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특집] 서울 25개 기초의회 업무추진비 추적기 - 주말에도 업무추진비를 사용, 설마 일했다고?

in #kr7 years ago (edited)

기획재정부의 [2018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르면, 법정공휴일과 토, 일요일에는 원칙적으로 업무추진비를 집행하는 '클린카드'를 사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다만, 출장명령서, 휴일근무명령서 등 증빙자료를 제출해 사용의 불가피성을 입증하는 경우에만 그 예외가 되는데요, 그렇다면 서울 지역 구의회 의장단의 업무추진비 사용은 이러한 원칙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업무추진비의 집행 요일별 사용건수를 확인해 본 결과, 주말이나 평일 구분 없이 일상적으로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는 자치구들이 적지 않은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용산구, 강동구, 구로구의 경우 전체 집행건수 중 토·일 주말 사용 비중이 20%가 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가 넘는다는 것은,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비슷하게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는 이야기겠죠?

반면 성북구의 경우 주말 집행건수가 0건이며, 도봉, 노원, 은평, 영등포, 강남구 등은 주말 사용비율이 0.3%에서 2% 수준으로 매우 낮게 나타났습니다. 주말에 지역행사가 많은 기초의회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기초의회별로 주말에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건수가 매우 차이가 크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모두 지역 행사에 사용했다고 우기기 어렵다는 얘기겠죠?

요일 별 집행 건수.jpg

그렇다면 지역행사 및 간담회가 열리지 않을 명절연휴기간에는 어떨까요?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업무추진비를 열심히 쓴 용산, 강동, 구로구 의장단의 2017년 추석 연휴기간 사용내역을 살펴보겠습니다. 황금 같은 꿀 연휴로 잘 알려져 있던, 2017년 9월 30일부터 10월 9일 한글날 까지 총 10일의 연휴 중 토·일을 제외한 10월 2일(월) 대체휴일, 10월 3일(화) 개천절, 10월 4일(수) 추석 당일, 10월 5일(목) 추석연휴, 10월 6(금)일 대체휴일, 10월 9일(월) 한글날 총 6일의 사용내역을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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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이면서 추석 바로 전날인 2017년 10월 3일(화), 강동구에서는 ‘수행직원 오찬 간담회 경비’와 ‘의정활동 간담회 경비’의 명목으로 식당에서 사용한 내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구로구 또한 ‘의정활동업무 추진’이라는 목적으로 2건의 집행내역이 존재했으며, 용산구도 ‘의장 의정활동 및 직무수행을 위한 제경비’라는 내용으로 2건 식당에서 집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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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추석 당일인 2017년 10월 4일(수)에도 용산구 행정위원장은 의정활동 및 직무수행을 위해 일번지마트에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했습니다. 추석 당일에, 마트에서 장을 보는데 업무추진비를 썼다니, 정말로 '업무'를 위한 것이었는지 상당히 의심이 가는데요, 어쨌든 이처럼 추석연휴와 한글날 역시 꾸준히 업무추진비가 집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말 집행 건수와 추석연휴 사용내역은 기초의회 의장단들이 사적으로 업무추진비를 사용한다는 의심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특히 집행사유를 밝히게 되어 있는 내역란에서는 구체적인 사용 목적을 밝히지 않고, 간담회 경비, 의정활동업무추진, 직무수행을 위한 경비등으로 아주 형식적으로만 기재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시민들은 의장단이 휴일이나 추석연휴기간에 어떤 직무수행을 위해, 왜 사용했는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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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팀합니다
선거를 앞두고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참 많네요

감사합니다. 금방 또 다른 사례들을 살펴 올릴 예정이니 관심 가지고 지켜봐주세요 ^^

흠.. 이런건 신고못하나요? 진짜 세금가지고 뭐하는짓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