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오즈의 토토 Toto of OZ 3 | 프롤로그 (3)

in #kr-novel7 years ago (edited)

가만히 앉아 어항을 노려봤어. 이렇게 하면 분명 좋은 생각이 떠오를 거라고 믿었어. 내가 그동안 도로시를 도와서 많은 사랑을 이뤄줬잖아. 언제나 고비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나는 지혜롭고 용감하게 잘 해결했지. 난 천재 토토님이시니까.

이번에도 난 당연히 해결할 수밖에 없어. 암, 당연하지. 금이와 붕이가 한 어항에 살 수 있게 해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도로시가 빡빡이 아저씨 꿈에서 부탁해도 못 한 일이야. 내가 직접 금이를 저 어항에서 꺼내 붕이가 사는 어항에 넣어주려고 해도 난 다리가 짧아. 글치, 내가 예쁘고 잘생기고 멋지긴 해도 다리가 짧아.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어항이 있는 저 탁자는 너무 높다는 거야.

"뻐끔 뻐끔." (토토야, 뭘 그렇게 고민해? 너 혹시 금붕어 먹을 줄 알아? 왜 자꾸 우릴 쳐다보는 거야?)

랖이는 내가 자길 잡아먹기라도 할까 걱정했어.

"뻐끔 뻐끔." (멍청하지 않고서야 이 용감한 용이님을 이길 거라고 착각하진 않겠지. 걱정 마. 그정도로 멍청해 보이진 않아.)

"뻐끔 뻐끔." (걱정하지 마. 이 어항 가까이 오는 순간 내 방귀 냄새에 질식할 테니까.)

뿡이가 말을 마치자마자 뽀글뽀글 방울이 올라왔어. 헛, 그거 방귀?

"뻐끔 뻐끔." (켘~켘~ 야, 내가 먼저 질식하겠다. 가까이 오지 마.)

뿡이가 자랑스럽게 말하며 방귀를 뀌자 실이가 짜증을 냈어.

"뻐끔 뻐끔." (난 뼈뿐이니까 저기 빵이를 잡아먹어 줘. 골골골. 내 밥까지 다 뺏어먹어서 빵이 배가 빵빵한 거야. 골골골. 예전이 좋았어. 빵이가 오기 전엔 어항이 하나였는데 말이야. 금붕어 식구들이 늘면서 어항이 두 개가 되었는데 그때 빵이가 새로 왔거든. 그때가 좋았지. 골골골.)

어항이 하나였다? 그래, 바로 그거야. 난 역시 천재 토토님이시라니깐.

난 탁자까지의 높이를 가늠해봤어. 높긴 하지만 있는 힘을 다해 뛰면 오를 수 있을 것 같아 보였어. 탁자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고 생각하자 탁자 높이가 '저 정도 쯤이야'정도로 낮아 보였어.

난 최대한 몸을 움츠렸다가 있는 있는 힘을 다해 뛰어올랐어. 앞다리 하나가 탁자에 닿지만 난 다시 밑으로 떨어졌어. 실패라고 하기엔 아직 일러. 일단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난 다시 있는 힘껏 뛰었어. 이번엔 두 앞다리가 모두 탁자에 닿지만 난 다시 바닥으로 떨어졌어.

"뻐끔 뻐끔." (너 이 녀석 감히 우리를 잡아먹으려고? 후회할 짓 하지 마라. 내 이빨이 얼마나 튼튼한지 궁금한가 보구나. 난 한 번 물면 안 놔. 전투붕어라고 들어봤어? 내가 이래뵈도 가까이 오면 다 물어뜯어버리는 이빨을 가졌다고.)

내 행동을 보고 용이가 화를 내며 말했어.

난 뒤로 몇걸음 더 물러났어. 그리곤 어항을 노려봤어. 사랑이라는 병에 걸려 밥도 먹지 못하는 금이가 눈에 들어왔어. 그래 뛰는 거야. 금이를 위해 뛰어오르는 거야. 난 할 수 있어. 난 힘껏 달려 어항 앞에서 뛰어올랐어. 그리곤 탁자 위로 착지.

"뻐끔 뻐끔." (꺄. 금붕어 살려. 저 미친 개가 금붕어를 잡아먹으려고 해. 꺄!)

금붕어들이 놀라며 허둥지둥 거렸어.

금이야, 조금만 기다려. 붕이와 한 어항에서 살게 해줄게.

어항을 앞발로 밀자 조금 움직였어. 그래 이대로 계속 미는 거야. 어항은 어렵지 않게 탁자 바깥으로 밀렸고 결국 바닥으로 떨어졌어. 그리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깨지고 말았어. 퍽~~ 와장창~~

"뻐끔 뻐끔." (꺄. 개가 미쳤어. 우릴 다 죽이려고 어항을 깨버렸어. 금붕어 살려.)

랖이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어.

그리고 어항 깨지는 소리를 듣고 바로 빡빡이 아저씨가 달려 나왔어.

"아이고 이게 무슨 일이래?"

난 재빠르게 바닥으로 내려와서는 소파 밑에 숨었어.

"예쁜 내 새끼들 안 다쳤니?"

아저씨는 금붕어들을 조심스럽게 손에 담아 깨지지 않은 어항으로 옮겼어. 한 마리 한 마리 어항으로 옮겨졌고 금이도 붕이가 있는 어항으로 옮겨졌어.

금이는 어항이 깨졌을 땐 놀랬지만 붕이를 만나자마자 한걸음에 달려가 아니, 한지느러미에 헤엄쳐 끌어안았어.

"뻐끔 뻐끔." (금이야! 보고 싶었어. 흑흑.)

"뻐끔 뻐끔." (붕이야! 나도 네가 보고 싶어서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잤어. 엉~엉~)

"뻐끔 뻐끔." (우리 다신 헤어지지 말자. 난 너 없인 단 하루도 살 수 없어. 사랑해~~~)

아~~ 뿌듯해. 히힛~

둘을 만나게 해주긴 했는데 아저씨에게 미안해서 어쩌나. 그래도 암튼 임무는 완료.

어항을 깬 범인이 나라는 걸 알면 큰일이잖아. 도로시가 날 어서 오즈로 데려가야 할 텐데.

난 도로시에게 텔레파시를 보냈어.

'멍!멍!'

아 모야. 왜 대답이 없어? 다시.

'멍!멍!'

'토토야, 잘 해결했구나. 고마워.'

'멍!멍!' (인사는 나중에 하고 날 어서 데려가 달라고.)

'응. 미안.'

탁!탁!탁!

도로시의 은구두 소리가 세 번 울리자 내 몸이 바람으로 둘러싸였어. 그리고 나는 잠시 하늘을 나는 듯 하더니 내 몸을 둘러싸고 있던 바람이 사라지자 눈앞에 도로시가 나타났어. 난 껑충껑충 뛰며 도로시에게 안겼어.

"토토야, 고마워. 네 덕분에 금이랑 붕이의 사랑이 이루어졌어."

날 꼬옥 끌어안더니 내 입술에 뽀뽀 선물을 해줬어. 으힛~ 부끄러워라.

"멍!멍!" (어떤 문제가 생기든 내게 다 맡겨. 에헴~)

난 천재 토토님이시니까. 하하하.


이 연재소설 <오즈의 토토>는 <오즈의 마법사>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소설입니다.
잼나게 읽어주세요.

참,,, 댓글은 제게 큰 힘이 된답니다.
응원과 지적 많이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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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다음 에피소드가 기대되는군요. 오즈의 마법사 세계관에 있는 토토란 강아지의 시점. 나하님의 문장력은 진짜 쉽게 읽을 수 있어서 좋은거 같아요:) 재미난 소설 잘 읽고 갑니다:)

아핫... 좋은말씀 고마워요. 저는 쉽게 읽을 수 있는 문장이 좋아요. 그래야 잘 읽히니까요. ^^

소설가셨네요♡ 뒷내용이 기대되는 소설 너무 좋아요!! 팔로하고 보팅하고 가요!! 소통많이해요!!

음... 재미없진 않을 거예요. 잼나게 읽으세요. ^^

오늘도 재밌게 잘보고 갑니다!

오늘도 고맙습니다. ^^

ㅋㅋㅋㅋㅋ 오늘도 토토는 멋있네요!!
이전 편까진 자뻑이 심해보였지만 실제로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다면 그건 더이상 자뻑이 아니지요!
토토 멋져요!! :D

토토는 자뻑이 심하지만 자신감이라고 불러주고 싶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