라면 아무거나 마구 지르는 듯 해여서 품격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결코 그렇지 않다. 이용후생, 실사구시라고 보면 효과적이다.

2000년 후반부터 중국에 대한 분석은 차분이 축적되어 왔다. 중국도 세계경제의 구도와 중국의 비전, 위상, 방향에 대한 준비가 상당 부분 준비되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와 관련 된 서적들을 본 것이 벌써 5-6년이 지났다. 그때의 화두와 석학들의 논쟁은 누가 다음 세대의 패권을 쥘 것인가에 대한 질문들이었다. 박빙의 논쟁에서 중국 서적이든, 미국의 서적이든 논조는 비슷했다. 장기적으로 현재의 추세가 지속된다면 G7분에 포함되지 않는 G2 중국이 G1이 된다는 부분이고, 단기적으로는 미국이 패권을 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중 서구의 서적은 shadow banking 등 중국의 부실을, 중국은 달러라는 이길 수 없는 종이의 위력을 큰 문제로 보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11월 미국 상무부던 USTR이던 중국과 협의를 하겠지만, 균형된 합의가 아니라 미국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 합의가 되지 않을까 한다. 중국의 기세과 대국굴기는 지체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런 변화와 변화에 대응하는 것에 한국 기업들의 기회가 공존한다고 생각한다.

8월 6일 민스크에 도착하자마자 느끼는 환율은 달러 강세가 아주 미약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그 주에 모스크바에 도착하자마자 1달러 60 루블이란 야박한 환율에 환전을 포기했다. 그나마 SVO공항의 환율이 1달러 40 루블에서 50 루블로 변한 것을 보니 월드컵이 주는 변화가 아닐까 생각했다. 공항에서 수수료로 30%를 갖고 가는 도둑 은행은 SVO공항에만 있다. 그래도 조금씩 영어 간판이 생겨나고, 지하철 매표소에 "We can speak English"와 같은 진풍경의 메시지도 볼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상업용 건물들의 임대료를 달러/유로 연동제로 받는 가게들도 많다고 한다.

그러나 러시아 은행 제재에 대한 풍문, Sberbank, VTB bank를 제재하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과 함께 환율이 하루아침에 1달러 66루블까지 올랐다. 환율을 미룬 것이 좋은 결과가 되기도 하고, 65루블이 넘어서 습관처럼 조금 더 환전을 해 두었다. 어차피 다음에 오게 되면 또 환전을 해야 하니 말이다. 내 고객이자 친구는 푸선생도 별로고, 트선생도 별로다. 어떤 면에서 자유경제를 지향하고 공정무역을 정책으로 내건 미국이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상황이 바뀌면 판단이 바뀌는 것이다. WTO 같은 다자무역의 한 세대가 자유무역으로 블로화되다 지금은 다시 양자협상으로 움직인다. 여기에 정경유착처럼 주제는 무역인데 영향은 정치가 앞선다. 서로의 이익을 위한 교역조건이 아니라 내가 넘버원이 되기 위해서 깔짝대는 넘버 투와 넘버 쓰리를 쓰러트리는 방식의 우경화가 우려할만하다. 그냥 애꿎은 백성들만 이유 없이 비싸게 사고, 많이 내고 등이 터지기 때문이다.

러시아를 넘어서 베트남에 가보니 공기가 다르다. 러시아도 최근 건설현장 모습이 많이 보였다. 러시아는 1인당 GNP 1만 2천 달러 수준이고, 베트남은 2500달러 수준이다. 중국이 1만 불 수준이다. 그런데 사람들의 움직임과 정부 주도 투자와 외국인 투자는 활발해 보인다. 사이공은 상업도시처럼 활발하다. 동시에 우리의 과거처럼 아직도 정부 인맥, 지연, 관계에 따른 사업권의 영향이 높아 보인다. 신용카드는 받지만 국민 대부분이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는다니 이것도 신기한 나라다. 현찰이 왕인 나라다.

참고 : 국가별 GNP/GDP등을 볼 수 있는 사이트

http://www.imf.org/external/datamapper/NGDPDPC@WEO/OEMDC/ADVEC/WEOWORLD

몇 일간의 전시회를 통해서 보면 국제전시회지만 아직은 지역 전시회에 가깝다. 중국 업체와 이런저런 제품 문의도 해본다. 그 사람도 중국어와 영어밖에 안되니 베트남 사람들을 하루 종일 대하다 보면 답답하리라. 중국 업체들의 표정도 그리 밝지는 않다. 6월부터 원자재 구매가 줄고, 제재조치가 시작되자 실질적인 고민이 될 것이다. 중국의 고객사들도 보통 3개월 정도의 재고를 소진하면 25%의 관세를 부담하고 수입해야 한다. 최소한 소비자 가격은 20% 정도는 올라갈 소지가 다분하다. 옆집의 문제가 우리에겐 또 기회가 되는 것이다. 그 기회는 또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내가 예전에 들은 재미있는 베트남 이야기가 생각났다. 미국은 중국의 남진정책을 막기 위해서 베트남에 투자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런 정책은 월남전의 여파 때문인지 이루어지지 않는다. 대신 베트남산 제품의 미국 관세는 살인적이다. 프랑스를 자력으로 밀어내고, 중국하고 2전 2승, 미국과 어째던 1승을 거둔 자존심 최강의 베트남도 참 독보적인 나라다.

말레이시아 고객이 전시회에 왔다. 어쩐 일이냐고 물어보니 작년에 지사를 여기에 냈단다. 베트남 투자가 한국만의 일은 아닌듯하다. 하긴 '이젠 made in cambodia의 시대'라는 기사도 본 기억이 난다. 동에서 서로 산업은 계속 발전해가는 것 같은 착시에 동의를 해야 하나 할 정도다. 그런데 말레이시아의 고객이 "한국 대만은 좋겠다! 지금이 기회다!"라고 격려를 한다. 고맙기도 하고, 더 분발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그런데 요즘 말레이시아는 못살겠다고 한다. 이유인 즉, 중국 업체들이 덤핑을 시작해서 말도 안 되는 가격에 판매할 뿐만 아니라 기존 업종간의 유통채널을 무시하고 사기만 하면 아무 데나 막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큰 두통거리인데 미국 물량이 빠진 재고 부분을 현금화하기 위해서 당분간은 그럴 것이라고 예측한다. 일리 있는 말이다. 그 많은 물량을 쌓아둘 수는 없는 일이다.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북한 핵 문제가 걱정된다던 고객을 만났다. 그런 말은 쏙 들어가고 이제는 자기 일만 바쁘다. 미국에서 온 파트너이자 고객은 트선생 때문에 입에 귀에 걸렸다. 정작 본인도 중국 제품을 취급하면서 재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즘 한국기업들은 분발을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방관했던 밀린 숙제가 한 번에 마무리되지 않는다. 숙제도 해야 하고 내일을 위해서 예습도 해야 하는데 정작 필요한 사람은 부족하다.

내 개인적인 입장에서 정부가 산업정책을 10년간 내팽개치고 쓸데없이 강바닥이나 파고, 남의 나라 자원이나 파고, 구들장에서 1+1으로 나라님 놀이를 하는 동안에 엔진이 꺼지는지 구들장이 내려앉는지 준비가 부족한 건 사실이다. 기회가 왔는데 정작 저질체력과 시대에 덜 떨어진 기업역량, 철학, 비전도 문제다. 그러고도 3만 2천 불의 1인당 GNP를 보면 이 통계도 거품이 심하다는 생각을 한다. 3만 불 수준의 의식을 우리가 갖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환율이 오르고 있다. 국민 생활경제에는 악영향이다. 물가가 오르기 때문이다. 소득과 실질 성장이 오르지 않으면 순환구조가 되지 않는다. 실물경제의 활성화를 바탕으로 소득 증대와 실질 성장이 되야 부채도 좀 갚고, 세수도 늘고, 투자를 통한 추가적인 고용창출이 된다는 이상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아리까리 하다. 10년간의 일관된 산업정책과 비전의 부재, 기업들의 방만한 방향이 만들어 낸 업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지금은 아주 큰 기회다. 이이제이(以夷制夷)란 지금의 상황이 아닐까 한다. 20년 전에 미국이 국가경쟁력 강화를 준비하고, 10년 전 오바마 시절 많은 미국의 기업들이 re-shoring을 하고, 지금은 트선생이 혼심을 다해서 중국의 숨통 조르기를 하고 있다. 중국은 착실하게 커 온듯하지만 급격한 고도성장은 자원과 시간 부족으로 특정 부분에서 반드시 해야 할 축적과 성장을 방치할 수밖에 없다. 이런 후폭풍과 외압이 상황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중국과 미국 사이의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을 통한 균형의 경제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멀리 있는 사람들이 나에게 오도록 하면 된다. 정부가 규제를 해도 중국은 미국의 시장이 필요하고, 미국은 중국의 공급 없이 살아가기엔 고등학교 경제이론만 생각해도 당연하다. 그들이 끊어질 때, 작은 가교를 통해서 경제는 순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젠 익숙한 것을 새롭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기존의 관념을 지우고 익숙한 것을 새롭게 정의하는 것만으로도 한국에게는 큰 시장이 되지 않을까 한다. 주변을 보고 나를 새롭게 정의하는 것만으로도 긍정적 변화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중국을 새롭게 보는 것 그것에 조금 활로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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