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s baby diary]둘에서 셋으로

in #kr7 years ago

육아에 한창 정신 없는 나에게 오랜만에 친구가 안부를 물었다.
친구는 결혼한지 얼마 안된 신혼인데, 가까운 지인들 중에는 우리가 가장 먼저 아기가 생겨서 신기하면서도 궁금한게 많은 것 같았다.

“오빠랑 둘이 지낼 때가 좋아? 지금이 좋아?”
“오빠랑 둘이 지낼 때도 좋았지만, 지금은 더더더 좋아!”

육아는 정말 상상이상으로 어렵다는 것을 체험하면서, 모든 부모님을 존경하게 되었다.
특히 엄마들은 아빠와 ‘공동육아’를 한다고 하더라도,
몸이 임신기간 전의 몸이 아닌 상태에서 육아에 참여를 하기 때문에 정말 쉽지 않다.
또 모유수유를 하는 경우 오랜시간 같은 자세로 수유를 하니 허리고 목이고 늘 뻐근하다.
특히나 신생아때 한두시간 간격으로젖을 찾으면 씻는 거나 화장실 가는 것도 자유롭지 않다.
아무래도 ‘임신과 출산’은 모든 엄마들에게 쉽지 않은 과정이다.

출산 전 우리부부는 주말에 일어나고 싶은 시간에 일어나 배고프면 장을 봐서
서로를 위해 요리를 해주기도 하고 또 늘어지게 티비를 보면서 아이스크림을 먹기도 했다.
어쩌면 앞으로 이런 주말을 다시 누리기 위해선 아기가 좀 커야하기에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몸은 고되고 어쩌다 한번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초췌하다.
머리는 하나로 묶어 올렸음에도 아기와 씨름하다 헝클어져 있고,
다크서클은 얼굴 전체를 덮을 것만 같다.
그럼에도 나는 셋이된 지금이 더 좋다.
(육아를 한지 얼마 안돼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아기를 다시 뱃속으로 넣고 싶진 않다.)

갓 결혼 했을 때는 남편과 내가 한가족이란 느낌보다는 연애의 연장선인 느낌이었다. 연애 때와 달라진 것은 그저 데이트 후에 헤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평일에도 매일 남편의 얼굴을 볼 수 있고, 주말에 데이트 시간약속을 잡지 않아도 된다는 것, 그리고 휴가때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 등등 결혼해서 좋은 것들은 많았지만, 계속 연애하는 기분이 컸다. 그런데 아기가 생기고 나서는 세식구가 한 ‘가족’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가족이라는 한 덩어리가 생성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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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도 아기가 내 뱃속에서 나온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예쁘기도 너무 예뻤지만, 부모가 된 책임감 때문에 아기가 잘 크고 있는지에 대한 걱정이 앞서 부담감도 있었다. 부모가 되어보니 조금이나마 부모님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면서 내가 아기와 함께 성장하는 기분이다.
지금도 그 책임감과 부담감이 있지만,
주변사람들이 이 시기가 순식간에 지나가고 일초가 아깝다고 하니..
아기가 크는 모습을 눈에 더 많이 담고 즐겨야겠다.

-오늘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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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의 조그맣고 통통한 발과 발톱이 어쩜 저리도 예쁠까요 !
전 육아가 얼마나 힘들지 감도 안오고 그저 상상만 할 뿐이지만.. 육아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두려움이 밀려와요. 그와 동시에 제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과 미안함도요.

앤홍님의 육아를 응원합니다 :)

통통발~ 이뻐 죽겠어여ㅜ

아고~아가 발이 눈에 쏙 들어오네요:> 부모가 된 느낌이 가족이 된 느낌인 거군요~ㅎㅎㅎ

에이카님~ 감사해요! ㅎㅎ 세명이 한덩어리가 되니까 신기해요~

축하합니다~ (╹◡╹)♡

헤헤 감사합니다~!!

ㅠㅠㅠㅠ
판다양도 3개월뒤면 아가가 나오는데...
지금을 즐겨야겠네요 ㅎㅎㅎ ㅠㅠㅠㅠ

앗 3개월 뒤면 정말 100일도 안남았네요!
지금 둘일때 할 수 있는 소소한 데이트 많이 많이 해요~
(이미 많이 하고 계신 것 같긴하지만...헤헤)

일교차가 큰 날씨에요 감기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 짱짱맨~~~

홍님 오랜만에 오셨네요 :) 육아로 정신없으시군요!
아이가 생기면 가족이라는 덩어리로 뭉친다는 느낌 어떤건지 너무너무 궁금해요. 그나저나 아가는 발만봐도 저렇게나 사랑스러운데 말이죠- :)
육아일기 종종 올려주세요-!

주희님! ㅠㅠ 네 출산과 육아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ㅠㅠ
당분간 육아일기가 많이 올라올 것 같긴 하지만.. 그림도 열심히 그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