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일기 20200307

in #busy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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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 13일째. 드디어 거실로 나와서 동거인과 겸상을 했다. 보통 때는 식탁 모서리에 붙어 앉아서 식사를 하지만 아직 14일이 되지 않았기에 식탁의 맨 끝에서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밥을 먹었다. 동거인은 내가 예민을 떤다고 하지만 확실하게 해서 나쁠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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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메뉴는 제육볶음, 시래기감자밥, 시금치나물, 두부조림, 장조림, 미역국이다. 동거인은 제육볶음 레시피를 몇 개 가지고 있는데 오늘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고추장 버전으로 만들어 주었다.

새벽부터 비가 왔다. 비가 오면 아무래도 습기에 취약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세가 꺾일 것 같다. 그래서 창문을 열고 환기도 하고 신선한 공기를 많이 마셨다. 외출을 하지 않은 지 벌써 2주. 마트나 백화점 새로 오픈한 카페나 식당에 가는 걸 좋아하는데 그걸 참자니 고역이다. 신선식품은 홈플러스 배송을 이용하고 생필품은 쿠팡을 이용한다. 쌀과 파스타면, 냉동만두, 올리브유, 두유, 소스, 초콜릿, 스낵, 하루 견과등등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강아지 사료도!) 6개월 정도는 장을 더이상 보지 않아도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앞으로 내 생에서 이렇게 많은 저장식품을 사재기할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일은 드디어 자발적 자가격리 해제일이다. 아침에 비가 그치면 오랜만에 개와 산책을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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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오랫만에 식탁포스팅을 보는 것 같습니다.

hodolbak님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