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못쓴] 장애인 강제 불임수술 1996년까지 했다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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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장애인 등 1만 6500명에게 강제로 불임 수술을 했습니다. 수술은 ‘우생보호법’을 근거로 합법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우생보호법은 1996년까지 존재했습니다

‘불량한 자손의 출생을 방지한다’는 것이 우생보호법의 골자였어요. 나치 독일의 유대인 말살 정책 ‘단종법’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지적 장애인, 정신질환자, 유전성 질환자 등을 타깃으로 삼았습니다.

이 법은 1948년에 제정됐고 1996년 사라졌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일본인 총 2만 5000명이 우생보호법에 따라 불임수술을 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1만 6500건은 본인의 동의 없이 진행됐습니다.

피해자 70%가 여성이었습니다. 9살짜리에게도 했습니다. 수술을 거부하면 몸을 묶거나, 속이거나, 약물로 기절시켜 수술했습니다.

준코 리즈카(이하 가명)는 “병원에서 약을 주길래 먹었다. 그리고 정신을 잃었다. 깨어나니 침대였다”면서 “부모님은 내가 결혼한 뒤에야 내가 임신을 할 수 없는 몸이 됐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고 밝혔습니다.

준코의 나팔관은 1963년 일본 북동부의 한 병원에서 묶였습니다. 그는 이후 55년 동안 복통과 스트레스에 시달려 왔다고 합니다. “나팔관 복원 수술이 안 된다고 한다. 정부가 내 인생을 훔쳐갔다”고 그가 말했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 사토 유미는 그가 15세였던 1972년 유전적 결함이 있다는 이유로 불임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는 임신할 수 없다는 이유로 파혼당했습니다. 사토는 현재 정부를 상대로 소송 중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70대 남성이 지난달 25일 일본 동경에서 기자회견 했습니다. 그는 “아내가 아이를 좋아했다. 그러나 임신이 되지 않았다. 내가 중학생 때 강제로 불임 수술을 받았다는 걸 최근에야 알았다”고 했습니다. 그 역시 정부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당시 법률에 따른 것이므로 문제가 없다는 게 일본 정부의 입장입니다. 후생노동성은 이번 소송에 대해 “우생보호법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 국회에서 국회의원이 발의해 제정된 법률”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문둥병’ 또는 ‘나병’이라고 불리는 한센병 환자가 집단 거주하는 소록도에서 단종·낙태 수술이 강제로 자행됐습니다. 당시 피해를 본 한센인 540여명이 국가를 상대로 여러 건의 소송을 냈습니다. 지난해 대법원은 이 가운데 한 건에 대해 국가에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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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모자보건법만 봐도 뭐...-_-a ... 인간들은 어떤 면에선 참 잔혹하기 그지없는 짓을 공공선이라 규정하며 저지르는 경향성이 있나 봅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게 또 개개인의 선악을 떠나서 집단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때 턱없는 짓을 벌이는 것 같기도 하고요. 휴우

과거를 반성하지 않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슬픈 과거들이네요.

우리도 반서할 게 많지 않은가.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도 인류는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거겠죠?

국가란 무엇이며, 개인의 자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좋은 사례네요..

그렇습니다. 애초에 국가란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고 자유를 지키려고 만든 게 아닐까 싶은데. 오히려 겁박하고 억압한다니 참으로...

@. 더 찾아보실분은 독일의 T-4 프로그램이나 일본(또)의 부락총람사건 등을 찾아보시면 됩니다. 인간이라는게 꽤나 흉악하기 그지없습니다.

감사합니다 녹티스님 덕분에 새로운 걸 또 알게 됐습니다. 후덜덜...

아.. 정말 같은 사람으로서 어떻게 저럴 수 있는지ㅠ
너무 슬프고 안타까운 글이에요 ㅠ

1996년까지 저런 법이 있는 가운데에도 저것과 비슷한 차별이나 규제를 다룬 SF 애니나 코믹스 작품들이 나왔던 거군요. 정말 여러가지 의미로 대단하다 싶습니다.

제가 애니 코믹스 쪽은 잘 몰라서... 1996년까지 저런 짓을 공공연하게 했다는 게, 지금 와서도 문제 없다고 하는 게 너무나 충격적입니다.

여러 의미에서 대단한 나라입니다. 2002년에 나온 기동전사 건담 시드를 보면 '유전자 교배'로 특수 능력을 지닌 '코디네이터'를 만들어 내고 일반인을 '내추럴'이라고 해서 분리 차별하죠. 1970년대에 나온 '지구로'라는 애니에서는 지나치게 머리 좋은 아이나 돌연변이를 미리 선별해내어 제거하는 사회가 그려지고 있습니다.

어휴 소름끼치네요.

저 기동전사 역습의 샤아는 알아요... 뉴타입!

리메이크된 '지구로'의 26부작 티비판은 명작입니다. 제가 많이 권하는 작품이죠.

와 타이틀이 '지구로' 입니까? 한번 찾아서 봐야겠어요.

소록도 사건은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보고 너무 충격이었어요..일본에도 그런일이 있었다니..하..

그러니까요. 에이 일본 나쁘다! 할 수가 없는 게 또 우리도 비슷한 짓을 저질렀으니...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당연한듯이 일어났었군요. -_-;

그러니까 말입니다. 막장 드라마 욕할 게 아녜요. 현실이 더더 막장

아... 얼마나 무섭다 못해 끔찍하고, 슬픈 일인가요. 우생보호법이라니... 무엇이 더 낫고 못한지를 일방적으로 판단하고 이런 짓을 저지르다니.. 그들이 빼앗긴 기회는 어디에서 돌려받을 수 있을지...
한센병 환자들이 겪어온 일들도.. 못지 않게 끔찍한 일들이지요. 종종 소록도를 들린 적이 있는데 갈 때마다 참, 마음이 아픈 곳입니다.

아 소록도에 가보셨군요. 저는 못 가봤어요.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제게 소록도는 '당신들의 천국'으로만 어렴풋이 그려집니다.

일본의 야만을 탓하기보다는 인류의 야만의 문제가 아닐까. 일본 뿐 아니라 독일, 우리나라에서까지 이런 일이 자행됐던 걸 보면 말예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정말 특이한 나라입니다. 경제에 비해 정치 수준이 너무 후져요...

역시 정치하면 대한민국 아니겠습니까.
다이내믹 코리아!

그쪽에서는 한국을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네요.
경제도 후지고 정치 수준도 후지다고 하려나... 이놈들

ㅇ억지로 강압적으로 그리곤 합리화 시키기... 그나라가 생존하는 법인가봐요...

무시무시합니다. 한 번씩 여행가면 참 좋은 인상을 받곤 하는데. 거주하시는 한국인 지인 얘기를 들어보면 뭔가 좀 짓누르는? 그런 분위기가 있다고 해요.

헉 이런일이 있었군요. 법까지 제정될 정도면 뭔가 동의가 있었다는건데 무섭습니다.

합법적으로 이런 일이 자행된 것이지요. 그런데 한센인 단종 및 낙태도 당시 우리 정부 주도하에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참... 인간으로서 잔혹함은 어디까지 가능한걸까요? ㅠㅠ

에빵님이 열도에 함 왕림하시어 다 혼쭐을 내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