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바뉴왕이와 작별할 시간입니다.
하지만 바뉴왕이가 저를 보내주기 싫었던 걸까요?
자카르타로 가는 길이 쉽지가 않았답니다. 머피의 법칙이란 말이 실감 났던 하루였네요.
새벽 일찍 알람 소리를 듣고 일어났어요.
피곤했지만 비행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제시간에 일어나야만 했습니다.
전날 붐 비치에서 숙소까지 오면서 이용했던 그랩 기사와의 약속시간에 맞추기 위해 조금 일찍
숙소를 나서기로 했습니다.
친절하게도 주인아주머니가 그 시간에 일어나 도시락을 주셨어요.
그리고 바로 기도하러 가시네요.^^
5:30에 만나기로 했던 기사가...
그런데 오지를 않습니다. 점점 불안한 기운이 엄습해 오네요.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를 않습니다.
5:35, 5:40... 점점 시간이 지나가는데 어쩔 수 없이 부랴부랴 그랩 어플에서 그랩 카를 요청했습니다.
그나마 다행히 오겠다는 그랩 카가 나타났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공항에서 먹으려고 했던 도시락을 미리 맛있게, 그러나 허겁지겁 먹어버렸습니다.ㅋㅋㅋ
뒤늦게 도착한 그랩 카를 타고 생각보다 조금 늦게 출발을 했습니다만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예상보다
공항에 일찍 도착했습니다. 공항은 생각보다 가까웠고 생각보다 작았습니다.
여기가 바로 바뉴왕이 공항이에요. 공항 이름이 Bandar Udara Banyuwangi에요.
Bandar가 공항이란 뜻인 듯...
새벽이라 차잡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바로 와준 기사에게 고마워서 팁과 함께 바이바이를 했습니다.
팁을 주니 왜 주냐는 듯이 눈이 휘둥그레졌던 순진한 그랩 기사!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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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뉴왕이 공항은 작지만 아주 깔끔하게 잘 지어진 공항이더군요.
모든 마감이 목재로 되어 있어 친환경적인 분위기가 잔뜩 묻어났습니다.
출발지는 오로지 한 곳입니다.
그 옆으로는 여러 항공사 티켓팅 사무실이 있더군요. 진짜 조그만 공항이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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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바로 공항 체크인 카운터에요.
오잉~ 그런데 왜 아무도 없지?
8시 비행기라 2시간 전부터 오픈을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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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 한쪽에 경비원이 있더라고요.
왜 오픈 안 하냐고 물었더니
"6시부터 해"
"뭔 소리? 지금 6:30이야"
하고 스마트폰을 보여줬더니
"이거 발리 시간이야"
"이건 또 뭔 개 풀 뜯어 먹는 소리?"
자세히 보니 스마트폰 메인 화면의 시간과 왼쪽 상단의 시간이 서로 다른 거 있죠.
이게 뭔 일이래? 그럼 지금은 5:33인 거야?
이유는 모르겠지만 암튼 지금까지는 제시간에 알람들이 잘 울렸는데 왜 오늘은 1시간 빠르게
울리는 건지 도통 이해가 안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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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30분을 더 기다려야 하는군요.
그래도 이때까지는 저의 가까운 앞날에 더 큰 불행이 올지를 몰랐답니다.
의자 옆에는 이렇게 220V 콘센트가 있어 기다리면서 배터리 걱정하지 않고 뉴스나 보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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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이제서야 해가 뜨는군요.
원치도 않는 일출을 보게 되는군요.ㅋㅋㅋ
비록 망나니 같았던 시계 알람 때문에 잠은 설쳤지만 꽤 괜찮은 일출을 보게 되어 기분이 살짝 괜찮아졌답니다.
그러고 보니 약속했던 그랩 기사에게 오히려 미안하더군요.
저를 기다렸을 텐데... 미안합니다. 기사님~~~ 다음에 다시 바뉴왕이 가면 용서를 빌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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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직원들인 것 같은데 군인처럼 아침 점호를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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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해가 찡하게 떠오릅니다.
바뉴왕이에서는 이젠에서도 그렇고 꽤 멋진 일출을 두 번이나 보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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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더 터지고 말았습니다.
저는 분명 Sriwijaya Air 항공권을 가지고 있는데 체크인 카운터에는 그 항공사가 보이지를 않는 겁니다.
다시 공항 직원에게 물어보니 없답니다. Sriwijaya Air가...
오~ 신이시여! 왜 저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흑흑
비행기가 취소되면 안내 메일이라도 보내주던지...
아마 보냈는데 제가 못 봤을지도 모르겠지만...
암튼 이 항공사는 보통 겨울 시즌에만 운영된다고 하더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가장 빠른 직행이 있는 가루다 항공에서 긴급 티켓을 구매했습니다.
가격은 더 비쌌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Citilink라는 저가항공사도 있는데 체크인 카운터가 꽤 많은 걸 봐서는 나름 유명한 듯...
저는 몰라서 이용하지 못했는데 혹시 인니에서 저가항공 이용하실 일이 있으면 이곳을 한번 이용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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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티켓팅까지 마치고 다시 마음의 평화를 얻었네요.
물론 Sriwijaya Air 항공권은 어케 환불받지? 하는 걱정거리도 다시 생겼지만요.
일단 고객센터 사이트에 들어가서 간단하게 메일은 보냈뒀는데 답이 올지는 미지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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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가루다 항공을 이용하게 되는군요.
에구~ 비행기가 정말 코딱지만 하네요.
이용객이 많지 않다 보니 진짜 작은 비행기로 운영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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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도 좌우 2석씩 있어요.
그래도 라이언에어에 비하면 정말 깨끗하고 안정감이 느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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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생각지도 않았는데 간식거리도 줍니다.
바뉴왕이에서 자카르타까지는 약 1시간 20분 소요된답니다.
잠 못 자고, 비행기 비용 추가로 들고, 시간 잃고... 이런 나의 불행이 가루다 항공을 타면서 모두 날아갔구나 생각했는데 그것마저도...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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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자카르타...
모나스 옆 감비르(Gambir)까지 버스로 잘 내렸습니다.
공항에서 버스 이용하는 방법은 다른 포스팅에 언급하겠습니다.
자카르타에서 머물 숙소는 모나스에서 가까운 '오요 409 폰독 헬로미'란 곳이에요.
지도를 보시면 알겠지만 모나스 바로 맞은편에 있답니다.
역시 그랩 오토바이를 불러 주소를 보여 줬더니 알 수 없는 표정과 함께 가버리더라는...
몇 명에 보여줬는데 거의 비슷한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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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스 닷컴에서 예약했던 숙소였는데 지도에는 분명 모나스 앞이라 되어 있고 주소에도 한글로 자카르타로
나와있는데 영문 주소를 자세히 살펴보니 Yogyakarta로 되어 있지 뭡니까?
구글맵에서 호텔 이름을 찍어도, 주소로 찍어도 족자카르타가 맞습니다. 흑흑
다행히 현지에서 지불하는 방식이라 금전적 손해는 없었지만 부랴부랴 호텔 검색해서 예약하는데 또 시간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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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길었던 바뉴왕이에서 자카르타까지의 이동이 끝이 났네요.
알람 잘못 울려 일찍 일어나, 비행기 티켓 재구입하느라 돈 낭비, 시간 낭비 그리고 호텔까지...
완전 불운의 3종 세트를 반나절만에 다 경험한 가시고기였습니다.ㅋㅋㅋ
지금은 웃지만 그때는 어휴~~~
그래도 한 가지는 알았네요.
새벽 4:30이었는데도 그랩은 이용할 수 있더라.
이웃님들~ 여행하실 때 참고하시기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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