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와 컴퓨팅 플랫폼의 진화

in #blockchain7 years ago

가상화폐는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다. 그리고 컴퓨팅 플랫폼이란 정보 기술 기반 서비스들의 경제적 생태계다. 이 두 문장을 이해하는 것은 '컴퓨팅 플랫폼으로서의 가상화폐'라는 비전을 이해하는 핵심적 요소다.

서비스는 기술과 집단적 행동심리의 균형점에서 만들어진다

많은 사람들이 서비스를 기술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서비스는 기술만으로 정의될 수 없다. 왜냐하면 서비스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기술) 뿐아니라 '지속 가능하게 하는 요소'(사용자 행동)를 모두 필수적인 구성요소로 요구하기 때문이다. '기술'과 '사용자 행동'이 균형을 맞추면서 네트워크가 유지되고 성장하는 것이 서비스다.

서비스에 필요한 '자원'은 '사용자 행동'의 결과이고, 때로 그 '사용자 행동'은 '직접적 지불행위'를 포함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직접적 지불행위'가 없다고 해서 '자원'을 획득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서비스 내에서 발생한 '사용자 행동'에 지불할 다른 동기를 가진 네트워크 노드는 사용자 말고도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는 또 다른 서비스를 '가능하게 만들고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웹과 같은 서비스는 디지털 신호 전송, TCP/IP나 HTTP, HTML과 같은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서비스다. 또한 웹은 웹 페이지를 공급하는 동기를 가진 사용자들과 그것을 읽으려는 동기를 가진 사용자들의 '사용자 행동'으로 구성된 네트워크다. 그런데 웹은 온라인 상거래의 입장에서 보면 온라인 상거래를 '가능하게' 만들 뿐아니라 '지속 가능하게' 만든다. 온라인 상거래에게 웹은 기술 뿐 아니라 사용자도 함께 제공하며, 여기에 안전한 온라인 지불 기술과 '거래'라는 동기를 가진 행위자를 덧붙여 '온라인 상거래'라는 새로운 서비스가 태어나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서비스가 그 네트워크 내부에 새로운 서비스와 '새로운 동기'를 가진 사용자의 필요를 충족시킬 기술 요소, 연결된 사용자들 중 '새로운 동기'를 가지고 새 서비스에 대해 '사용자 행동'을 할 수 있는 잠재적 사용자 풀을 동시에 공급함으로써, 서비스가 외부에서 어떤 새로운 기술적 요소나 새로운 동기를 가진 사용자 집단을 네트워크 안으로 끌어들이지 않고도 새로운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플랫폼'이라고 부를 수 있다.

가상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에 의해 가능하게 된 '화폐' 서비스다

'화폐' 서비스는 네트워크 내의 '경제'라는 서비스를 가능하게 만드는 '경제 체제'라는 플랫폼의 구성 요소다. 이 플랫폼 역시 다양한 서비스들과 서비스에 대한 사용 동기를 가진 수많은 '행위자'들로 구성된다. '화폐' 서비스를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기술 또는 서비스는 그간 '채굴'과 같은 희소 자원의 획득 기술이거나 위변조가 어렵게 제조된 매체와 이에 대한 지급을 보증하는 신용 서비스다. '화폐'는 그런 점에서 '경제 체제' 자체의 구성 요소이면서 '경제 체제'의 다른 서비스들을 연결하면 공급되는 서비스다.

가상화폐는 그런 점에서 기존 경제 체제로부터 인터넷이나 거래 동기를 가진 사용자, 나아가 '화폐'에 대한 확장된 기능을 요구하는 동기를 가진 사용자를 공급받고, 블록체인이라는 기술 요소를 추가하여, 이러한 '새로운 혹은 확장된 동기'를 충족시키는 서비스이자, 그것을 향한 '사용자 행동'의 균형점에서 지속 가능한 서비스다.

화폐는 경제 체제를 함축한다

'가상화폐'는 그 자체로 경제 체제의 구성요소다. 따라서 '가상화폐'는 경제 체제 내에서 또다른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게 만든다. 만약 특정 화폐가 해당 체제 내에서 가장 많은 서비스를 '가능하게' 만드는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면, 그 경제 체제는 '특정 화폐'가 내포하고 있는 '경제 체제적 함의'를 수용한 경제 체제가 된다. 그 대표적 사례는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달러화'다.

'달러화'는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달러화'에 의한 세계 경제 체제를 가능하게 만든 핵심적 서비스다. 전 세계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고, 어떤 실물의 변동성 위에서도 거래 동기를 가진 사용자 행동을 지속적으로 유발시켜주는 서비스로서 달러화는 전후 세계의 경제 활동을 가능하게 해주는 글로벌 경제 체제의 핵심 서비스였다.

그러던 것이 최근 '위안화'의 세력이 확장되면서 달러화 중심의 경제 체제가 변화하고 있다. '위안화'는 이미 전 세계 제조업 공급자들의 동기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한 화폐 서비스가 되었다. 이는 이미 서비스업 영역으로도 빠르게 확장되어가고 있다. 가상화폐는 이 시점에 등장한 것이며, 만약 가상화폐가 '위안화'를 향했던 동기의 물줄기를 '가상화폐' 쪽으로 돌려 놓을 수 있다면, 이는 '위안화'를 중심으로 한 플랫폼의 성장에 제동을 걸거나 최소한 견제하는 또다른 화폐의 등장을 의미한다.

인터넷이라는 플랫폼은 가상화폐라는 새로운 서비스에 의해 새로운 경제 체제로 향하고 있다

'가상화폐'라는 서비스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세계 경제 체제를 내포하는 서비스다. 달러화나 위안화에 비해 아직 영향력이 제한적이지만, 만약 가상화폐를 이용한 서비스들이 기존의 서비스들을 대체해 나가기 시작한다면, 가상화폐는 더 이상 달러화나 위안화에 의존적인 세계 경제 체제를 용납할 이유가 없어지게 된다. 실시간으로 전 세계 어느 곳에 있는 상대와도 낮은 거래비용으로 거래하는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국가가 '거래'라는 서비스를 보증하는 '화폐'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잠재적으로 '거래'를 통제할 수 있도록 '화폐' 서비스 안에 심어둔 통제 장치들로부터도 자유로워진다.

심지어 국가가 과세의 대상으로 삼은 '거래'에 대한 국가의 사후 감사 권능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국가라는 서비스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 주던 '조세'라는 서비스가 사실은 '중앙은행 발권화폐'라는 서비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음이 드러나는 장면이다. 만약 '조세'라는 서비스가 작동을 멈춘다면 지금과 같은 '국가'라는 서비스는 '지속 가능한' 서비스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컴퓨팅 플랫폼은 어디로 진화하고 있는가?

컴퓨팅 플랫폼을 기술 요소의 집합으로만 정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컴퓨팅은 기술과 그것을 사용하려는 동기를 가진 사용자 행동으로 엮인 네트워크이며, 이미 그 안에는 순수하게 기술적이지만은 않은 서비스들이 다른 컴퓨팅을 가능하게 만들며 얽혀 있다. 예를 들어, mp3는 소리에 대한 순수한 기술적 서비스가 아니며, 그것은 오직 특정한 주파수 대역에 대해 제한된 샘플링 능력과 제한된 인지 능력을 가진 '듣고자 하는 인간'들의 네트워크다.

컴퓨팅 플랫폼 안에는 수많은 동기를 가진 '인간'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컴퓨팅은 새로운 경제 체제의 일부이면서, 기존 경제 체제의 요소들에 의해 가능하게 되고 지속 가능하게 된 서비스다. 가상화폐 역시 컴퓨팅 플랫폼의 한 구성요소이면서 컴퓨팅 플랫폼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서비스다. 그 서비스 안에는 해시라는 기술 서비스와 비대칭키 암호시스템이라는 기술 서비스와 P2P 네트워크라는 TCP/IP 기술과 네트워크 참여자에 대한 보상 획득 동기를 향하는 컴퓨팅 자원 소유자라는 행위자들이 얽혀 있다.

그렇게 '가상화폐'라는 새로운 서비스는 세계 경제 체제와 컴퓨팅이라는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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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어 질문남깁니다. 법정화폐야 말로 무한분할성을 지닌 전재가 아닌가요? 0.5원이라는 단위를 사용하지 않을 뿐이지 필요하다면 디지털상에서 만들수 있습니다. 오히려 만드는것이 더 쉽지요. 비트코인을 분할하기 위해서는 채굴자들의 합의와 프로토콜의 수정이 필요한데 법화는 그렇지 않으니까요. 수수료문제와 분할가능성 문제가 섞인것 같은데 사실 법화도 은행간 1,2원 소액 송금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보내는게 아니라 장부상에 기록만 다르게하니까요.

그리고 조세 수입이 왜 발권권한에 있는건지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일천한 지식이지만 조폐에서 나오는 국가의 수입은 주조차익뿐이라고 알고 있으며 조세는 국가가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 대가를 명분으로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무기살돈이 필요하고, 복지서비스를 해야하니 조세를 걷는것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