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이민을 가서 사는 친척이 많아서 혈연간의 정을 쌓고 관계를 이해시키기가 어렵다는게 어떤건지 조금은 알 것 같네요. 그래도 제 경우에는 친형제만큼이나 친해진 두 미국 사촌과 길거리에서 마주쳐도 얼굴을 알아보면 다행일것 같은 사촌 한 명이 공존하고 있어서, 어느정도 희망을 가지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ㅎㅎ
비행기 이코노미석 문제는 사실 그 앞의 사람 문제라기보다는 항공사가 나쁘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이코노미라도 의자를 뒤로 젖힐 수 있게 해두었다면 그렇게 이용했을 때 뒷자석이 불편하지 않을 만큼의 공간을 만들어줘야 맞는건데, 이익을 위해 그 공간을 희생시킨거니까요. 마치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같은거죠. 윗집 애들이 유별나서 문제가 발생한다기보다는 제대로 짓지 않아서 층간소음이 잘 전달되는게 본질인것처럼 말이에요..! (물론 현실 내에서 상호간의 배려는 반드시 필요하겠죠!!!)
감사합니다 진심어린 댓글... 아이들이게 꾸준히 이야기하고 어른들과 만나게 해줘야 할 듯 합니다 ㅜ
제 개인적인 사연을 조금 적자면, 지금은 친형제만큼이나 친한 그 미국 사촌과는 어렸을 적 크게 다툰 적이 있습니다. 제가 중학생 때, 세살 터울의 사촌형은 고등학생이었어요. 미국에서 약 한 달간 머물렀는데, 당시 형과 저는 소통방식에서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저는 친척이라는 생각에 사생활에 깊숙이 관여된 질문을 잘 던지는 편이었고, 형은 그 부분을 굉장히 싫어했어요. 그래서 결국은 미국생활이 약 2주 정도 지났을 때 크게 부딪혔습니다. 그 때 형과 이야기를 깊이 나누고, 문화적 차이를 인식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비온 뒤 땅이 굳는다고, 이후로는 저도 형도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대화의 온도를 맞춰나가기 시작했어요. 그 한 달은 서로 소통하는 법을 배웠던 기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사는 환경이 다르니 사고방식도 무척 다릅니다. 게다가 친척들을 거의 만나지 못하는 사촌형과 누나의 경우 친척에게 애정을 갖고 소속감을 느끼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나중에 들어보니 점점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뿌리에 대한 어떤 상실감, 혼란 같은 것이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그 때 제가 이 형과 누나를 굉장히 귀찮게 굴었거든요. 태평양 건너에 떨어져 있으면서도 주기적으로 메일도 보내고, 사진도 보내고, 가끔 소포같은 것도 보내고...그러면서 매번 미국에 있을때 즐거웠다, 그 때 도와줘서 정말 고마웠다, 아직도 그 때가 떠오른다, 형 누나가 정말 보고싶다... 그 때 형이 느꼈대요. 아, 나도 사촌이 있구나. 멀리 떨어져 있어서 보지는 못하지만 어쨌거나 내 핏줄이구나 하고요. 그때부터 정말로 사촌형이 마음을 열었다고 하더라구요.
올 가을에 사촌형과 사촌누나가 일주일간 휴가를 받아 한국에 들어온다고 하는데, 저도 그 때는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려고 합니다.(사촌형과 누나의 생애 3번째 한국 방문입니다.) 지금은 정말 애정이 뚝뚝 흘러넘치는 사이에요ㅎㅎㅎ
어떤 방식으로든 꾸준한 소통이 꼭 있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미국에 있는 분들보다 한국에 있는 친척들의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혈연이라는게 이유 없는 그리움, 조건없는 애정이잖아요?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저기 바다 건너에 나에게 애정을 갖고 보고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면 거기에서 오는 소속감이 있는 것 같아요. 일단 제 경우는 이랬습니다.
bookkeeper님의 가족에게도 이런 사례가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괜시리 너무 오지랖을 부린건 아닌지 걱정되기도 하네요...! 혹시 도움이 되지는 않을까 하고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남겼습니다.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분명 원하시는 방향으로 잘 풀리리라 믿습니다!!^^
오지랖은요... 진심어린 답글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