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일단 같은 플랑크톤으로서 리스팀합니다. ㅎㅎ 그런데, 모순이라는 표현이 좀 애매하네요. 사실 스팀잇은 해피바이러스님이 말씀하시는 그 모순을 허용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모순이라기 보다는... 한계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스팀파워를 가진 고래들이 강한 영향력을 가지는 것 자체가 스팀잇 생태계를 돌리는 핵심입니다. 이들이 가진 힘은 채굴된 스팀이 생태계에 어떻게 배포될지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리고 이 자체는 스팀잇에 내재된 게임의 룰이라서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해피바이러스님은 여기서 "배포 영향력을 가진 고래가 자기 속만 챙기다보면 이 생태계는 망할 것이다" 라는 주장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일리있는 주장이죠. 그런데 여기서 부터 제 생각은 좀 다른데요.
1 스팀잇의 존망은 고래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고래들의 공익성(?)에 스팀잇의 미래가 달린 것이라면 스팀잇은 100프로 망할겁니다. 이들은 체계적인 조직체도 아니고, 이 생태계의 미래를 염려해야할 책임과 의무도 없습니다. 그들은 언제든지 개인의 사정에 따라 암호화폐를 사고 팔 수 있습니다. 해피바이스님의 말대로 이 생태계를 위해 균형있는 스팀 배분에 모두 기여해준다면 참 좋은 현상이지만 너무 이상적입니다. 모든 대기업이 청년 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매년 2000명을 의무적으로 채용해주면 참 좋겠지만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2 스팀잇의 미래는 성장하는 플랑크톤에게 달렸다.
스팀잇의 미래는 이 블로그에 자신의 진실한 조각들을 남기는 양질의 블로거들에게 결정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로그 플랫폼으로서 스팀잇의 차별성은 컨텐츠에 대한 보상입니다. 해피바이러스님도 적었듯이요. 페이스북이나 구글, 네이버는 구성원이 꾸려놓은 막대한 빅데이터로 어마어마한 부를 해쳐먹고 있습니다.
스팀잇은 여기에 부당함을 느끼는 양질의 블로거들을 끌여들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어서 허접한 블로깅 시스템을 개선해야 합니다. 지금은 너무 허접하잖아요... 이모티콘도 없어.. (스팀으로 사게 해줘!!!!)
좋은 블로거들은 스팀 가격이 떨어져도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쉽게 떠나지 않습니다. (싸이월드 생각이 불현듯 스쳐가지만... 글이 너무 길어져 생략할게요. )
시간이 지나면서 좋은 컨텐츠가 쌓이고 지금의 플랑크톤들이 성장할 수록 더욱 안정적인 구조가 되어 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는 스팀이나 암호화폐의 등하락에 대한 애상보다는 자신의 생각과 일상, 그림과 사진, 예술과 철학, 과학과 기술... 각자가 살아가는 이야기가 많아져야 할 것 같습니다. 맘같아서는 암호화폐 등락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다운보팅을 하고 싶기도.. 너무 암호화폐 얘기가 많으니 다단계처럼 보이잖아요? 하지만 그것도 개인 관심사니 어쩌겠어요.
그래서 저는 스팀잇의 미래는 몇몇 고래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가게 될 수많은 플랑크톤에게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발 이 개떡같은 글쓰기 기능들이 좀 개선되었으면 좋겠네요!! 아무리 콘텐츠 보상이라는 강력한 컨셉이 있어도 이래서야 페이스북 세대를 끌어들 일 수 없을 겁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