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둥 마는 둥, 사실 거의 빈둥빈둥에 가까운 오전을 보내고 점심을 가족과 함께한 후 다시 방으로 들어와 이메일을 확인하는데, 내일부터 회사의 자택 근무 지침이 "강력 권고"에서 "의무(mandatory)"로 바뀐다는 이메일을 확인했습니다. 오늘까지는 그래도 회사가 열려있기는 한데, 내일부터는 아예 필수 인원 말고는 닫는다고 하네요.
'나는 집에 있지만 원하면 언제든 사무실에 나갈 수 있다'와 '문 닫아서 못들어간다'는 느낌이 많이 다르더군요. 정신을 차리고 오후에 급히 사무실로 나갔습니다. 마우스도 가져오고, 간식거리 중에 상할만한 것도 가져왔습니다. 저번에 산 기계식 키보드도 다시 챙겨왔네요. 어쩌면 한 달 까지도 이렇게 출근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람 마음가짐이란 게 그렇습니다. 원래 가야 하는 길, 매일 가는 길이라는 마음으로 운전해서 출퇴근 할 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안가도 되는 걸 갑자기 가게되니 회사가 꽤 멀더군요. 길에 차가 하나도 안막히는 데도 자택 근무 하루 반 했다고 '이렇게 먼 거리를 운전하느라 기름쓰고 시간쓰고 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날이 이렇게 좋아 꽃이 만개하는 데 사람들은 집에만 있으라 하니 왠지 좀 서글펐어요.
그리고 오늘 미국은 국민에게 돈을 직접 주기로 결정했습니다. 금액은 언론에선 $1000 정도 예상하던데 아직 확정 안된걸로 알구요, 그리고 "국민"의 정의가 어떻게 될 지도 좀 지켜봐야겠지요. 과거 아들 부시 대통령때는 세금 보고한 사람들 대상으로 성인 $600 정도 줬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받긴 받았었는데..) 한국에선 일부 자치단체 장의 의견이 '재난 기본 소득'이라는 말로 주네 마네 논란이 한창이던데, 오히려 미국은 그냥 바로 주네요. 그만큼 현 경제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