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출신 성분으로 양반 또는 귀족, 평민, 노예 등으로 구분이 되어 평생 바꿀 수 없었고 그렇게 평생을 주어진 신분을 벗어 나지 못하고 살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지식이 쌓이고 사회가 발전하며 잘못된 관행들이 사라졌고 현재에는 태어나면서부터 신분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형태만 바뀌었을 뿐이지 과거의 모습과 비슷한 계급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바로 부의 유무에 따라서 계급이 나누어지고 있죠.
많은 부를 소유하고 있는 가정에 태어나면 현대의 귀족이 되는 것이고 부가 일반적이면 평민 부가 부족하면 노예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현대 사회에서 우리를 계급으로 나누는 부는 화폐라는 도구를 통해서 매우 효율적으로 귀족들을 보호해주고 있습니다.
가난한 자들은 이들에겐 매우 거추장 스럽고 눈앞에서 치워버려야 하는 쓰레기쯤으로 생각하고있는 것이죠.
이것은 후진국일수록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브라질의 북쪽에 있는 도시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해드리고자 합니다.
브라질의 북부 적도근처에 포르탈레쟈 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이도시는 미국의 마이애미 처럼 남미에서는 매우 유명한 휴양지입니다. 카리브 해를 끼고 있는 이도시의 해변은 뛰어난 경관을 가지고 있고 매우 따스하며 맑고 투명한 바닷물을 가지고 있습니다.
70년도 즈음 이 도시가 개발되기 시작하자 어업으로 생계를 꾸리던 가난한 원주민들은 해변가 에서 추방당하게 됐습니다. 이들이 살던 곳은 브라질에서 파벨라라고 부르는 판자촌 비슷한 극빈자들 집단 거주지 였고 경관을 해치고 치안에도 않 좋다고 여겨져 강제 이주시키게 됩니다.
물론 가난하고 돈도 없는 이들을 좋은 곳으로 이주 해 줄리는 없겠죠. 공권력은 이들을 도시밖 외곽의 버려진 황량한 습지로 보냅니다. 어쩔 수 없는 힘의 논리에 의해서 이들이 할당 받은 새로운 거주지가 만들어졌지만 이들은 돈도 없고 기술도 없으며 돈이 움직이는 도시와의 접근성도 떨어졌습니다. 20km 이상 떨어진 외진 곳이어서 제대로 된 경제활동을 하기 힘들었습니다.
추방당한 이들은 생존하기 위해 같은 처지의 사람들끼리 서로 도와야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습니다. 국가나 사회 다른 계층의 사람들에게 잊혀진 이들은 함께 팔마스 연합을 만들고 자신들이 가진 모든 자원을 활용하여 소액 대출 은행을 설립합니다.
팔마스 은행이 그것인데 이 은행이 특별한 것은 바로 자체 화폐를 사용하기 때문이죠. 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 내에서 부의 순환이 이루어지도록 팔마스 화폐를 고안합니다.
팔마스 화폐는 팔마스은행을 통해 유통되며 지역 상점에서 모두 통용되었습니다.
팔마스를 대출받는 조건은 주변사람의 평판이었습니다. 담보도 보증도 필요 없었죠. 그리고 이자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금 회수율은 97%에 달할 정도로 지역 사회는 매우 높은 신용을 보여주었습니다.
팔마스은행은 마이크로 크렛딧을 성공적으로 지역에 안착시켰고 부족한 재원은 자체 발행하는 지역화폐로 충당할수 있었습니다.
이 지역에서 통용되는 지역 화폐였지만 팔마스은행의 성공적인 사례는 사회 여러 소외층을 자극시켜 현재 팔마스은행은 이지역뿐아니라 브라질의 여러 소외지역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팔마스지역화폐를 통해 지역의 부가 선순환 되도록 하였습니다. 물론 팔마스 화폐는 국가 화폐인 레알 화폐와 1:1 교환이 되지만 국가 화폐로 교환될 때 5% 가량의 수수료를 제합니다. 해당 수수료는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기금으로 쓰입니다.
실비오 게젤의 자취 : 디플레이션 화폐
브라질보다 더 흥미로운 지역화폐는 독일 Chieem 호수 주변 지역에서 2003년 시작된 킴카우어라는 화폐입니다. 고등학생의 프로젝트로 시작했지만 지역사회에서 받아들여 지며 매우 큰 경제적 효과를 나타냈습니다.
실비오 게젤의 경제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유효기간이 있고 주기적으로 가치 하락을 하는 디플레이션 화페이죠. 덕분에 이 화폐는 매우 빠른 유통 속도를 보였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매우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 화폐에는 스티커를 붙이는 공간이 있어서 3개월 마다 액면가의 2%에 해당하는 스티커를 붙여야만 유효하게 됩니다. 이 장치는 유통속도를 매우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고 화폐의 기능 중에 교환부분을 부각하는 것이죠.
현재 해당화폐는 유로와 1대1 로 교환이 되며 교환 수수료 5%를 지역 비영리 단체에 기부합니다.
화폐의 유효기간은 실비오 게젤의 저서에 모든 재화가 노화되며 그렇게 가치가 하락해야 한다는 개념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다음 도표는 킴카우어 화폐의 전반적인 상황을 보여줍니다.
이 도표를 보면 일반 유로와 비교하여 몇배의 속도로 상거래가 발생하고 있음을 알수 있습니다. 실제 현대 상거래에서도 매우 성공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죠.
독일은 현재 경제 불황에 있지도 않은데 왜 이런 대안 화폐가 고안되고 사용되기 시작했을까요?
킴카우어 홈폐이지에 보면 이 화폐의 발행 목적은 다음과 같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킴카우어가 지향하는 목표
• 고용 창출 : 실직자, 학생 및 자원 봉사자가 고용되어 수당을 얻습니다.
• 문화, 교육 및 환경 활동 촉진 : Chiemgauer 시스템은 이러한 목적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단체를 지원합니다.
• 지속 가능성 증진 : 유기농 식품 및 신 재생 에너지
• 연대 강화 : 지역 쇼핑객과 비즈니스 간의 인간 관계 강화
• 지역 경제 활성화 : Chiemgauer는 유로화 보다 지역 내 구매력을 유지하고 지역 비즈니스를 선호하여 임금 상승을 발생시키고 그로 인해 더욱 활발한 거래를 촉진합니다.
이렇게 현대에도 지역적으로 실비오게젤의 화폐이론이 실제로 적용될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이는 암호화폐 설계에도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이더리움 같은 퍼블릭체인으로 토큰화된 지역 화폐를 만들어 새로운 시도를 매우 간단하게 할수 있게 되는 것이죠.
물론 위의 실험들이 간단하게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화폐의 분권화를 우려하는 중앙정부를 설득해야 하고 해당 지역 화폐가 전체 국가 경제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어야 했고 일부 지역화폐는 중앙정부에게 고발당하기도 하였죠.
그런 난관들이 있지만 위 2 도시의 실시 사례를 보면 소외되고 낙후된 지역이 새롭게 활력을 얻얻을 있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화폐라는 개념은 인류가 서로 편리하게 가치를 교환하기 위해 탄생했지만 결국 우리의 삶을 옥죄는 도구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다시 그 본연의 기능을 되찾고 중앙정부에게 소외 되어 있고 지역적으로 큰 변화를 이루기 어려운 곳은 패쇄된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 주위의 큰 도움 없이도 자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경제는 결국 사람의 삶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입니다. 경제를 위해 사람이 희생되는 현재의 자본주의는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무한성장을 해야 하는 현재의 시스템에 새로운 대안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위 도시들의 사례에서 배워야 하고 더욱 많은 사회적 실험이 여러 형태로 시도되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야 할 것 입니다
Cheer Up! 음~? 흥미로운 포스팅이군요.
시사점이 많은 두가지 사례이군요. 인플레이션이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 현재의 경제 시스템이 꼭 유일한 해답이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지금도 그리고 미래 어느시점도 변화의 중간이겠죠. 인류가 사라지지 않는 다면 언제나 변화의 과정에 있을 뿐이라고 생각 됩니다.
언제나 새로운 해답을 찾아가는 것이 우리 삶의 여정일테니까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다음 한국에 오실 땐 꼭 뵙고 싶네요.ㅎㅎ
그럼요. 연락 드리겠습니다.
몸이 여의치 않아 한동안 스티밋 못보고 있다가 이제서야 ...
감사합니다 !
뵌적은 없으나 그때 커피한잔 못하고 지나가서 먼가 아쉬웠어요.^^
게젤 이론을 힘겹게 공부하고 있는데 참으로 반가운 포스팅을 만났네요^^ 에이징 머니 개념이 자리 잡기에는 아직 인간의 의식수준이 요원한듯 합니다. 공감가는 포스팅 감사합니다~~!!
암호화폐를 통해 많은 사회실험이 가능할듯 합니다. 암호화폐가 큰 변화를 가져온다면 앞으로 새로운 사회 모델에 맞는 새로운 실험적 경제 이론이 나올수도 있겠죠.
어떤 새로운 세계가 다가올지 궁금하군요.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화폐의 개념이 한단계 진보해야하는 시기이긴한데.. 가상화폐가 그 대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화폐 개념이 더 진보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 됩니다. 암호화폐 세계에 수많은 시도와 실험들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겠죠.
화폐적 의미로 시작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사회 근간이 진보하는 초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인간의 알굴을 한 화폐군요.
결국 악화(실물대비 가치가 하락하는)가 양화(실물가치보존)보다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됩니다. 각국가에서 서로 자국의 화폐가치를 하락시켜서 국가내의 경제 활성화와 같은 의미입니다. 수년전에 돈 풀어서 집사라는 정책은 화폐가치 하락시켜 경제가 돌게하는 좋은 정책이란 판단도 가능해집니다.
Interesting
I will follow you to see your future posts! +UP
노화하는 화폐라니 대단합니다. 상품권도 유효기간이 있으니 이상하진 않은가 싶기도 하고요 ㅎㅎ
매번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디플레이션 화폐는 정말 참신한 아이디어네요. 오늘도 하나 배우고 갑니다.
저 또한 암호화폐가 대안경제 활성화에 주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데요. 제시해주신 두 사례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구성원간의 동질성'이 확보되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떤 문제의식을 구성원 모두가 이미 공유하고 있었다는 것이죠.
사실 대안경제로서 공동체 경제(community-based economy)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간의 합의가 필요합니다. 자본 시장의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으로 한정된 폐쇄적 경제 구조에 참여하겠다는 합의죠.
하지만, 자본 시장 논리에 익숙해진 구성원에게 있어, 지역 기반 경제로의 편입은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쉽게 말하면 대형마트를 포기하고, 로컬푸드 매장만 이용해야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공동체 경제의 도입을 위해 구성원간의 합의를 도출하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입니다. 사회적경제 이론가와 활동가들이 교육이나 사회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최근 서울 노원구에서 노원(NO-WON)이라는 이름의 블록체인 지역화폐를 도입했습니다.
저는 노원구에서 이런 시도를 할 수 있었던 것도, 공동체 경제에 대한 지역주민의 이해도가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노원구가 지역화폐를 품을 만한 구성원간의 동질성이나 사회적 합의를 충분히 달성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구성원의 합의와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충분한 경제적 볼륨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의도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구성원들의 강력한 유대감과 필요가 폐쇄된 경제를 유지 할수 있도록 만드는 원동력 이겠죠. 노원구에서도 비슷한 시도를 하고 있군요.
노원구 같이 도시 중간에 있는 오픈 경제속에서는 패쇄적인 경제 생태계를 유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시도는 나쁘지 않지만 성공적인 시도가 되기 위해서는 ohnusak 님의 말씀처럼 많은 희생을 해야 하는데..
위 두 도시에서는 타 도시와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지리적 여건이 지역 내부에서만 경제 생태계가 돌아갈수 있는 형태 였습니다.
그런 시도는 도심에서 좀더 떨어진곳 섬같은 곳에서 좀더 성공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노원구 같은 열린 공간에서도 다른 여러 인센티브가 주어진다면 지역 경제를 활용할 가능성도 있죠.
새로운 시도인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고 성공적이었으면 좋겠네요.
무한성장이라는 환상부터 깨져야할 것 같습니다. 슈마허의 '작은것이 아름답다.'를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탈중앙화실현이 되려면 이에 대한 전체적 공감대가 우선이지요
다양한 화폐 이야기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다음 글이 또 기대됩니다 ㅎㅎ
오 제가 1000번째 팔로워라니 신기하네요
좋은 글 잘읽고 있습니다ㅎㅎ
1000 번째 라니 감사합니다.
제게는 굉장히 의미 있는 숫자입니다.
앞으로도 자주 뵈요. 1000번째 팔로워 keoef 님!!
한국어로 실비오 게젤의 가치 하락(디플레이션) 화폐와 킴카우어 지역통화, 팔마스 은행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다니 반갑습니다. 꽤 오래전부터 지역통화와 이를 통한 지역 자생적인 내수 기반의 창출에 주목하는 의견들이 나왔음에도 탄력을 받지 못하는 것이 답답했습니다. 암호화폐 커뮤니티가 확산되면서. 새로운 경험과 사고와 비전이 생겨나기를 기대합니다. 미력하나마 저도 이 방향으로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hsalbert 님의 블로그를 둘러봤습니다.
지역화폐에 많은 관심이 있으시더군요.
암호화폐를 통해 복잡한 시스템과 많은 기술자가 없이도 누구나 손쉽게 화폐를 발행할수 있는 순간이 머지 않았습니다.
즉 의지만 있다면 어느 지역이든 지역화폐를 만들어 사용할수 있게 된다는 것이죠.
그렇지만 만들수 있다고 해서 성공한다는 보장이 되는 것이 아니겠죠.
앞으로 여러종류의 사회실험들을 통해 부의 집중화를 완화 시키는 방법이 개발 될것이라고 믿습니다.
지역화폐로 낙후된 지역에서 자생할수 있는 기반을 만들수도 있겠죠.
집단지성을 통해 함께 고민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수 있을것 같습니다.
좋은 글 많이 남겨주시고 저도 여러가지 생각들 지속적으로 공유하겠습니다.
네, 반갑습니다. 저도 잘 몰랐는데, 갖가지 방식의 아주 많은 지역통화나 상호결제 네트워크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웹사이트만 덩그러니 열려 있고 거래를 유발하지 못해 실패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여러 가지의 의견과 사례나 잘 알려지지 못한 지식에 대한 이야기가 이곳에서 많이 교류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