獲固守之. 獲阨塞之. 獲難屯之. 獲城割之. 獲地裂之. 獲財散之.
적의 견고한 땅을 빼앗으면 단단히 지키고, 험한 길을 손에 넣으면 철저히 막으며, 공격하기 어려운 요충지를 차지하면 병력을 주둔시킨다. 성읍을 빼앗으면 전공을 세운 자들에게 나눠주고, 땅을 얻으면 장수들에게 갈라주며, 전리품을 얻으면 독차지하지 않고 골고루 나눠준다.
敵動伺之. 敵近備之. 敵强下之. 敵佚去之. 敵陵待之. 敵暴綏之. 敵悖義之. 敵睦携之. 順擧挫之. 因勢破之. 放言過之. 四網羅之.
그리고 적이 움직이면 행동을 빠짐없이 정찰하며, 적이 가까이 오면 엄중하게 대비해야 한다. 적의 전력이 더 강할 때에는 힘이 부치는 듯 낮춰 보여서 적이 뻐기게 만들고, 적이 충분히 쉰 상태에서 아군이 지치기를 기다린다면 싸움을 피해야 한다. 적의 기세가 등등하면 서둘러 싸우지 말고 기세가 약해지기를 기다리며, 적이 포악하게 달려들면 맞서지 말고 물러난다. 적이 사리에서 벗어나 무도한 짓을 저지르면 정의를 내세워 불의를 밝혀야 하며, 적의 위아래가 단결되어 있다면 모략으로 이간시켜야 한다. 적의 움직임에 따라가며 대처해야 적의 세력을 꺾을 수 있으며, 전쟁터의 형세에 따라 임기응변해야 적을 쳐부술 수 있다. 유언비어를 듣고서 전하는 자에게는 엄중한 벌을 내리고, 뛰어난 인재를 모을 때는 사방에 그물을 치듯 철저하게 하여 적국으로 가지 않게 한다.
得而勿有, 居而勿守, 拔而勿久, 立而勿取.
적에게서 전리품으로 얻으면 혼자 삼키지 말고 골고루 나눠주어야 하며, 적의 영토를 빼앗으면 오래 눌러 앉아 있지 말아야 한다. 적의 성을 공략할 때에는 속전속결로 해야 하며, 새로운 왕을 세우면 자기 나라 사람으로 갈아치우지 말고 그대로 두어야 한다.
전리품은 전쟁에서 승리한 측에서 패배한 자들로부터 빼앗은 재물을 가리킨다. 대부분은 재물이지만, 옛날에는 사람도 포함되었다. 노예로 쓸 수 있는 건장한 사내는 물론이고 아름다운 여자도 이에 해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우리네 아낙들이 중국과의 전쟁에서 패할 때마다 끌려갔던 것은 이와 같은 맥락이다. 슬픈 역사의 단면이기도 하다. 전쟁에서 승리하면 명확한 논공행상, 즉 공을 논해서 상을 시행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군대는 불만을 가지게 되고, 그 불만은 나라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 불공평한 전리품 분배에 불만을 품고 반란을 일으킨 군대는 종종 역사 속에 등장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공평한 전리품의 분배를 강조했다.
적의 영토를 빼앗은 후 오래 주둔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왜 일까? 원정에 나선 군대가 그곳의 환경에 적응해서 예봉이 무뎌짐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원정에 성공한 군대는 약간의 정비와 휴식이 필요할 뿐, 또 다른 원정작전을 준비해야 한다. 그밖에도 속전속결, 현지인을 통치자로 정해, 간접통치 형태를 유지하는 것 등이 강조되었다.
참고문헌
국방부전사편찬위원회, 무경칠서, 서울: 서라벌인쇄, 1987
태공망(저), 육도삼략, 유동환(역), 서울: 홍익출판사, 2002
태공망(저), 육도삼략, 성백효(역), 서울: 전통문화연구회, 2016
다시 글 올리기 시작하셨네요.^^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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