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자랑 같지만... ㅋㅋ 자랑하실만 하네요. 저는 학부때나 대학원 때나 교수님을 인간적으로 대해본 적이 앖었던것 같아요. 학부때는 공부를 잘해서ㅋ 자동이쁨을 받았지만, 대학원 때는 한국 학생을 거의 증오하는 지도교수를 만나 무지하게 고생했고, 내가 쓴 논문 draft는 수도없이 내 얼굴위로 던져지는 수모를 당하며 겨우겨우 석사를 딴지라ㅜ, 사실 논문이 허접하긴 했어요. 과정 끝나고 애낳고, 그때까진 좋았는데 나중에 돌아갔을 땐 거의 시간 맞춰 졸업하는게 목표여서, 연구고 나발이고... . 그래서 저는 졸업식 때 단체사진도 안찍었어요. 그 교수 무서워서ㅜ 인간적으로 좋아하고 따르던 교수님이 계셨다는 사실은 굉장히 의미있으셨을 듯 합니다. 같은 성인으로 동등한 입장에서의 인간관계를 기본으로 바탕에 두고 이루어진 관계이니 귀하게까지 여겨집니다. 부고소식은 그야말로 안타깝네요. 선택한 가족을 부양하며 그리워 하다가 돌아가신... 그리고 읽은 릴케의 글귀는... 참 좋네요. 오늘도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ㅎㅎ
우리 교수님이 대학원은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공부해서 아는 것을 갖고 와서 자랑하는 곳이라는 마인드셨거든요. 다른 교수님들은 말은 그렇게 안 하셨지만 수업 방식이 딱 똑같았어요. 발표 토론 발표 토론이죠.
매 수업당 최소 한 챕터 정도의 영문 서적을 읽어가는데 그게 저한테는 한글 읽는 것보다 오히려 편하니까 적은 양이지만, 일반 대학생 정도로 영문을 이해하는 분들한테는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요하는 거죠. 그렇게 해도 뭐 하나라도 잘못 이해해오지 않는 일이 드물 수밖에 없었구요. 그래서 '잘하는 아이'라는 건 사실 농으로 자랑이라 하는 거지만 그냥 당연한 거였는데, 선생/교수 위치에 있는 사람이 학생이 잘하는 것만으로 반드시 그 학생을 잘 대하는 것도 아니고...인간적인 유대감이 없으면 사실 불가능한 일이죠. 그런 면에서 저는 그분을 만난 게 참 행운이었습니다.
제가 원래 글만 이런 게 아니라 가족한테도 마음 표현을 잘 안하는데, 가까운 사람들이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 있으리란 법이 없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 계기였죠...뭔가 표현 방법을 생각해봐야겠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