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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물살을 타던 남-북-미 대화는 24시간 동안 다시 어마어마한 폭풍속에 휘말렸습니다. 한국 정부에 통보한 후 급작스럽게 미국은 전격적으로 회담 취소를 선언했습니다. 북한은 지금까지의 행보와는 전혀 다르게 숙이는 태도를 보이면서 비공식적으로 최선희 징계를 들먹였습니다.
트럼프는 정상회담이 열리면 12일이라고 간을 보더니 한국과 사전 연락된 후 남북 정상회담 내용이 공개된 10시 이후 미-북간 정상회담 일정은 변경 없다고 천명했습니다. 덤으로 취소 어쩌고 한 백악관 담당자는 없다면서 NYT에게 트위터로 빅 엿을 먹이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게 48시간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벌어져서 어안이 벙벙하긴 합니다만...사실 힌트는 있었습니다. 25일 이후 대화 재개할 것이라고 문 대통령이 방미시 언급한 내용부터 재추진 공식화의 빠른 발표, 그리고 '남-북-미 평화협정'이라는 메시지, 그리고 중국의 비난과 더불어 북-중 비서관 레벨 긴급 요청 메시지 등으로 미루어 보아, 3국 정상이 중국을 배제하고 경제적 블록을 만들려는 큰 그림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중국은 아주 X된거에요... X된거야...
무엇보다 이번 남-북 대화가 판문점에서 진행되었다는걸 우리는 복기를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JSA 관할은 엄연하게 '한미연합사'의 소속에 있습니다. 입경 관련 문서를 아무리 빨리 접수한다고 해도 2시간, 거기서 번역 및 공증에 2시간을 줘야 합니다. 이게 입경 뿐입니다. 경호까지 하면 또 별개죠. 미국과 한국, 그리고 북한이 미리 합을 맞춰두지 않았으면 어제 반짝 회담은 절대 불가능합니다.
결국 3국간 무언가 공유가 있었다는 걸로밖에 이해할 수 없습니다. 지난 3일간 북미정상회담의 판을 흔든게 사실상 6천점짜리 초대형 탄(...)이었고 실제 실무진행은 언론에 공개된 상태보다 훨씬 앞서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는것입니다. 거기다 청와대의 남북/북미 상호불가침 약속 검토메시지는 쐐기를 박은거죠. 지금 이런 3국의 동시기-동 내용 발표라는 엽기적인 움직임이 향하는 곳은 미국 민주당, 일본, 중국, 한국 보수당입니다.
"평화냐? 정파이득이냐?"라는 질문 앞에 홍준표 대표를 비롯해 아베, 시진핑, 미국의 민주당까지 줄줄이 다 낚였고 심지어 NYT까지 낚여버렸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이 늘 화전 양면 전술을 해 왔다. 통미봉남이다. 못 믿을 존재다."라고 세뇌를 시키다 자기세뇌를 당한 자한당이야 낚일만 하긴 했지만... 여기에 일본과 중국까지 줄줄이 낚인건 외교적 대참사죠. 지난 이틀간의 외교 메시지는 막말 섞어서 딱 한마디로 요약 가능합니다.
"자 우리 어떤 새끼가 제일 평화를 부정하는 개새낀지 확인해 봅시다."
하루만에 박살이 난 세 단체/국가의 대표(...)에게 일단 X를 눌러 JOY를 뿅하고... 6천점짜리 초특급 탄 영상을 한번 보고 다시 시계를 뒤로 돌려 봅시다.
1998년, 우리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던 ... 아 잠깐만요. 글 쓰는 중에 또 "트럼프, '북미회담 성공시 대규모 대북경협 용의' 언급"속보가 날아왔습니다. 숨 좀 쉬어가면서 보도자료 던져라 이것들아... 이렇게 되면 한국전쟁 종전 → 북미 불가침조약 & 남북 상호방위조약 → 북한 친미국가 및 대중방파제 완성이라는 말도 안되는 시나리오가 실제로 가능해지게 됩니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본 1400만개의 미래 중에 이 미래도 있는지 슬슬 궁금해질 지경입니다.
여튼 1998년 우리는 세 가지 바람을 맛봤습니다. 그 결과 국민의 정부가 탄생했지요. 물론 이 뒤에는 엄청나게 복잡한 정치공학적 계산이 깔려 있었음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국민의 정부 탄생은 단순히 IMF에 대한 정권심판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렇게 보기엔 이회창 전 총재의 여당 파워가 너무 막강했습니다. 고 김대중씨가 지금까지 그렇게 주장하던 사(四)자 필승론을 깨부시고 정적이었던 노-전 대통령의 사면이라는 독약까지 삼키면서 표를 더하고 더하고 만들어 낸 결과지요.
이회창 전 총재가 결정적으로 패배한 요인을 우리는 3풍에서 찾습니다. 안보에 극도로 민감한 서울/경기권에서는 총풍이, 병풍과 세풍은 텃밭인 보수지역에서도 표를 없애는 결과를 낳았지요. 그 중 병풍은 김대업이라는 브로커의 공작임이 밝혀졌지만 한국 국민 모두의 역린인 병역을 건드려 이회창 캠프측의 대선자금 모금에 치명적 타격을 주었습니다. 그 덕분에 이후 국세청을 동원한 불법 대선자금을 모으다 세풍이라는 역풍을 맞고, 최종적으로 당시 청와대 행정관이 북한에 돈을 주면서 무력시위를 요청한 총풍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총풍의 기획사건 여부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거리가 많습니다. 분명 판결상 국보법 위반이라고는 적시되어 있으나 사전 모의가 없고, 이회창 캠프와의 연관성은 없었다고 되어 있거든요. 하지만 어찌되건 이회창 전 총재의 낙선에 이 병풍을 시작으로 한 이 세가지 바람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아 물론 이분의 공도 잊으면 안되겠죠(......)
IMF, 병풍, 이인제, DJ-JP-TJ의 복잡한 정치공학이 만들어 낸 30만표 차이는 지금까지도 우리나라 정치지형도를 바꾼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의 정치판은 여전히 북한과의 냉전, 지역주의, 마타도어라는 기존 구도를 뒤틀지 못했다는 한계를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1998년에 북에서 불어왔던 기획된 차가운 바람과 2018년에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은 분명히 다른 바람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남-북-미의 복잡한 수싸움이 섞여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팝콘이나 가져와라 로빈을 외치는 걸까요? 그렇지는 않다고 봅니다. 정치적으로는 당장 다가오는 지선에서 자신이 원하는 변화의 방향에 투표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고, 경제적으로는 그 방향을 예상해서 유효한 방향으로 투자하여 이익을 얻는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현 시점에서는 국가 레벨로 탄을 돌린 남북미 현 정상이 엄청난 속도로 스노우볼을 굴리고 있습니다. 총선 전까지는 이 시류가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가운데 보수야당에게는 지선 패배를 인정하고, 최대한 적게 지고 다음 총선을 대비하는 새로운 판 짜기라는 숙제가 던져졌습니다. 중국과 일본 역시 마찬가지로 미국과의, 그리고 남-북과의 관계를 어찌 가져가야 할지에 대해 새로이 고민을 할 수 밖에 없게 되었죠.
타자는 감히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종언을 고할 것이라고 예상해봅니다. 개발 관련 자금이 몰려들겠죠. 그리고 자본은 항상 이익을 찾아 움직이기에, 우리는 어쩌면 작년 겨울의 엄청난 한국 프리미엄을 다시 한번 보게 될 지도 모른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시기에 대해서는 그리 멀지는 않지만 1년 안에 오진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 그만큼 북한은 경제 개발에 있어서 미지의 땅이고, 거대한 이권이 소용돌이치게 될 곳이기 때문이지요.
앞으로의 변화가 기대됩니다. 남은 주말 잘 보내시고, 있다 포트폴리오 포스팅으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 어제 글 쓰다가 10시 발표때문에 싹 갈아엎었습니다. 타자를 비롯해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멘붕 대축제가 열렸는데, 타자 역시 포스팅 초안을 쓰다가 피탄당했습니다. 윽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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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재선을 위해서라면 북한을 이용할수밖에 없을듯합니다...후반기 선거도 있구요.,,시가가 문제일뿐..반드시 성사된다고 봅니다..다만 변덕이 죽끊으니 남북이 비위를 잘맞추어야할듯합니다...무기도사주고 엉덩이좀 긁어줘야함...
공감합니다.. 양측 모두 필요한 시기인듯 합니다. 좀 더 마음이 급한쪽은 왠지 김정은 같고, 역사의 큰 변환점이 되길 빌어봅니다. 대한민국 화이팅
Chic article. I learned a lot of interesting and cognitive. I'm screwed up with you, I'll be glad to reciprocal subscription))
음 중국 ,일본, 야당의 바램과 반대로 미국 ,남한,북한이 손을 잡게 되는 상황인가요 ?
일희일비하기엔 판이 너무 큰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홍준표의 설레발을 듣고 저치는 수가 낮아도 한참 낮은데 어찌 망해가는 당이지만 대표씩이나 하고 있을까... 걔중에 제일 뛰어난거야...?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거두 절미하고 한반도의 평화가 정착되어 우리 민족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해 봅니다.
잘읽었습니다. 한가지 궁금한것은 dj가 노,전 대통령을 사면한 저의 입니다. 추가로 설명 부탁드려도 될까요?
DJP 연합이죠. 결국 충청의 JP가 필요하다 여긴거니...
요즘 하루하루가 스펙타클합니다. 후에 역사에는 어떻게 기록될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ㅋ
요즘 하루하루가 스펙타클합니다. 후에 역사에는 어떻게 기록될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ㅋ
전쟁을 막기위해 수백명쯤 희생해도 무방하다는 그분은 안보이시네요~
이천년이 지나도 모두가 한뜻 한길로 가는 것이 참 힘든 일인가 봅니다.
재미있게 잘보고 있습니다.
한 편의 파노라마가 지나갑니다.
감사합니다.
편안한 휴일 지내세요.
리스팀합니다.
3국 모두 즉흥적인듯 하면서도 잘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수가 없네요 ㅎㅎ 녹님 글 보다 처음 발견한 옥의 티.. 있다 > 이따…
돌아가는게 그냥 코메디인줄 알았는데 이런 숨겨진 정치적 이유가 있었군요.이유야 어찌됐든 서서히 통일 됐으면 좋겠네요.
정말 숨가쁜 요즘입니다.
와 닿는 말 "자 우리 어떤 새끼가 제일 평화를 부정하는 개새낀지 확인해 봅시다" 옛날 왕,황제들이 내부의 적을 가려내기 위해 거짓 죽음으로 위장하는 ㅋ
뛰어난 통찰력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오늘도 배워갑니다^^
정말 앞으로의 변화가 기대됩니다^^
이번주 내내 정말 스펙터클한 드라마 한편 본것 같습니다.
요즘 드라마도 이렇게 쓰면 개연성 없다고 욕먹을 텐데 말이죠 ㅎㅎㅎ
풀스팀을 받아야 마땅한 글이네요
늘 멋진 글 감사하며 보고 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야당과 중/일이 데꿀멍하는걸 보니 너무 기분이 좋으네요 ㅎㅎ
우리 남한과 북한이 같은 친미국가가 된다라???
정말 재미난 근미래의 시나리오입니다 ^^
아무래도 제 촉으로는 트럼프가 노벨평화상도 인식하고 있기에
저런 외교적 제스처가 나오는것으로 보이네요.
중국, 일본에게 빅엿을 날리고 남 & 미 & 북이 서로 트리플 윈할수있는 한해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아울러 김정은의 북한은 김정일의 선군정치를 차차 없애버리고 개방으로 나갔으면 좋겠네요.
북한 친미국가 및 대중방파제 완성? 저도 맥주 1잔 값도 걸지 않겠습니다. 너무 긍정적으로만 보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