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머랭 쿠키'라는걸 만들어봤습니다.... 크게 실패한 것입니다 ㅠ

in #kr7 years ago

뭔가 맛있는게 먹고싶었습니다.
집에서 간단하게 디저트를 만들게 없을까 보다가 발견한게 머랭쿠키였습니다!
사람들이 간단하댔습니다. 유투브를 보니 재료도 몇가지 필요없고, 정말로 간단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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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를 준비해 봤습니다.

계란 두개, 그리고 설탕만 있으면 충분했습니다!
이렇게 간단하게 달고 맛좋은 쿠키를 만들수 있다니...
진작에 알았다면 좋았겠지만,
진작에 알았으면 더 빨리 실패했을 뿐일겁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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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자만 분리해 냈습니다.

여기까지는 아주 쉬웠습니다. 기분이 좋았습니다.
처음이었지만 요령 좋게 노른자를 분리해 내고나니
정말로 파티쉐가 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이제 흰자를 거품기로 탈탈탈 털어 거품만 내면 되는겁니다.
그까짓거! 간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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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거품을 살짝 내봤습니다.
3분도 안걸렸습니다.
유투브를 보니 이렇게 하고는 계량한 설탕 1/3을 넣으라고 했습니다.
설탕... 계량 같은건 필요없습니다.
사실 제대로된 설탕도 없습니다.
예전에 홍차에 넣어 먹다가 냉동실에 넣어둔 앵무새 설탕이 생각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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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설탕을 넣고 마구 저었습니다.
각설탕이라서인지 잘 안녹았습니다... 달그락달그락 달그락달그락
그럭저럭 녹기 시작하니 흰자가 설탕을 따라 노래졌습니다.
어쩐지 기분이 좋았습니다.
일이 착착 진행되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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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설탕을 계속 넣어주라고 들었습니다.
이전에 넣은 설탕이 적당히 녹았기에 새로운 설탕을 넣어주었습니다.

덜그럭덜그럭 바스락바스락...
설탕이 잘 안녹았습니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것입니다!
머랭이 단단해질때 까지 젓고 젓고 또 젓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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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걸죽해 지는게 느껴집니다.
아아 팔이 빠지기 전에 끝이 보여가는 기분이에요!
그렇지만 아직 안녹은 설탕이 가스락 가스락대고 있습니다.
앵무새 설탕은 잘 녹지 않아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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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떠오른 설탕이 있었습니다.
예전에 호텔에서 훔쳐온 설탕입니다.
원래 설탕을 먹지 않아 찬장에 고스란히 있었던 겁니다.

새로운 설탕을 넣고 젓고 젓고 또 젓고...
30분간 저어줬습니다...
팔이... 너무 아픈 것입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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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완성했습니다.
머랭이 탄탄하게 서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이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정도 모양은 유지되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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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브에서 보니까 짤주머니에 넣어주는 거랍니다.
저도 넣었습니다.
짤주머니는 없으니까 크린백에 숟가락으로 퍼서 넣어줬습니다.

이제 저 한쪽을 가위로 작게 자르고 머랭쿠키를 예쁘게 짜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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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음... 예쁘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그래도 먹을 수 있어 보이는겁니다.
유투브에서는 아래에 종이를 깔아주지만
그런건 집에 없는것입니다.
집에 없는건 필요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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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레인지에 넣었습니다.
30초씩 여러번 돌리면 바삭바삭 달콤한 머랭쿠키가 된다고 했습니다.
유투브에서 그랬습니다.
저는 믿었습니다. 사진을 찍을때 까지 믿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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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레인지에서 30초를 돌린 모습입니다.

부풀어오른다고 했는데 정말 부풀어 올랐습니다!
얼른 먹어보려고 손으로 잡았지만 겉이 흐물흐물 합니다.

30초 더 돌리면 딱 알맞게 구워지겠구나! 생각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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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fail...인 겁니다 ㅠ

제가 만든 머랭쿠키는 풀이 죽었습니다...
저도 따라서 풀이 죽었습니다...
겉은 여전히 흐물흐물 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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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놓아줄 때입니다.
원래 있던 곳으로 가렴... 행복해 머랭쿠키야 널 잊지 않을게...

이렇게 끝나버릴줄 알았습니다.
그렇지만, 너무 많은 재료가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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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재료를 한 번에 올렸습니다.
전자레인지에 50초쯤 돌리고 나니 이렇게 된것입니다.
모양이 집을 짓고 있는 저그 일꾼 같습니다.
겉보기에는 이래도 먹을 수 있는 것입니다!!!

맛은... 아주 단 것입니다... 너무나도 단 것입니다 ㅠ
아아아 입에 넣자마자 이가 썩는 맛입니다 ㅠ
설탕이 잘 안녹아서 알갱이가 이를 콕콕 찌르는 기분인겁니다 ㅠ

다시는... 다시는 머랭쿠키 만들지 안을겁니다 ㅠ 다시는 안만들겁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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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ㅋㅋㅋ 이 모든 고충 진정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죠
저도 해봤다가 완전 맨붕에
팔이 빠지는 고충을 겪은뒤
'아~ 이래서 전동 쉐킷쉐킷이 필요한 거구나'라는 사실을 알았더랬죠 ㅋ

하지만 실패는 성공의 머무이

담번에는 더 잘 할 수 있을겁니다 쿠보님 ㅋㅋ

저는 머랭치기가 어렵대서 '까짓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남들이 어렵다는건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ㅠ
인터넷 찾아보니 전동 거품기가 생각보다 안비싸더라구요 ㅠ
마음의 상처가 너무나도 커서 ㅠ 당분간 마음을 추스르며 백설탕이랑 거품기를 장만한 후에
다시 도전해봐야겠습니다 ㅎㅎㅎ 고맙습니다 소철님~!

전동 쉐킷쉐킷은..
내 어깨에 대한 사랑입니다 ㅋㅋ

큐보님, 음식이 장난입니까?

아... 시작할땐 무척 진지했었습니다 ㅠ

전설의 머랭치기..!! 어렵다던대 히히 잘보고갑니다!

정말 남들이 어렵다는건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ㅠ
중간에 쉴 수 없고 끝날때 까지 끝난게 아닌 고통...
선배한테 끌려가 마음에도 없는 등산할때 들었던 기분이었습니다 ㅠ

설탕으로 전을 하셨네 그랴~~
아 머랭~ 아 머랭~ 아 머랭 파티~~

직접 드셔보시면 커~다란 뽑기 같은 맛입니다 ㅋㅋㅋ
이에 닿기만해도 이가 썩어들어가는 느낌입니다 ㅠ

저도 예~전에 한번 시도해보고 그 뒤론 절대 안하는데.. ㅋㅋ
보기보다 만들기가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ㅠ

역시 베이킹에 쉬운건 없다는걸 느꼈습니다...
재료가 간단하면 그만큼 스킬이 더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머랭쿠키거품기로 치다가...팔에 근육생길 것 같은.....악 집을 짓고있는 저그일꾼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세상에

운동을 열심히 했으니까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생각했는데...
운동 안한지 3달 된걸 깜빡 했습니다 ㅠ
저게 저렇게 보면 얌전히 있지만, 전자레인지 안에서는 오르락 내리락 숨을 볼록볼록 쉬는게
보고있으면 영락없이 저 안에서 해처리 같은데 생겨나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ㅠ

아 잔짜
마지막이 저게 므여 동생
그래도 정성이 갸륵한 머랭쿠키씨넹 ㅎㅎ

짤주머니에는 깍지라는게 꼭 필요하다는걸 이번에 깨달았습니다 ㅠ
마요네즈 통이라도 어디서 구해볼걸 ㅠ 다음번에는 도구의 힘을 빌려서!!!
꼭 성공할거에요! ㅎㅎㅎ

용감한 쿠키가 전자렌지안에서 죽었군요

이래서 쿠키는 맨날 도망치나봅니다.
쿠키런 게임이 괜히 나온게 아닙니다 ㅠ

쿠보님이 마녀였군요 ...
저는 이만 쿠키런 이벤트 참여하러갑니다

맙소사ㅋㅋㅋㅋㅋ대체 뭘 만드신 거죠! 설탕을 너무 많이 넣으신 거 아닙니까! 라지만 저도 머랭쿠키는 먹어본 적도 없어서 잘 몰라요ㅎㅎㅎ

사실 저도... 어쩐지 '머랭'이라는 말이 너무 멋져서 저도 먹어보고싶었습니다 ㅠ
설탕은 먹고싶은만큼 넣는건줄 알았는데... 계량이라는게 중요한건지 몰랐습니다 ㅠ

헉;;; 제목만 봤을때는 하나 달라고 할려고 했는데....
ㅎㅎㅎ
다음번엔 기대할께요 ㅎㅎㅎ

다음번에는 꼭 성공해서! 선물하도록 하겠습니다 헤헷~!

ㅋㅋㅋㅋㅋㅋㅋ 쿠보사마,
디저트 중에 쉬운게 어딧어요 ㅋㅋㅋㅋㅋ
머랭쿠키는 어려운데 ㅋㅋㅋㅋ

다음엔 바나나에 도전하시기를 추천!

바나나 ㅎㄷㄷ 그건 너무 난이도가 높은 겁니다 ㅠ
껍질 까기가 너무나도 어려운겁니다...ㅠ

머랭쿠키는 뿔이 뾰족하게 설수있도록 아주 단단하게 머랭을 올려야한답니다. 팔이 떨어져나가도록 열심히 휘핑해도 한계에 다다르실꺼에요. 전동휘핑기로 설탕이 아주 매끈하게 녹을정도로 해주어야 하고 오븐에서도 낮은온도로 1시간 이상을 서서히 말려줄 정도로 시간을 요하는 작업이랍니다. 완벽하게 말려지지 않으면 바삭하지 않은 눅진눅진한 결과물이 나온답니다.

아아 설탕이 매끈하게... 어쩐지 설탕이 서걱서걱하더라구요 ㅠ 암만저어도 단단하게는 어렵고 팔이 너무나도 아파서 ㅠ 답은 백설탕과 전동휘핑기를 사는 겁니다!!! 그나저나 역시 재료가간단할수록 과정이 어렵다는 생각이 맞았군요 ㅠ

.......슬라임인가요!?!?!?
제목만 보고 살포시 미소지어 죄송합니다...
다음번엔 성공하시길 바랄께여!!!! 화이팅!!
위로의 미세한 풀봇..ㅠㅠㅠ

슬라임... ㅋㅋㅋㅋㅋ 언제쯤이면 저도 촉망받는 야매요리사가 되는걸까요 ㅋㅋㅋ ㅠ
다음번엔 도구를 갖춰서 도전합니다! ㅋㅋㅋ

와우 엄청 맛나게 생겼따 ㅋㅋㅋㅋㅋㅋㅋㅋ
언능 처리하시지요 엄마 한테 혼나는거 아닌가 몰랑 ㅎㅎㅎㅎㅎ

엌ㅋㅋㅋㅋㅋ 집에오신 어머니 머랭쿠키(였을 덩어리)를 보시고는
'이게.. 뭐니... 먹을수는 있는거니?!' 하시더라구요 ㅋㅋㅋ
한조각 드시고는 '달고나맛 나네~ 맛있다~' 하고 반정도 드셨습니다 ㅎㅎㅎ
역시 엄마가 최고인겁니다 엉엉 ㅠ

머랭을 전자렌지에서 구울수있다는걸 오늘 처음 알았네요 ㅎ 오븐에선 저온으로 1시간정도 구우면 된다고 알고 있는데.. 상처 받으셨겠어요 ㅠㅠ

1시간씩 굽는게 정석인가봐요. 유투브에서 전자렌지에 30초씩 끊어서 구우면 금새 굽는다길래
오븐도 없고, 프라이팬에 굽기에는 유산지도 없고 하여... 가장 큰 문제는 설탕이랑 저어주는 과정에
있었던듯 싶습니다 ㅠ 만들면서 옥자님 생각이 났어요...ㅠ 어찌 매일 그렇게 다양한 요리를 만드시는지 존경합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