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을 열고 뭐가 왔나 아래위로 올리고 내리고 하며 뒤적이다가 내가 지금 메일은 왜 열었지 하는 생각이 든다.
글~쎄
왜! 메일을 열었지.
아무리 생각을 해도 안 나던 생각이 난다.
그랬지...
얼마 되지않는 짠이지만 그것마저 솜씨 좋은 분에게 부탁해놓고 나니 더욱 게을러진거 같다.
오랜만에 마음 다잡고 뭔가 써보려 해도 쓸게 없다.
그렇지 옛날에 써 놓은 거 가끔 올린다 했지 그런데 그것도 안되네
그것이 아직 남아 있는 것도 메일로 주고받아서 남아있는 거지 그렇지 않으면 그 시절이 아직 남아 있을 리 없다.
소각되어버린 인생으로 그냥 그 시절로 치부되었을 그때가 친구 덕분에 내게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걸 부끄러워도 올려 보겠다 하는 것인데도 잘 안된다.
한때는 책이라도 꾸며 봤으면 했는데 언젠간 이루어질지 모르겠다. 한때는 그게 꿈이던 시절도 있었는데 아픔이 많던 시절이라 더욱 소중한 것이라 생각한 적도 있는데 그대로 다 올릴 수는 없어도 적당히 가릴 거 가리며 올리면 그런대로 가끔은 올릴 것이 될 텐데 이렇게 김매러 와서 내가 여기는 왜 왔지 하는 이런 정신이니 그냥 한심하다.
세월 탓인지 늙어가서 그런지 이제는 애들 전화번호도 못 외우고 찾아야 하니 그건 약과다. 언젠가는 누가 내 전화번호를 묻는데 그게 뭐지 어떻게 되지 하고 한참을 망설 인적도 있다.
이런 정신으로 뭘 한다는 게 어이없기는 하나 그래도 출근하고 일나 가면 하루를 어떻게 사는지 모르게 바쁘게 지나가는데 가끔 아니 자주 글을 올려서 옛날처럼 매일 뭐라고 써보고 싶다. 그런데 그게 잘 안된다. 메일을 열어 옛날에 친구에게 보낸 글들을 복사라도 해서 올리고 싶은데 그마저도 잘 안되어 이러니, 안 되겠다 이러다 출근 늦을라 서둘러 출근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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