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그러니까 아직 고래가 하늘 위를 날아다니던 때의 이야기야.
그때는, 정말 옛날이었으니까, 모든 것이 지금보다 작았어.
얼마나 작았냐면 태양이 지구만하고, 지구가 달만하고, 달이 공만했지.
물론, 고래도 멸치만큼 작았어.
상상이 잘 안가겠지만 아무튼 이 멸치만한 고래는 열심히 하늘을 떠다녔어.
고래가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냐고? 그야 그 때는 멸치처럼 작고 가벼웠다니까?
어찌나 작고 가벼운지, 고래는 끝을 모르고 계속 높이, 더 높이 올라가다 결국에는 신까지 만나게 되었어.
고래를 본 신이 말했지.
여기까지 올라온 건 고래 네가 처음이구나. 상으로 소원을 하나 들어주마.
그래서 고래가 곰곰이 생각을 하는데, 별로 부족한게 없거든.
그래도 신이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데 그냥 갈 수는 없어서 어서 어른이 되게 해달라고 빌었어.
왜냐면 그 때는 아주 옛날이었으니까 모든 게 다 어린이나 다름없었거든. 원래 어린이들은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하는 법이잖아?
그렇게 소원을 빌고 다시 지구로 내려온 고래는 누구보다도 빨리 어른이 되었어.
수염이 길게 나고 몸집도 점점 커지더니 목소리도 굵고 낮게 변했지.
그런데 점점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
고래가 어른이 되고 나니까 지구에 사는 온갖 동물, 식물들이 다 시름시름 앓기 시작한거야.
고래는, 그 때는 고래가 가장 어른이고 가장 똑똑했으니까, 금방 답을 찾을 수 있었어.
그게 다 자신의 커진 몸 때문이란 걸 말야.
지구는 달처럼 작은데 고래만 고래만하게 커다랗게 되었으니 그 밑에 있는 땅에는 햇빛이 안들 수 밖에...
그래서 풀도 시들고, 풀 먹는 짐승들도 굶어가고, 또 그 짐승들을 잡아먹고 사는 맹수들까지도 전부 다 시름시름 앓 수 밖에 없었던거야.
그 때 부터 고래는 햇빛을 가리지 않으려고 요리조리 자리를 옮겨 다녔지만, 몸은 너무 크고 또 지구는 너무 작았던 모양인지 아무런 효과도 없었어.
오히려 여기저기 해를 다 가리고 다니니까 땅에서는 다들 아파서 끙끙 앓는 소리만 더 커져갔지.
결국 고래는 결심을 했어.
자신이 햇빛을 가려 땅에 있는 모두가 고통을 겪는다면, 처음부터 해가 들지 않던 바다 깊숙히 숨어야 겠다고 말이야.
고래는 그렇게 조용히 바다 속으로 들어갔고, 그래서 지금까지도 바다 속에 살고있는 거야.
사실 이 동화(?)는 한참 휴가에 목말라 있던 군인 시절 병영문학상에 출품해서 포상 한 번 받아보겠다고 쓰던 소설『고래병원 』에 인용할 목적으로 만든 가상의 우화입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보니 요즘 스티밋의 상황과 놀랄만큼 잘 맞아 떨어져서 한 번 포스팅해봤습니다. 메르헨이라는게 또 막 해석하고 사족달고 그러다 보면 그 맛이 떨어지기 마련이니 어떤 면에서 잘 맞아 떨어지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겠습니다만 갑자기 을지문덕의 시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요?
神策究天文 (귀신같은 책략은 하늘의 이치를 다했고)
妙算窮地理 (오묘한 계획은 땅의 이치를 다하였다)
戰勝功旣高 (전쟁에 이겨서 그 공이 이미 높으니)
知足願云止 (만족함을 알고 그만두기를 바라는 바이다)
엄지척!!!
스팀잇에서 영감을 얻어 쓴 동화인 줄 알고 은유와 통찰에 놀라웠어요.
스팀잇을 만나기 전에 쓴 거라니 선견지명 같은 건가요?^^
사사공님, 이러니 제가 사사공님을 좋아해요 ㅎ
요것조것 재능이 다양하네요.
스팀잇에서 재능 뽐내주세요.
이글은 고래님들 포함 많은 분들이 읽어주셔야 하는데 말이죠. 리스팀할게요. 저는 힘이 없지만 말이죠. ^^
헐... 방금 마담님이 리스팀 해주시자마자 갑자기 조회수도 늘고 보팅도 늘었네요 ㄷㄷ 감사합니다 ㅠㅠ
사사공님 글을 더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했어요.
제가 능력이 된다면 그림으로 그리고
영어로 번역해서 포스팅하고 싶은데 능력이 안되네요.
누구 부탁드릴 작가님이 없을까 고민 중입니다.
와.. 대박... 저 이 동화 완전 좋아요..... 대박!!!!!!!!!! 너무 멋져!!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사실 씨마님 고래 그림을 넣어볼까 생각했는데 허락을 못받아서 그냥 재사용 가능한 이미지로 했어요 ㅋㅋ
씨마님이 그림으로 그려주시면
사사공님의 이야기가 더욱 빛날 것 같네요.^^
엇.. 저도 하면 굉장히 좋을 거 같은데... 그래도 될까요? 쉬엄쉬엄 기한 없이 하면.. ㅠ 엄청 좋을 거같아요.. 예쁜 작품..나올 거 같은..
사사공님 어떤가요?
허락해주실 건가요?
제가 꼭 마담뚜 같네요ㅎ
헐... 저야 해주신다면 너무 감사하죠 ㅠㅠ
안에 담긴 뜻이 어떤지 모르지만 정말 잘 읽고 갑니다.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멸치 만한 고래.
기억해 주신다면 정말 기쁠 것 같네요 :)
그래서 병영문학상은 받으셨나요?^_^
동화가 멋진데요~!!!! 포상휴가 받으셨을 것 같아요~!!
아쉽게도 완성을 못한 채 전역해서 그대로 방치되어 있습니다 ㅠㅠ 언젠가는 완성하고 싶네요 ㅋㅋ
아.. 아쉽네요.ㅠㅠ
잘일고 갑니다 ~~ ^^ 고래는 뭔가 동화랑 잘어울리는 동물 ? 인거 같아요 ~~
뭔가 신비로우면서도 친근한 느낌이 있죠 ㅎㅎ
멋지네요 풀봇 날립니다
혹시 저작권을 온전히 가지고 계신거죠?
그림책으로 만들면 좋을듯 한데 가능할까요?
넵 온전히 제 창작물이고 어디에도 귀속되어있지 않습니다! 제 글이 책으로 나온다고 생각하면 전 당연히 꿈만 같지만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을까요 ㄷㄷ
제가 아는 그림책 작가에게
스토리를 얘기해 보겠습니다
관심을 보이면 연락드리겠습니다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세요...
말만이라도 너무 감사하네요 ㅎㅎ
잘읽었어용 ㅎㅎ풀봇과리스팀으로응원합니다!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우아한 글이네요....
그리고 지금 스팀잇에 필요한 글인거 같아요
팔로우 하고 갑니다
저도 팔로우했어요! 칭찬 감사해요 ㅎㅎ
하늘을 날던 고래가 바다로 들어가다 ㅎ
재미있는 발상이네요. ^^
진화학상으로도 이라크 지역에서 살다 먹이 경쟁에 밀려 바다로 들어간 것이니 뭐 아주 틀린 말은 아닙니다 ㅋㅋㅋ
아 진짜요? 몰랐어요. 신기
멋진 동화네요.
고래의그늘에서 시름시름 앓고있는 건
우리의 오늘과도 같네요 ㅋ
잘 읽어보았습니다
오늘 너무 많은 칭찬을 들어서 머리가 어지럽네요 ㅋㅋ 감사합니다! ㅎㅎ
감명깊은 동화네요.
어릴 때 포유류인 고래가 왜 바닷 속에 살지? 하며 의아해했었는데..
동심을 자극하는 진정한 동화입니다.
좋은 글 계속 보고 싶어 팔로우하고, 미약한 뉴비지만 보팅도 하고 갑니다^^
저도 어릴 때 많이 궁금했습니다 ㅋㅋㅋ 저도 팔로우 하고 가요 :)
와.. 그저 감탄합니다.
감탄 감사합니다! ㅋㅋ
상상의 고래가 춤을 추네요. 하늘을 나는 고래, 바다 깊이 들어가 살게 된 이야기. 재미있네요. 덕분에 즐거운 상상을 해봅니다. ^^ 팔로우할게요.
상상의 고래가 춤을 춘다는 말 왜이렇죠 재미있죠 ㅋㅋ 상상의 나래 사촌같은 느낌! 저도 팔로우 했어요 ㅎㅎ
고래하니까 스팀잇의 고래님들이 먼저 떠올랐네요 ㅋㅋ 재밌는 단편인것 같아요!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의도한건 아닌데 이제와서 보니 저도 딱 스팀이 생각나더라구요 ㅋㅋ
저도 하늘을 나는 고래를 소재로 조금 끄적거린게 있어서 호기심에 들어왔어요 ㅎㅎ 제 이야기랑은 다르지만 지금 스팀잇의 상황 또한 떠오르는 동화였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ㅎㅎㅎ
로망님 이야기도 궁금해요! 포스팅 하신 글 중에 있나요? 있다면 찾아보고 싶네요 ㅎㅎ
아직 긴 소설의 초기 설계 단계라 포스팅은 없답니다ㅠㅠ.. 나중에라도 보여드릴 기회가 있었응면 좋겠네요 :)
헉! 가상의 우화! 스토리가 의미심장합니다. 멋진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프사 때문인지 뭔가 묘한 기분이 드네요 ㅋㅋㅋ 감사합니다!
너무 멋지네요^^~
시인 백석의 동화시를 보는듯해요
자주 와서 볼게요~~^^
과찬이십니다 ㅠㅠ 저도 팔로우 했어요 :)
팔루우 했어요^^ 재미있네요
감사합니다! 같은 성남시민이네요 ㅋㅋ
오 성남인이시군요 ㅋㅋ 더 반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