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Drama: KBS 드라마 스페셜 2019_감전의 이해

in #tv5 years ago (edited)

38219_electric shock preview daily.mp4_20191114_135321.164.jpg

살면서 감전을 경험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찌르르-한 정전기보다 많이 아프겠지? 그렇게 아픈 상황에서, 그 정신 없는 상황에서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아마 사랑하는 사람이 아닐까?

하지만 원재는 감전이 된 상황에서 남영을 떠올리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이별을 이야기했다. 남영은 그런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고작 10초였는데... 그 고작 10초에 이별을 이야기하는 원재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삶이 멈추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다른 남자들을 만나보았다. 자신을 좋아라하는 연하남을 만났고 하룻밤을 보냈던 선배와 술을 마셨고 처음 만난 남자와 키스를 했다. 하지만 그들은 답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녀는 다시 그를 찾았다. 어떻게 10초만으로 7년을 놓아버릴 수 있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그건 고작 10초가 아니었어. 7년과 맞바꾼 10초였어.
라고 말했다.

그에게는 그녀와의 이별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던 것이었다. 지쳐가는 줄도 모르고 사랑이라 스스로를 속여왔던 시간 속에서 스스로의 진실한 감정과 마주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던 것이었다. 그럴 거면 왜 자신의 오랜 꿈을 응원했냐며 울부짖었지만, 7년과 맞바꾸었다는 10초 앞에서 그녀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었다.

KBS 드라마 스페셜 2019 <감전의 이해>는 최근 많은 콘텐츠들에서 볼 수 있는 연애의 양상을 그리고 있었다. 그래서 사실 특별한 뭔가가 있는 드라마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원재의 대사가 계속 머릿 속을 맴돌았다. 7년과 맞바꾼 10초라는 말이, 콕 박혔다. 나는 이 말이 단지 연애의 상황에서만 적용할 수 있는 대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따분하지만 안정적인 지금과 새롭지만 불안정한 미래 사이에서 고민하고 결국은 선택을 해야 한다. 만일 그 순간 과감하게 미래를 향해 나아가려도록 설득하기에 필요한 시간을 묻는다면, 나는 1분보다 1초라 대답할 것이다.

사람이 결단을 내리기까지 필요한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다. 순간의 번쩍임. 그것이 수시간의 설득보다 훨씬 강하고 효과적이다. 우리를 움직이는 힘은 단 몇 초 안에 존재한다. 7년이라는 오랜 인연을 끊어낼 수 있었던 것이 10초의 감전이었던 것처럼, 짧은 순간 강하게 이는 마음 속 스파크는 때로 삶의 방향까지 바꾸곤 한다.

10초. 원재는 그제서야 스스로의 감정을 돌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7년. 남영과 이별할 수 있었다. 남영은 알까? 자신이 회사에 사표를 던지겠다 마음 먹기까지, 수개월의 고민을 종결시키기까지 걸린 시간 역시 단 몇 초에 불과했다는 것을.


Movie URL: https://www.themoviedb.org/tv/83893-kbs?language=kr-KR (2019년 없음, 2010년 버전만 존재하여 대신함)
Critic: AA
사진 출처: KBS 홈페이지_2019 KBS 드라마 스페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