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O에서 벗어나다

in #kr7 years ago (edited)

코인판 호황기이자, 이더리움이 크게 폭등했던 5월. 코인에 입문했다.  비트코인은 들어봤으나 작동 원리는 단 1도 이해하지 못했고, 이더리움이며 알트코인이 뭔지도 몰랐다.  그러다 우연히 5만원일때 알게된 이더리움,  7만원에 처음 구매해보고 11만원에 가진돈을 모두 털어넣어 추매했다. 당시 엄청난 코프가 끼어 48만원 근처까지 갔던걸로 기억한다. 최고가에 팔지는 못했지만 꽤나 짭짤한 수익을 보았다. 이거구나, 싶었다.  곧 내집 마련의 꿈, 빌딩주의 꿈이 눈앞에 그려졌다.  

그땐 이더리움이 곧 100만원을 찍고, 비트코인을 뛰어넘어 시총1위,  300만원 고지에 도달할 것 만 같았다.  다들 그렇게 생각했다. 불과 6개월 전이지만 아득한 옛날처럼 느껴진다. 그후 의기양양해져 폴로닉스-비트렉스로 건너갔다.  그땐 모든 코인들이 우상향 중이라, '양계장'이 유행했다. 마치 축사에 닭을 키우듯 폴로닉스 모든 코인을 조금씩 보유하는 전략. 난 하진 않았지만 그렇게 해도 수익이 났었다. 오늘의 고점이 내일의 저점이었다.  분명 정상은 아니었으나, 누가 거품이다, 곧 꺼질꺼다 라고 얘기하면 뭇매를 맞기 십상이었다. 

떡락장과 떡상장이 몇차례 반복되었지만,  존버-장투족이 우세했다. 내가 썼던 지난 포스트에도 흔적이 남아있다. '존버' '장투'  꽤나 많은 호응이 달렸다. 이제와선 소용 없는 말이지만.  여하튼 내가 건드렸던 수만가지 코인들은 다 토막이 났다. 세토막 네토막을 넘어 오체분시되고 십토막이 넘게 났다.  DGB, 스트라티스, 게임크레딧, 핑크, 스텔라, 큐텀, 오미세고, 네오, 아덱스, 트리거, 모나코, 코모도, 라이즈, 리스크, 버지 등등... 

나는 바보 같게도 오만가지 코인을 다 건드렸다. 뭔지도 모르면서, 남들이 좋다니까, 차트가 오르니까 미친듯이 따라서 탔다. 펌핑하면 사고 덤핑되면 팔았다.  50프로 손절, 60프로 손절 여러차례 했다. 매매중독으로 의미 없는 매매만 수백번, 그것도 비쌀때 사서 쌀때 팔았다. 그러면서 알았다. 나는 투자에 재능이 없구나. 

코인으로 인생 역전을 바랐던 나는 그저 평범한(혹은 이하의) 투자자였던 것이다.  수익률 좋은 몇몇 사람과 나를 비교하며 절망에 빠졌다. 그렇게 계속 잃기만 하던 와중에 정산을 해봤다.  비트갯수는 엄청나게 줄어들었지만, 비트가 올라가 결국엔 손해를 보지 않은 상황. 블랙코미디 같았다.  최악은 면했으니 괜찮은건가?

처음에 이득본 이더리움을 가만히 가지고 있었더라면 수익률이 더 나았을 꺼다.  아니면 '강남 아줌마 매매법' 이라 불리는 방법을 썼어도 좋았다. 비트코인을 사놓고 가격은 잊은채 놀러다니는 게 훨씬  수익 좋다는 그 방법. 여러가지 잡코인을 건드리지 않고 우량코인에 넣어두었더라면 훨씬 좋은 수익률로 지금쯤 웃고 있었을테다.

FOMO.  Fear of missing out. 못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 이게 제일 무서운 놈이었다. 스멀스멀 기어나오는 이놈만 묶어 놓고 막으면 투자가 된다.  적어도 잃지는 않거나 마음만은 편하다.  올라가는 코인을 보면 올라타고 싶다. 내가 가진 다른 코인을 팔고 그 코인에 올라탄다. 그땐 이미 늦었다. 하루에 50%, 100% 오르는 코인을 보면 배가 아프다. 배고픈건 참아도 배아픈건 못참는다 했지. 아무거나 줏어먹으면 체한다. 되도 않는 욕심만 버리면 된다. 남들이 버는건 그냥 남들이 버는거다. 

단타-스윙에서 벗어나 우량코인 몇개만 남겨두고 추세에만 대응하기로 했다. 돌고 돌아왔지만 결국엔 존버-장투가 옳은 길이었다.  '비싸게 사놓고 물린 놈이 장투 타령한다'고는 한다. 하지만 다 그런거다. 원래 인생은 실패에서 배우는 거다.  빠른 시간에 큰 수익을 내고 싶다는 과한 욕심은 버렸다. 하지만.. 아직 한가지는 버리지 못하겠다. 과도한 수익에 대한 허상은 버렸지만, 내집 장만과 빌딩주의 천박한 꿈은 버리지 못하겠다. 결국에 블록체인 기술이 내 운명을 바꿔다 줄것이라는 그 꿈.  크게 한탕 하고만 싶은 속물 근성. 그것만은 버리지 못하겠다. 결국 배운게 없는 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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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음~? 흥미로운 포스팅이군요.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백번 공감합니다!!!

넵 감사합니다. 참 수익내기 힘드네요..

맞습니다 저도 초반에 단타로 조금씩 따다가
가두리양식 한번 당하고 회복한다고 단타 계속하는데
수익도안나고 스트레스가 크네요
그래서 오늘부터 존버로 갈아탑니다!

네. 결국에 단타는 잃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당장 눈앞의 몇프로를 노리다가 크게 물리는 경우가 워낙 많네요. 존버로 크게 성공하시기 바랍니다~~~

공감되네요.^^

공감 감사드립니다 ^^

글의 내용은 뒤로하더라도, 글의 전개가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글의 시작과 마무리가 특히나요 ^^ 글을 잘쓰시나봐요~ 종종 놀러오겠습니다. ^^

과분한 칭찬에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새로 가입하신 것 같은데 스팀잇 잘 적응하시고 자주 놀러오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결국 욕심을 조금 버리고. 급하게 굴지말자. 가 정석이군요

정말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