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세이] 초심자의 행운

투자를 처음 시작할 때 누구나 초심자의 행운이라는 마법에 걸립니다. 이 과정에서 초심자는 투자하는 분야가 코인이든 주식이든 금이든 섹터에 관계없이 비슷한 형태의 심리싸이클을 겪습니다.

몇 년간 정체되었던 시장에서 큰 손이 매집을 한다. 매집을 하는 것은 바닥에서 큰 거래량이 터지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바닥에서 가격이 움직이면 지난 몇 년간 물려있었던 비자발적 장기투자자들이 물량을 던지고 욕을 하며 시장을 나간다.
그 물량은 세력과 돈이 들어온 것을 감지한 아주 극소수의 가치투자자들이 받는다.
가격이 점점 올라간다. 그 과정에서 호재성 뉴스가 나온다. 돈을 번 사람이 주위에 돈을 벌었다고 자랑을 한다. 이 시점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투자를 한 사람들은 호기심에 소액으로 투자한다. 추세가 살아있기 때문에 돈을 쉽게 번다.
가격이 가파르게 올라간다. 초심자는 이미 작은 수익을 보고 팔았기때문에 아쉬워하며 더 큰 액수의 돈을 투자한다.
세력이 고점에서 물량을 정리한다. 시장은 붕괴되고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초심자는 다시 비자발적 장기투자자가 된다.

이 과정에서 불운한 초심자는 두가지 유형으로 나뉘게 됩니다. 시장을 영원히 떠나거나 다음 승부를 위해 공부를 시작합니다. 저 역시 첫 투자실패를 경험했을 당시 후일을 기약하며 기술적 분석을 비롯해 경제관련책을 한 번에 수 십권 샀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투자하는 과정에서 크게 도움을 받은 것은 차트책보다 오히려 주식시장에서 승부사로 이름난 제시 리버모어의 일대기였습니다.
그는 타이밍을 정확하게 포착하는 능력이 있었고 피라미딩 전략으로 엄청난 부를 이뤄냈지만 결국 파산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천재적인 감각과 오랜 경험을 가진 그가 왜 실패했을까요?

그 의문은 워렌 버핏의 스노우볼을 읽으면서 풀렸습니다. 워렌 버핏은 절대로 망하지 않고 100년 이상 살아남을 회사를 리스트업 해두고, 장이 폭락할 때 싸게 사서 일관된 롱포지션을 취했습니다.

빛의 속도로 변하는 이 시대에 100년 이상 살아남을 회사가 있을까요? 워렌 버핏은 면도기로 유명한 질레트의 지분을 삽니다. 그런 다음 매일 아침 일어나서 전 세계의 남자들이 면도를 하는 모습을 떠올리고 온 몸이 떨리도록 행복을 느낍니다. 경제가 불황이든 호황이든 수염은 자라니까요.

반면에 제시 리버모어는 늘 포지션 유지와 청산 사이에서 평생 갈등을 반복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전 생애를 늘 긴장상태에 노출시켜야 합니다.

저는 스트레스를 견디기 보다는 행복에 몸을 떠는 것을 택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트레이딩을 하는 대신 리스트업 할 주식이나 코인을 찾아 놓고 일단 기다립니다. 아무리 주위에서 돈을 벌었다 하더라도 진입하지 않습니다. 특히 가파른 상승장이 오면 여행을 가거나 맛집을 찾으러 다닙니다.

드디어 폭락이 옵니다. 폭락이 진행되고 있을 때는 절대로 진입하지 않습니다. 폭락이 멈추고 가격이 바닥에서 장기간 횡보하는 것을 관찰하다가 대량거래량이 터지길 기다립니다. W자 쌍바닥이 확인되고 이평선들이 역배열에서 정배열로 바뀌는 과정에서, 세력이 물량을 모으기 위해 잔 파동을 만들때 세력과 함께 진입합니다. 자 이렇게 되면 일관된 롱포지션이 세팅됩니다.

이 방법을 택하면 심리적 부담없이 매일 아침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더불어 한 두 해만에 몇백프로의 큰 수익도 따라옵니다. 전 운좋게 천프로의 수익을 얻었던 적이 있었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어떤 섹터에 투자하든 행운이 함께 하시길 기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