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에 갔다 왔다.
어제 잠을 못들고 아침에도 부정적 생각들만 가득해
상황의 심각성을 느껴 부랴부랴 대학병원 정신과를 예약했다.
병원에 가는 도중 지하철 역에서 갑자기 어느 할머니가 쓰러지셨다.
어제에 이어 또 오늘도 사고라니.. 다행히 그 할머니는 금세 정신을 차리셨고
주변에 있던 어떤 여성분이 자신이 대표로 119에 신고하겠다고 전화를 걸었다.
정신없는 하루였다.
정신과에 도착했는데 사람이 엄청 많았다.
한 시간 가량 기다렸다.
의사 선생님께 어제 사건을 설명해 드렸다.
..12층에서 베란다 난간에 메달려 있던 여자..
.. 그리고 결국 떨어진 여자..
의사 선생님이 왜 어머니는 같이 모시지 않고 혼자 왔냐며 한소리 하셨다.
사실 어머니에게 같이 가자고 했는데 어머니는 괜찮다면서..
아무튼 병원에 나와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 이야기를 하며 어머니는 괜찮냐고 물어보았다.
어머니 역시 어제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드라마를 생각하며 어제 그 사건을 잊기로 했다고..
집에 오자마자 어머니와 산책을 갔다.
어제 갔던 그 길을 그대로 걸으며 많은 이야기를 했다.
......
8시가 다 되어 집에 도착했다.
아버지와 같이 저녁을 먹으며 어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러던 도중에 아버지 회사 동료 이야기가 나왔다.
15일간 행방불명 되어 있었는데 알고보니 투신 자살한 거였던..
그냥 이렇게만 이야기 해서 장례식장만 간 줄 알았는데 여기에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고 한다.
경찰 추정 시체가 나왔고, 유가족 및 회사측의 신원확인이 필요한 상황에서
유가족 회사측 어느 누구도 그 분의 신원 확인을 하러 영안실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한다.
아버지는 아버지 팀에 속했던 사람이었기에 본인이 회사측 대표로 가서
퉁퉁 불었던 그 분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그러시면서
죽음을 미화하면 안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두려워 할 것은 아니라고..
삶이 있으니 죽음이 있는 것이고 죽음이 있으니 삶이 가치가 있는게 아니겠냐고..
마지막 말씀
귀하게 여겨집니다
날이 너무 덥습니다......덥다 ㅠ
고생많으셨습니다. 삶의 가치가 있다는게 다 그런것 아니겠습니까ㅠㅠㅠ
힘내세요~
빨리 회복되시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가족분들과 이렇게 대화하시는 게 좋아 보입니다.
그냥 "괜찮아."하면서 넘기는 게 아니라,
이렇게 얘기하면서 충격적이었던 장면들이 깊이 남지 않고 서서히 사라져가는 거겠지요.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힘내세요.
끔찍한 일을 목격하셨네요.. 정신과 잘 가셨어요. 어머니도 잠 못 자는 일이 계속 되면 정신과 같이 가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어머니가 정신과에 트라우마가 있으셔서 가능하면 안 가시려고 하셔서요. 어머니의 친한 친구분이 정신병원에 입원하셨었고.. 나와서도...
요새 계속 같이 저녁 먹고 산책하면서 서로 많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저는 약 때문인지 어제부터 잠에 잘 들더군요;;
몇일 전 글부터 쭉 보니 안좋은 경험을 하셨네요...
얼마나 놀라셨을까... 무섭네요 ...
되도록이면 어머니도 꼭 치료 같이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일상생활 힘드시겠지만, 노력 많이 하시고 건강 챙기셨으면 좋겠네요
그래도 위 누군가의 댓글처럼 주변에 얘기를 나눌 사람이 있어 다행입니다.
힘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