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펼치면 맨 먼저 아래와 같은 경고를 읽어야 합니다.
아니? 이 이야기에서 필히 동기를 찾고, 교훈을 찾고, 플롯을 찾으라는 강력한 주문 아닌가요!
우리는 경고를 어기고 그것들을 찾아보자고 의기투합했습니다.
독서의 취향 공유, 책읽수다 시즌2. 통권 43번째 도서
허클베리 핀의 모험, 마크 트웨인
"《톰 소여의 모험》이라는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아마 나에 대해 잘 모를 겁니다."
첫 문장이 인상적입니다.
허클베리 핀이 지은이 마크 트웨인을 두고 "좀 뻥튀겨 말한 대목이 없지 않지만 대체로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직접 언급하며 스스로 화자임을 유머러스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작품은 허클베리 핀과 흑인 노예 짐이 미시시피 강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며 겪게 되는 여러 사건들을 통해 당시 사회의 갖가지 부조리를 고발하고 있습니다.
인종차별, 노여제도, 기독교 근본주의, 어른들의 이율배반적인 모습, 부조리한 관습 등에 대해 진지하고 무겁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위트 있고 가볍게 터치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마음을 울리는 힘은 대단히 묵직합니다.
우리는 18쪽, 68쪽, 252쪽, 257쪽, 276쪽, 333쪽, 337쪽을 함께 읽으며 수다를 떨었어요.
마크 트웨인은 당대에 어떻게 이런 진보적인 사상을 갖을 수 있었던건지,
이 작품이 문학적으로 왜 뛰어난건지,
어쩌면 우리도 군중심리에 휘말려 사리분별을 못할 때가 있지는 않았었는지,
규율과 규칙을 가볍게 무시하는 주인공들이 내 자식, 내 학생이라면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
또 우리는 어떤 어른인지,
ㅡ 이야기할 게 풍성해서 모처럼 신나고 흡족한 시간이었습니다.
필사, 271~272쪽
뗏목 생활이란 여간 멋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러러보면 온통 별이 사방에서 반짝이는 하늘이 있고, 우리들은 벌렁 드러누워 별들을 쳐다보며 누가 별을 만들었을까, 그렇지 않으면 저절로 생긴 것일까 하고 토론을 벌이곤 했지요ㅡ짐은 누군가가 만들어낸 것이라고 했고, 나는 저절로 생긴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렇게 많은 별을 만들자면 아마 여간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테니까요. 짐은 달이 별을 낳았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것은 꽤 일리 있는 말처럼 생각되었기에 나는 그 말에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개구리가 무섭게 많은 알을 낳는 것을 본 일이 있으므로 물론 달도 그럴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우리들은 또 길게 꼬리를 끌고 떨어지는 유성(流星)도 가끔 보았습니다. 짐은 별들이 곯아서 둥지에서 내던져진 것이라고 했지요.
밤중에 한두 번 증기선이 어둠 속을 미끄러지듯 달려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이따금 연통에서 불꽃을 무수히 뱉어놓았고, 그 불꽃은 마치 비처럼 강 속으로 떨어져내려 그야말로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저렇게 두꺼운책 읽는거 도전하고 싶네여
즐거운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