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그린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2014
예전에 아는 형이 나한테 '병신이란 말은 장애인을 비하하는 말'이라고 했다. 그뒤로 의식하고 나의 언행을 살펴보니 실제로 그 단어를 많이 쓰고 있었다.
병신 (病身)
: 신체의 어느 부분이 온전하지 못한 기형이거나 그 기능을 잃어버린 상태. 또는 그런사람.
지금은 절대로 그 단어를 사용하지 않지만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초중고등학생은 물론 대학생, 직장인들 상관없이 '병신', '장애인'이란 단어를 욕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그것을 지적하면 '진지병'이나 '선비' 등의 말로 어물쩡 넘어가곤 한다. 심각한 문제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과거를 되새겨보길 바란다. 우리는 2016년이 병신년이라며 마케팅하는 수많은 글들을 마주하지 않았는가. 소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에서 존 그린은 무겁지 않은 분위기로 이런 사회적 문제들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주인공인 헤이즐은 영리하고 밝은 열여섯살 학생이자 말기 암환자이다. 특별한 약 때문에 상태가 심각해지는건 막았지만 이미 폐에 종양이 전이 된 탓에 365일 거추장스러운 산소 탱크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 헤이즐은 독서를 굉장히 좋아한다. 밖에 나가지 않고 책만 보는 헤이즐을 우울증이라고 판단한 헤이즐의 엄마는 헤이즐에게 한 서포트 그룹에 참석해 볼 것을 권유한다. 그 그룹의 공통점은 참석 인원 모두 헤이즐과 같은 나이대라는 것과 모두 상태가 심각하든, 심각하지 않든 불치병과 남은 인생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헤이즐은 종교적 색채가 짙은 서포트 그룹에 지루함을 느끼고 있었는데 우연히 어거스터스라는 남자 아이를 발견한다. 어거스터스는 훈남이었고 말하는 것 역시 매력적이었다. 또한 어거스터스도 헤이즐에게 호감을 표했다. 열여섯살이 될 때 동안 처음 느껴본 감정이었다. 둘은 좋아하는게 같았고 그런 것들을 공유하며 자연스레 친해졌다.
대신, 수학 얘기를 할까해요. 제가 수학자는 아니지만 한가지 아는게 있거든요. 0과 1사이에는 무한대의 숫자들이 있대요. 어떤 무한대는 다른 무한대보다 크죠. 저는 어거스터스 워터스가 가진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원해요. -헤이즐 그레이스 랭커스터-
아무튼 미래에서 온 과학자가 저한테 로봇 눈을 주면서 껴보라고 한다면, 그냥 꺼지라고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거스, 네가 없는 세상은 보고싶지 않기 때문이야... 그렇게 얘기한 다음에 로봇 눈을 껴보겠습니다. 그건 끝내주잖아요. -아이작-
상처를 받을지 안 받을지를 선택할 수는 없지만 누구로부터 상처를 받을지는 고를 수 있어요. 난 내 선택이 좋아요. 그 애도 자기 선택을 좋아하면 좋겠어요. -어거스터스 워터스-
기본적으로 이 소설은 성장 소설이자 연애 소설이다. 하지만 단순히 헤이즐의 성장만을 나타낸 것이 아니라 장면 하나하나에 장애인을 대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그려져있다. 어떤 사람들이 편견을 가지기도하고 욕설로써 비하하기도 한다. 가끔씩 우리는 장애인이 아닌, 예컨데 몸이 다치지 않은 사람들을 정상인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장애인의 반댓말은 정상인이 아니라 비장애인이며, 장애인이든 비장애인든 다를 것 없이 모두 정상인들이다. 헤이즐과 어거스터스는 상대방이 어떤 모습인지 신경 쓰지 않는다. 그저 서로의 말투와 성격과 느낌을 공유할 뿐이다. 자칫하면 민감하게 번질 수 있는 문제를 자연스럽고도 무겁지 않게 풀어낸 소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는 최고의 작품이다. 아직도 장애인을 비하하는 사람이 있다면, 혹은 가벼운 성장 소설을 읽고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흔한말로 사람위에 사람없고 사람밑에 사람없다고 하던데 ...
인간존중을 배울수 있는 책이군요 책소개 고맙습니다
맞아요. 다름은 있지만 옳고 그른건 없죠. 모자란 글인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젠가 꼭 읽어야지 하고 마음먹은 책인데 잊고 있었습니다. 안내 감사드려요! 더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인권에 관심 갖길 바랍니다. 리스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인데도 읽어주시고 리스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을 읽고 생각난 이야기 있어 누군가에게는 칭찬도 아플 수 있습니다라는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분명 글을 쓰기 이전에 허락을 구해야했던 것인데 늦어서 죄송합니다.
허락없이 인용하셔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감사하죠~ 글 꼭 읽어볼게요!!
읽고 나누고 싶은 경험이 있어 그들에게는 동정도
사치다 를 작성하게 되었어요. ^^ 이렇게 이어 진다는 것이 재미있네요..전 @Kmlee 누군가에게는 칭찬도 아플 수 있습니다를
리스팀했어요~^^
리스팀 감사합니다. 저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링크하는 법 알려드렸더니 이렇게 바로 사용하셨군요!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요즘 무료한데 읽어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자주 찾아와주세요~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꼭 읽어보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꼭 읽어보세요. 최고입니다.
예전에 읽으려다 말았던 책인데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좋은글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자주 놀러오세요!
저도 같은 맥락으로 일상적으로 쓰는 "결정장애", "~~~ 암 걸리겠네" 와 같은 표현을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 감사드려요 ^^
맞는 말이에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멋지다
부끄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