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은 매체 특성상, 광고가 거의 없는 편입니다. 어쩌면 '아직' 광고가 거의 없는 편일수도 있겠네요. 반면 대부분의 블로그 서비스나 포털은 광고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경우가 많고, 포털 창에 나오는 광고들은 모두 비딩으로 이루어지며, 이름도 잘 모르겠는 인터넷 언론들은 여백도 없이 광고로 가득 차 있어서 본 기사가 잘 보이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불편함을 거의 느끼지 않게 하면서도 거의 완벽하게 타겟을 지정하는 광고 플랫폼이 있으니, 바로 페이스북입니다.
페이스북이 얼마나 대단한 광고 플랫폼인지, 그러나 어떤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지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말하기로 하고, 오늘은 페이스북에서 유행하여 꽤 큰 매출을 올린 광고, 그러나 그 내용이 '사기 광고'라 말할 수 있는 경우들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디톡스 발 패치' 입니다.
제품은 '메디테라피 더마 릴렉스 힐링 패치'라고 씌여 있습니다. 해당 제품의 소개에 가 보면, 발에 패치를 붙였을 때 나오는 검은 물질을 '노폐물'이라고 표현하고 있고, '피곤한 발을 시원하게 풀어준다'라고만 광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독소가 빠진다', '숙취해소' 등의 표현은 후기를 통해서만 나옵니다. 후기에는 '종아리살 빠진다', '붓기도 잘 빠진다'라는 말도 있네요.
그런데 페이스북 광고에서는, 당당히 그 검은 물질이 '독소'라고 되어 있고, 발바닥에 붙이고 다음 날 일어나면 독소가 제거되어 개운해진다고 광고하고 있습니다. 해당 제품에 대한 광고는 위 사진 광고 외에도 많습니다. 그런데, 과연 저 검은 물질은 독소일까요? 그리고 저 패치를 붙이면 독소가 제거될까요?
우선 '독소'가 무엇인지 좀 생각해봐야 합니다. 제품 광고 페이지에는 콜레스테롤, 요소, 나트륨이 빠져나온다는 성분분석을 토대로 검은 물질이 '독소'라고 합니다. 그러면 독소가 콜레스테롤, 요소, 나트륨이라는 거겠지요? 일단 특별한 병이 없는 한 인체는 요소와 나트륨의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이걸 더 빼낸다고 좋은 것이 아닙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차후 '유사과학' 이야기를 통해 자세히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요, 재미있게도 인체는 콜레스테롤, 요소, 나트륨을 매일매일 배출하고 있는데, 그 배출하는 수단을 우리는 '오줌' 그리고 '땀'이라 부릅니다. 발에 패치를 붙이고 패치가 수분을 흡수한다면, 패치는 당연히 '땀'을 흡수할 것입니다. 통 발은 땀이 많이 나는 곳이죠. 그리고 '땀'에는 콜레스테롤, 요소, 나트륨이 들어 있습니다. 그러니 패치에 콜레스테롤, 요소, 나트륨이 들어있다는 것은 결국 패치가 발의 땀을 흡수했다는 근거 외에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러면 일상적으로 땀으로 배출하는 것보다 더 많은 콜레스테롤, 요소, 나트륨을 얘 때문에 배출하느냐, 그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근거도 없습니다! 패치를 붙인 후에 체내 콜레스테롤, 요소, 나트륨 농도가 감소했느냐, 이것에 대해서도 당연히 아무런 근거도 없습니다!
애초에 독소가 무엇인지 불분명하고, 게다가 그게 발을 통해 나올 수 있다는 것도 이상하고, 패치를 붙인다고 해서 인체의 독소를 빼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의아하고, 그 독소 색이 검다는 건 더 이상하잖아요? 노폐물을 배출한다면 거짓말은 아니겠지요. '땀'은 노폐물이 맞으니까요. 그러나 '독소' 운운하는 건 그냥 사기입니다.
제가 이렇게 자신있게 사기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근거는 당연히 있습니다.
https://www.ftc.gov/news-events/press-releases/2010/11/ftcs-request-judge-imposes-ban-marketers-detox-foot-pads
미국 연방통상위는 위 제품의 레퍼런스가 되는 '일본산 디톡스 발패드'에 대해 14.5B(154억원)의 벌금을 부과했고, 거짓 광고를 금지했습니다. 당시 위 제품도 '밤에 붙이고 자면 독소와 노폐물, 중금속과 화학물질(뭔지는 절대 말하지 않습니다)을 제거한다'고 광고했다고 하네요.
처벌을 받은 일본산 풋패드는 실제로 거의 동일한 모습과, 동일한 매커니즘으로 동일한 효능을 광고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가격도 위 제품보다 싸네요!
광고가 거의 동일한 점이 재미있는 포인트입니다.
이런 사기 광고는 당연히 식약처의 규제 대상이 됩니다. 분명한 허위/ 과장광고니까요. 하지만 주로 타겟을 정해서 소규모로 이루어지고, 회사가 직접 광고하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 업체를 통해 광고를 하게 되는 이런 광고는 실제로 규제의 대상이 되기 어렵습니다. 문제가 된다고 하더라도 해당 마케팅 계정을 없애버리면 그만이고, 본사 측에서는 딱히 책임을 지지 않거든요.
또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도, 당연히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하지만 제품이 워낙 소액이다보니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그러나 효과가 없고 부작용도 딱히 없다고 해서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는다면, 이런 사기 광고를 조장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러니 신고건, 민사소송이건, 사기죄 고소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하는 것이 좋습니다.
http://www.huffingtonpost.kr/2018/01/23/story_n_19059414.html
위 기사에서 페이스북 과장 광고에 대한 이야기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에는 제가 인터뷰한 부분도 있습니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지 않나, 제도가 없다면 최소한 공동소송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이보다 훨씬 핫한 물건인 '초록이, 분홍이'를 리뷰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 그리고 보상 7일의 제한에서 왔습니다. 글이 좋은 것 같아서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krsteemit/ 에 공유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읽어줬으면 하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
와 감사합니다! 페북광고 다른 시리즈물도 읽어주셔요 감사합니다 헤헤
오 좋아요! ㅋㅋㅋ초록이 분홍이의 사실도 올릴게요 :)
흔쾌히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라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https://steemit.com/kr/@himapan/daily-project-1-20180208에서 따라왔습니니다. 리스팀도 합니다.
와 감사합니다.ㅎㅎ 두번째 편으로 분홍이, 초록이 까기도 올렸으니 봐주셔요.ㅎㅎ
감사합니다.
저 제품광고 여러번 접한적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안된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 사기었네요 ...
네 저도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서 찾아봤었습니다... '디톡스' 운운에서 가장 문제는 과연 독소가 무엇인지 아무도 시원하게 말을 안 해주는 건데, 이 제품처럼 '땀'이 독소라니... 패치 붙일게 아니라 양말을 하나 더 신는게 나을것 같아요.ㅎㅎ
ㅋㅋㅋ 진짜 우리나라 페북광고는 너무 오바액션 에바쎄바참치죠.. 저 발에서 똥나온다는 팩도 그렇구.. 그냥 가르니시아에 이것저것 섞어있을뿐인 다이어트 보조제 광고는 더 가관입니다.ㅋㅋ @홍보해
ㅎㅎㅎ 홍보 감사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바로 그 다이어트 보조제, 특히 '분홍이, 초록이'를 다룰 예정입니다.ㅎㅎ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ㅎㅎ
저도 이거 광고보면서 발바닥으로 '독소' 가 배출이 되는 근거가 도대체 뭐지 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그렇군요.
네 아무래도 상식적으로 좀 이상하죠.ㅎㅎ 독소가 뭔지, 그리고 왜 발바닥에서 나오는건지 아무도 설명하지 않아요. 그래도 사는 사람이 많다고 하는게 참...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의 눈치 싸움도 아니고 광고를 보면서 진실, 거짓을 구분해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네요ㅠ
그러게 말입니다. 다만 페이스북이 좀 더 노골적이긴 하지만 허위 과장광고는 정말, 너무나, 리얼리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광고를 볼 때면 그게 어떤 광고건 팔짱끼고 보게 되는 습관이 들어버렸습니다.ㅠㅠ
저는 광고보고 뭘 사지 않지요.ㅎ
캬, 역시 현명한 스티머! 진짜 좋은 물건은 굳이 광고할 필요가 없겠지요.
잘 읽고 갑니다.ㅎㅎ 정말 재밌네요ㅎㅎ
다음편도 기대합니다!!
네 다음편은 '분홍이, 초록이' 입니다. 감사합니다.ㅎ
이거 저도 광고보고 살뻔했는데...
ㅎㅎ 안 사시기 정말 잘하셨습니다!!
ㅎㅎㅎ 안그래도 저 광고 매일 보면서 뻥치네~ 그랬었는데...
헤헤 감사합니다. 다음 편 '분홍이, 초록이'도 올렸으니 봐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