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에 관한 한 마디: (5) 중국어의 성조

in #kr-newbie7 years ago (edited)


출처 - 구글

  • 북경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젊은 아가씨들이 낭낭한 목소리로 표준 중국어를 하는 것을 들으면 마치 노래를 듣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아릅답게 들립니다. 아시아에서 제일 귀를 즐겁게 하는 언어 중에는 첫번 째가 중국어, 두번 째가 태국어입니다. 이들 언어의 공통점은 바로 말소리의 높낮이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우랄알타이어 계열의 한국어, 몽골어, 만주어, 일본어 등은 말소리가 평평해서 말하고 듣는데에 높낮이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 중국어의 억양은 이자동음(異字同音 ), 동음이자(同音異字)의 틀 안에 있고, 그 중에서 동음이자(同音異字)로 구성된 말이 많기 때문에 반드시 말소리에 고유한 음가를 부여해서 구분을 쉽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조치는 문언체( 文言體 )고대 중국어, 고문(古文)을 의미함)를 사용했던 고대 중국에서는 더욱 필요했고, 중국 근대화를 추진했던 5. 4 운동 후 백화문(白話文 - 회화체의 문장- 고문체의 의미를 통속적인 일반회화용어로 바꾼 중국어)을 보편화시킨 후론 듣기와 말하기가 수월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고대 중국어에서는 바로 이런 식으로 말했습니다. "당신은 언제 어디서 출발합니까? " 고대에서는 "您何時何地動身?"라고 했고, 현대에서는" 你什麽時候什麽地方出發?"라고 합니다. (언제( 何時 - 하시) 어디서何地 - 하지) 출발하다 (동신(動身) - 출발(出發)), "동신"은 글자 그대로 번역하자면, "몸을 움직이다"인데, "출발"이라는 뜻을 이렇게 에둘러 표현합니다. 문언체의 표현이 이러한 멋을 지니고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출발"이라는 표현보다도 훨씬 우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 고대에서는 지식인들이 쓰는 말이나 관공서의 문서에 응용되는 언어를 "아언( 雅言)- 우아한 말 "이라고도 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그러니까 50년대나 60년대에 어른들이 하시(何時) 라는 말을 했습니다. 바로 한문의 문언체적인 표현입니다.

  • 다른 중국의 문언체적 표현의 예를 들자면, 청대 유명한 소설인 홍루몽(紅樓夢)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年過半百, 膝下無兒, 衹有一女乳名英蓮, 年方三歲“ 이 말을 번역하자면 "50이 넘어 슬하에 자식이 없다가, 딸하나만 생겼는데 갓난 아이때 이름이 영련(英蓮 ) 이었고, 나이가 겨우 세살이였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백화문으로 말하자면: "過了五十,膝下沒有子女,衹有一個女兒, 她的名字叫英蓮, 當時年紀才三歲"。라고 풀어쓰게 됩니다. 윗 말과 아래의 말을 비교하자면, 문장의 신축성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금새 알 수 있을 겁니다. 위의 말이 훨씬 짧습니다. 적은 수의 말 수로 뜻을 함축시키니 문장은 짧아지나, 의미적 분석하자면 아래의 긴 문장보다는 분명하지 않은 점이 있습니다. 위의 문장 중, " 膝下無兒"의 "아 (兒)"의 경우, "아들"로 해석할 건인가, "자식"으로 해석할 것인가의 문제가 생깁니다. 뒷 말에 "단지 딸아이 하나" 만을 두고 판단하자면, "자식"이 없다라고 해석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러니까 "자식 하나 없는데, 단지 딸 아이 하나"라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말입니다. 만약 "아들"은 없는데, "딸 아이 하나만"으로 해석하면, "아들은 없고 딸 아이 하나만 있다"는 뜻으로 의미상으로 어색한 표현이 됩니다. 이러한 문제는 "아(兒)" 라는 문자에는 "아이", "아들"이라는 뜻이 함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표음문자가 가지고 있는 단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은 짧고 뜻을 함축해서 좋은데, 때로는 모호한 개념을 내포하게 되어 의미상 혼돈을 초래한다는 점입니다.

  • 광동어어 대표적인 지방이 유명한 홍콩입니다. 현재 화교를 포함해서 광동어를 쓰는 인구만 대략 1억 2천 5백만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이 많은 인구가 사용하니 단순히 중국어의 지방 말이라고 치부하는 것이 억지일 수도 있습니다. 한국어를 쓰는 인구보다도 훨씬 많으니 그럴만도 할 것입니다. 광동어는 표준 중국어보다 훨씬 중국 고어(古語)가 많은 언어입니다. 난해한 고어가 많으니 그것을 구분하기 위해 더 많은 성조가 필요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 위의 그림에서 보듯 표준 중국어는 경성( 輕聲 - 가볍게 내는 소리) 을 포함해서 모두 5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광동어(奧語 - cantonese)는 9 개의 성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글자에 따른 5개의 성조를 익히기도 힘든데, 9개를 가진 광동어는 더욱 배우기가 어렵습니다. 홍콩의 유명한 유덕화, 장국영 등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는 정말 중국어 노래의 백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발음이 특이하고, 노래 가사 또한 의미심장하여 그 뜻을 알고 듣고 있으면 "감동" 그 자체입니다. 홍콩 노래를 들을 때마다, 중국 문화의 다양성에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땅이 크고 인구가 많으니 생각도 다양하고 하는 짓도 다르게 됩니다. 그 다양성을 기초로 합친 힘이 나온다면, 그것이 곧 한 나라의 파워가 되지 않겠습니까?


출처- 구글

  • 다음은 표음문자의 성조가 나타내는 특이한 문장을 소재로 얘기를 풀어나가겠습니다.

" 媽媽罵馬嗎?" 이 말은 "엄마가 말을 욕합니까?"라는 뜻입니다. 엄마(媽媽 - ma ma, 욕을 하다(罵 - ma), 마지막 마(嗎 -ma) "는 의문사입니다. 발음을 할 때는 "mama ma ma ma?" 媽媽(1성, 경성) 罵(4성), 馬(3성),嗎(경성), 이 말을 발음할 때는 "ma" 소리를 내면서 성조에 따라 소리를 달리 하지 않으면 온전한 중국어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성조를 정확하게 발음하면 중국 사람이 알아 듣습니다. 이 말은 기초 중국어를 배울 때 보편적으로 응용하는 예문이기도 합니다. 이 경우 중국인이 듣고 받아 쓰기를 한다면, 내가 말한 의미와 일치해야 되겠지요. 어떤 경우 자기가 들은 중국어의 성조가 확실히 구분되어 들리더라도, 그 성조가 의미하는 글자가 머리에 떠오르지 않으면 안 들은 것과 같습니다. 의사 소통에 100%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니 축약이 심한 고문체(故文體)보다 회화체 형식으로 풀어 쓴 백화문이 의사 소통에 유리하겠지요.

  • 어느 흑인 학생이 중국어를 배운지 얼마 안됐는데, 무대에 올라가 그동안 배운 중국어로 중국인과 대화를 하라고 시켰답니다. 배운지 얼마되지 않아 배운 것도 생각이 나지 않고, 당황해 하는데, 중국인이 한 마디를 급히 가르쳤습니다. 그래서 급히 "만나서 반갑습니다" 의 뜻인 " 幸會 - 싱후에이 (xing hui)" 를 배운 후, 몇 번 연습을 하고 나서 무대에서 "行賄 - 싱후에이(xing hui)"의 성조로 발음했습니다. 앞의 것은 4성, 4성이고, 뒤의 것은 2성, 4성입니다. 음의 높낮이를 뒤의 것으로 발음하니 그 의미를 알고 장내의 중국인들이 폭소를 터트렸다고 합니다. 뒤의 ”行賄“는 "뇌물을 주다"라는 뜻입니다, 처음보는 사람한테 자꾸 그 말을 했으니 말입니다.

  • 다음은 표음문자의 극치를 엿볼 수 있는 문장을 소개하겠습니다. 이 글은 1930년대 중국의 저명한 언어학자인 조원임(趙元任)께서 미국에서 발표한 기이한 문장입니다. 중국 문장으론 <시씨식사시 - 施氏食狮史>라고 하고, 영어의 표제는 “Story of Stone Grotto Poet:Eating Lions” 라고 합니다.

  • “石室 詩士施氏, 嗜獅, 誓食十獅。 氏時時適市視獅。 十時, 適十獅適市。是時,適施氏適市。氏視是十獅, 恃矢勢, 使是十獅逝世。氏拾是十獅尸,適石室。石室濕, 氏使侍拭石室。 石室拭,氏始試食是十獅尸。食時, 始識是十獅尸, 實十石獅尸。試釋是事。 "

  • 한글로 번역하자면:

"석실(돌로 만든 집)에 한 시씨(施氏)라는 시인이 있었는데, 열 마리의 사자를 먹기로 결심했다. 이 분은 항상 시장에 가서 사자를 찾았다. 이 날 10시 쯤에 시장에 도착했고, 마침 열 마리의 사자 역시 시장에 도착했다. 그래서, 이 분은 이 열마리의 사자를 주시하면서 자기가 가져 온 돌로 만든 활과 화살을 가지고 이 열 마리의 사자를 죽였다. 시씨는 사자의 시체를 가지고 석실로 돌아왔다. 석실로 아주 습기가 많아 시씨는 하인을 시켜 석실을 닦게 했다. (석실을) 닦은 후 시씨는 이 열 마리의 사자 시체를 먹기 시작했다. 그가 먹으려고 하는데, 그제서야 이 열 마리의 사자 시체가 진짜 사자가 아니라 돌로 만든 사자 시체라는 것을 알았다. 시씨는 이제서야 이게 바로 모든 일의 진상이라는 것을 의식했다. 이 일(문장)을 한 번 해석해보세요 "

이 문장은 내용적으론 그다지 깊은 뜻은 없지만, 작가가 언어학자인 만큼 중국어의 특성을 잘 나타내려고 한 의도적인 시도로 봐야 할 것입니다. 그 당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고 하고, 물론 지금까지도 중국어의 장점을 뽐낼만한 명 문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같은 표현법이 가능한 언어쳬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중국어뿐입니다. 뜻을 나타내려고 모든 역량을 함몰시키다 보니 동음이자(同音異字)의 폐단이 나타나고, 그 폐단을 소리의 구분으로 극복하려고 "성조(聲調)"가 강조되어 특화된 언어가 탄생한 것입니다.

언어 소통의 상위단계는 번역 된 글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 아니라, 바로 감정을 느끼는 단계입니다. 중국어야 말로 소리의 높낮이에 예민해야만 뜻을 파악할 수 있고, 감정을 느끼는 구조입니다. 소리로 들어 감정을 느끼고, 함축된 문자에서 오는 의미를 이해해야만 온전한 중국어를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그것이 고문화된 문장이라면 더욱 어렵게만 느껴질 것입니다. 고문에서 현대문에 이르는 발전과정은 표음문자의 이해와 표현이라는 양면을 아우르는 발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처음 중국어를 접하고 배우려는 사람은 반드시 회화체부터 착수해서 문장체로 넘어가야 한다. 한자를 많이 알면 배우기가 쉽지만, 우리의 한자는 중국 고문에 가까운 단어와 문장표현법이 많기 때문에 회화체 문장과는 괴리가 있습니다. 중국어의 회화체 문장을 많이 접하다 보면, 표현법이 우리 한문식 표현법과 다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책에서 나오는 문장을 한문식으로 보다보면 오역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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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말 재미있죠.

알면 재미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태국 아가씨들도 성조로 인해 굉장히 상냥하게 들리는데 화날때 들어보면... 아휴! 무섭다고 해야하나... 성조 있는 나라 사람들은 화 내면 안돼요!

좋은 경치도 잠깐 봐야지 맨날 보면 그렇게 멋있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어느나라나 다 같은것 아닌가요?

중국어를 회화부터 배워야겠네요.
될때까지 조금씩 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持之以恆,終有成就。謝謝。

謝謝。

@madlife님 잘 배우고 갑니당~ 하지만 반론을 제시합니다. 한국어도 경상도의 경우 7성의 높낮이에 장단까지 매우 중요합니다. 심지어 우리는 글자까지 같으니까요 ㅋㄷㅋㄷ 책을 보고는 아예 배울 수 조차 없습니다. 오직 경험과 수 없는 연습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 언어죠. 예시는 인터넷에 많으니 서너개만 제시하고 갑니다.

가가 가가 (네가 말 한 그 사람이 그 사람이냐?)
가가 가가 가가 (그 사람이 성이 가씨라는 그사람이냐?)
가가 가가가 (그 사람 성이 가씨냐?)
가가 가가 가가가 (성이 가씨인 그 사람이 (그걸) 가져가서…)

중국말보다 어려우시죠? ㅋㄷㅋㄷ

중국어보다 어렵네요, 중국어 배울실 분들 먼저 경상도로 가시기 바랍니다.

ㅋㄷㅋㄷ

가가?/ 는요?

그 사람이냐? 라는 뜻입니다. ^^

그러지 않아도 될사람이 어떤일을 했을때! “그사람이 왜?” 라는 뜻도 있읍죠’

헐… 고수시네요… 경상도어 강사인 제가 빼먹을 정도의 수준의 표현인데… 그걸 어떻게 아시는지요?

언어는 본능이죠! 흠흠

"가가"는

  • "(어떤 것을) 가져가서…"
  • "(좀 전에 본) 사람이 (네가 말한/말했던) 그 사람이냐?"
  • 이야기를 시작할 때 "그 사람이 말이야…"란 뜻이 있습니다.
  • "(어떤 특정한 장소) 거기 가서…"
  • "(어떤 기대 이상/이하의 상황에 당하거나, 액션을 한 아는 주체에게) "그 사람이 왜?" (@himapan님이 지적해주셨습니다.)
  • 또한 명사로는 "가씨(성)"란 뜻이 있습니다.

대략 이 다섯 가지 경우로 구분될 수 있으며 모두 억양과 성조, 장단이 다릅니다. = 모두 6종이네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