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독서클럽의 첫 선정도서, 카르마 경영은 교세라 기업을 세우고 이끈 이나모리 가즈오의 경영 철학이 담겨있는 책이다. 카르마와 경영, 처음 들었을때는 전혀 다른 성격의 두 단어의 조합이 무슨 뜻을 담고 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책을 읽기 시작한지 10분이 지나서야 그 뜻을 알 수 있었다.
일반적인 경영 상식의 내용을 기대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면 큰 실망을 할 정도로 경영지식에 대한 내용은 하나도 찾아 볼 수 없었고, 도덕책이나 철학책에서나 찾아 볼 수 있는 내용들이 주를 이루었다. 책의 내용을 두 줄로 요약한다면, 돈을 회사 경영의 근간으로 두는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선이나 도덕, 이타의 마음을 기반으로 회사를 운영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회사경영 뿐 만 아니라 우리의 삶을 살아가는 것에도 돈이나 명예같은 욕망보다는 남을 돕고 선을 좇는것이 결국 나 자신을 성공으로 이끈다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하고 누구나 아는 내용이지만 이 책을 이러한 당연한 것들을 놓치지 말아야함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좋은 내용에 비해 베스트 셀러가 될만큼 가치있고 깊은 책인지, 누군가에게 추천해 줄 만한 책인지에 대해 물으면 쉽사리 그렇다고 대답하기 힘들것 같다.
나는 보통 책을 읽을때 무조건적인 수용을 지양하는 편이다. 비판적인 자세로 책을 대했을때 비로소 책이 담고있는 내용을 내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완전한 선도 없고 완전한 악도 없는 것처럼, 세상엔 완벽한 책 또한 없다고 생각한다. 카르마 경영의 경우 '열심히 일해라', '노동을 통해 배운다', '단념하지 않고 계속하면 성공할 수 있다' 라는 소제목을 붙이고 각 소제목마다 본인의 경험을 근거로 설명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큰 맹점이있다. 성공한 사람의 일생을 기반으로 쓰여진 기존의 자서전에는 수없이 많은 역경과, 그 역경을 기반으로 이루어진 성공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 노력하는 모든 사람이 최고가 되는가? 그것은 아니다. 살리에르는 열심히 노력했으나 모차르트를 넘지 못했고 주유 또한 공명을 넘지 못했다. 살리에르나 주유정도도 되지 못한사람은 세보지 않아도 훨씬 많을 것이다. 실제로 근면하고 성실하게, 그리고 선한 마음으로 기업을 운영했으나 실패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맹점들은 책에 적히지 않는다. 왜? 안 팔리니까.
또한 이나모리가 살아온 시절과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는 분명 다르다. 과거 10년간의 변화가 1년도 채 안되는 시기에 일어나는 시대다. 어떠한 제품도 2년을 넘기기가 힘들며 제품의 life cycle은 그 어느때보다 짧아지고 있다. 소유의 종말 시대인것이다. 이러한 시대에도 이나모리의 방식이 적합한 것일까.
카르마 경영도 기존의 자서전이나 자기개발서적의 맹점을 가지고 있다. 분명 교세라의 성공에 카르마 경영이 좋은 영향을 끼쳤을수도 있다. 그러나 이나모리의 주장 처럼 휴식에서 재충전하는 서양인들의 방식이 잘못 된 것이 아니고, 요즘 사람들이 예전처럼 근면하지 않다고해서 잘못된것은 아니다.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것이 아니라 열심히 하는데도 불구하고 사회가 도와주지 않을 수도 있다. 좋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제레미 리프킨의 미래를 보는 식견과 함께 쓰여졌다면 좀 더 좋은 책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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