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일지] 2018.04.29 주말 출근의 미학

in #busy7 years ago

현재 내가 다니는 직장의 특성상, 잔업과 야근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누군가의 눈치를 본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일과 시간 내내 일을 하고 그것에 대한 보고서를 일과가 끝나고 써야하기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야근이 많아지다보니 효율도 떨어지게 되고, 결국 야근에 더해 주말에까지 일을 하게 된다. 그래도 주말에는 일거리를 집에서 챙겨와 조금은 편안하게 일했었는데, 요즘 일이 터지다보니 일거리가 감당이 되지 않아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주말 출근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몇 번 주말출근을 하다보니 오히려 평일보다 마음이 편한 느낌이 있다. 첫째로, 상사들이 없는 상태에서 내 페이스에 맞춰 편하게 일을 볼 수 있다. 둘째로, 다른 부서에서 전화가 오지 않고 다른 행정일을 하지 않아도 되니, 좀 더 맘 편하게 내 할 일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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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로, 평일에는 어두울 때 출근해서 어두울 때 퇴근하느라 해를 보지 못하는데, 잠시 일을 하다가도 밖에 나가 산책하며 햇볕을 쬘 수 있다. 이럴 땐 잠시 내가 인간이 아니라 식물이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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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공기가 좋아 산책을 10분 정도 했다. 그래도 병원 주변에 이렇게 녹지가 조성되어 있어 산책할 맛은 난다. 의자에만 오래 앉아있으면 치매 발병 확률이 증가한다고 하니, 몇시간 일한 뒤에는 이렇게 5분 10분 몸을 움직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넷째로, 미리미리 주말에 나와 쌓인 일들을 해두면, 다음 한 주가 조금은 여유로워진다. 사실 저저번주말에 무기력하게 누워있다 일을 못했더니, 저번 주말에 지옥을 맛봤다. 아마 한동안은 주말 출근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지 싶다.

뭐 이런저런 자기위안을 했지만, 사실 주말 출근 같은 건 하기 싫다. 이제 노동절도 얼마 안남았는데 한국 노동의 최하위 계층에 속해있는 쓸쓸한 기분이 든다. 3년만 지나면 병원에서 탈출해서, 노동의 사각지대에 있는 동종업계 사람들을 위해 뭔가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다.

그럼 전 다시 일하러 갑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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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고~ 주말출근하셨구요!ㅠㅠ 빔바님 화이팅!!!

감사합니다 @rayheyna님 :) 어제 출근한 덕에 오늘은 자택근무네요! 흐흐... 딱히 기쁘진 않네요 ㅠ

Nature always gives us peace, with the existence of a healthy nature capable of giving fresh air for us to breathe every day.
sorry if you deviate from your writing. Thank you very much

Thank you :)

앞으로 몇년 뒤 스포일러 살짝 해 드리면... 아, 아닙니다. 그래도 지금보단 훨씬 나아집니다.

ㅋㅋㅋㅋㅋㅋ 지금보단 훨씬 나아진다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허허... ㅠㅠ

저도 삼실 ㅎㅎ 좋은 점도 있지요. 주말출근~^^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어떠신지요? ㅎㅎ 전 다행히 사무실은 아닌 카페네요. 일거리는 가져왔지만요 ㅠ

주말 출근 그래도 여유있어 보이시네요.
최대한 일을 많이 하셔서 다음 주말에는 집에서 편히 쉬셨으면 좋겠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기둥님 ^^ 덕분에 이번주는 카페에서 좀 쉬고 있네요! 저녁먹고 집에서 일을 해야할 것 같지만요... ㅠ 그래도 확실히 직장보단 집에 있을 때가 더 행복한 것 같습니다 :)

저도 지금 회사네요 ㅠㅠㅠ

정말 문제가 있네요 ㅠㅠ 이렇게 주말 출근하는 사람이 많다니!

주말 출근이 그래서 마음은 편하지만
그 편함이 느긋하게 만들어서 일을 다 못끝내게 할때가 있더라구요ㅠ
힘내시고 어서어서 퇴근(?)하시길!!

ㅎㅎ 맞습니다... 효율이 상당히 떨어지는 듯 해요 ㅠㅠ 앞으로 열심히 일해서 평일에 다 끝내야겠습니다 ^^

수고많으십니다. 건강챙기면서 일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parkname님 ^^ 이제 운동도 좀 하고 그래야겠네요!

빔바님 주말출근이라니 ㅜㅜ 고생하시네요!!
그래도 식사는 꼭 챙겨드세요^^

감사합니다 @woobo님 ^^ 이제 좀 건강하게 챙겨먹어야겠어요!

저도 오늘 일을 하고 왔네요~
안하려면 안 할수도 있지만. .
그게 쉽지 않더라구요ㅜㅜ

ㅎㅎ 정말요... 평일에 타이트하게 일을 해서 다 끝내면 좋을텐데요 ㅠㅠ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ㅋㅋㅋㅋ

주말이 여유있게 일하기는 좋죠.
근데 주말에 일하는건 ㅠ
고생 많으시네요

ㅎㅎ 요즘 거진 휴일마다 일하러 나가네요... 구조적인 문제는 일단 어쩔 수 없으니 제 실력을 빨리 키워야겠습니다 ㅠㅠ

아직 직장인이 아니라 100퍼센트 공감하진 못하지만 주말 출근은 정말 고될 것 같아요 ㅠㅠ

ㅎㅎ 저도 된지 얼마 안돼서 적응이 안되네요 ㅋ... ㅠㅠ 그렇게 성실한 타입이 아니었는데 열심히 해야하니 더 힘든 것 같습니다 :) 열심히 해서 성실한 직장인이 돼야겠어요!

지금 이순간 위로와 배려가 필요합니다. ㅠㅠ

때론 아무도 없는 회사에서 조용히 남은 업무를 처리하거나 하는게 능률이 좋을때가 있더라고요~

힘드시겠지만 화이팅 드립니다.~

확실히 잡일 없이 내가 할 일만 딱 하면 좀 더 마음이 편하더라구요! 물론 주말 출근은 기분이 나쁘지만 ㅎ... 응원 감사합니다 @hodolbak님 ^^

많은 고생을 하시네요...

나중에 조금 더 좋은 업계로 이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힘내세요!!!

감사합니다 @joeypark님 :) 업계는 못옮기지만 3년 뒤에 다른 직장에 가긴 할 것 같네요 흐흐... joeypark님도 화이팅입니다 ^^

힘내세요~~
정말 꼭 시간내서 산책도 하시구요~ 올려주신 사진이 정말 의미있어 보이네요 ^^ 일 끝내시면 대식가모드로 돌아가셔서 맛난 거 많이 드시길~~

흐흐 감사합니다 @feyee95님 ^^ 대식가 포스팅도 좀 해야하는데요... 가끔씩 산책도 하고 맛난 것도 먹고 해야겠습니다 :)

주말에도 일하신다니 힘드시겠어요~ 화이팅!

감사합니다 @shong2님 :) 주말에 일 안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ㅠㅠ

생활하시는 모습이 눈 앞에 왠지 펼쳐집니다. 주말에 보고서 쓰다 병원밖으로 나와서 잠깐 봄바람 맞는 게 작은 행복이죠..(쓰고 보니 눈물이 ..)

ㅎㅎ... 스팀잇에서 직업적 공감을 받을 수 있다니 뭔가 묘한 기분이네요 ^^ 감사합니다 슬로우 다이브님 :) 수련을 받기 전엔 막연했는데 들어와보니 이미 수련을 마친 선배님들이 얼마나 대단한 분들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하하... 멋지십니다 ㅠㅠ

전문가 수련중이신가보내요. 얼릉 마치시고 EAP업계로 오세요 ㅎㅎ 잘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전 올해 학회 홍보위원회 소속으로 봉사를 좀 하고 있습니다만, 워낙 필력이 좋으셔서 종종 보도자료 낼 때 부탁을 좀 드려야겠습니다.

앗... 임상심리를 하는 분들이 스팀잇에 많이 들어오시는군요... 정말 신기합니다 ^^ 아직 거의 3년이 남았지만 인도해주시면 감사하죠 ^^ 좋은 인연입니다!

주말에도 고생하시는군요 ㅠㅠㅠ 힘내세요!
힘든상황에도 긍정적인 면 찾는 모습이 멋져요!

감사합니다 @now-here님 :) 버티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긍정적인 면을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 긍정적인 마인드를 더 키워야할 듯 해요 ㅎㅎ

주말출근의 미학이라니 저도 이번주 예정되어 있습니다. 하하

@boostyou님 혹시 재취업 하셨나요? ㅎㅎ 전 이번주는 다행히(?) 하루만 출근했습니다 :) 물론 자택 근무를 했지만요 ㅋㅋ....

넵 재취업에 성공! 핫산 2호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대우도 좋고 사람들도 아직은 좋아서 행복하긴 합니다. 하하

주말 출근만의 매력이 있긴하죠..ㅎㅎ 근데 그게 자연스러워지면 좋진 않은거 같아요.. 전 회사가 집이고 집이 회사인 상태인데 이것도 처음엔 좋았는데 지금은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아서 좀 그렇더라구요 ^^;

ㅎㅎ 맞습니다... 지금 딱 그상태네요 ^^;; 워크 라이프 밸런스를 잘 조정해서 주말엔 좀 쉴 수 있게 해야겠습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