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격이 만약 가치를 나타내는 이상적인 지표라면 우리는 무언가가 '비싸다'거나 '싸다'고 말할 수 있는가? 가격이 매겨짐이 가치 평가의 알파와 오메가라면 우리는 가격의 고하로 왈가왈부 할 근거가 없다. '비싸다'는 말의 의미는 가격이 가치를 초과한다는 의사의 표현이고 그 것은 가격이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 한다는 고백이기 때문이다.
#2
같은 가정으로(가격이 만약 가치를 나타내는 이상적인 지표라면) 우리는 '공평'에 대한 감각을 무시할 수 있을까? 동일한 시간에 피땀을 흘리는 일을 하는 이와 에어컨 바람에 콧물을 흘리며 일을 하는 이의 수입 중 후자가 높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우리는 왜 콧물러가 돈을 더 많이 받는지 충분히 안다. 하지만 그러한 현상이 공평한지에 대해서 대답할 수 있는가?
콧물러가 피땀 대신 콧물을 흘리며 일하면서도 높은 수입을 얻기 위해서, ‘투입한 수많은 시간, 노력, 돈’ 등은 이 현상을 정당화 시킨다. 하지만 ‘이런 식의 분배가 공평한지?’를 묻는다면 아마 답변자는 방금 내가 말한 것('상대적 수입이 높은 콧물러가 되려고 투입한 것들로 인해 그는 그런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 라는 설명)이외에 말을 아낄 것이다. ‘상대적 저임금 노동자는 사는 동안 고임금이라는 목표를 위해 투입한 것이 부족했기에 그렇게 되었다’는 동일 논리를 적용 하기에는 정말 이 기준 하나로 공평함에 대한 의문을 해결할 수 있는지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는지에 대한 설명에는 익숙하지만 두 개의 상황이 공평하다고 선언할만한 근거는 가지고 있지 않다. 시장경제체제의 신봉자조차도 가격(임금)이 가치(노동의 내용)를 온전히 반영한다고 느끼지 못 하기 때문이다.
#3
화폐가 사용된 이후로 인간의 경제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행위는 ‘교환’이다. 기본은 ‘상품-화폐-상품’ 순이다. ‘모든 물건은 교환이 가능하다’는 가정 하에 적정한 교환 가치(가격)가 수요와 공급 법칙으로 만들어지고 우리는 화폐로 상품을 취득한다. 목적이 상품, 수단이 화폐이다.
하지만 시장경제체제에서는 수단과 목적이 교란된다. ‘화폐-상품-화폐’의 순서가 주가 된다. 부동산을 예로 들어보자. 집을 사는 이유가 거주가 아닌 사람이 있다. 거주가 아니고 재산의 증식을 원한다. 이 순간 더 이상 화폐는 수단이 아니고 목적이 된다. 구매자는 그 곳에서 살지 않기때문에 집의 사용가치는 안중에 없다. 그 것이 얼만큼의 사용가치가 있는지 아는 사람은 없어도 되지만
‘화폐1-상품-화폐2’ 의 교환 행위에서 화폐1<<<화폐2의 도식은 중요하다.
화폐1로 집을 구매하고 그것을 다시 화폐2로 교환 할 때 재산의 증식이 확연해야 하기 때문이다.
#4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만이 이데올로기로 남은 이 시대에 마르크스 경제학을 가지고 온 이유는 단 하나다. 주류 이념을 비판하기 위해서다. 거주자 없이 투자자만 존재하던 연쇄 교환 행위에서, 원래는 그 자체로 목적일 수 있었던 집은 가격만 오르고 아무도 살지 않은 채로 남았다. 누구에게는 그 것의 소유가 인생에서 가장 큰 목적이자 의미였을 수도 있지만 누구에게 그 것은 재산 증식의 수단 이상이 될 수 없다.
#5
돈이 많은 사람은 그 것으로 물건을 구매하고 행복마저도 살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재산이 줄어듦'이다.
구매할 물건은 '사용가치'가 아니라 '구매가보다 얼마나 올려서 팔 수 있을까'를 기준으로 정해진다.
'구매를 위해 얼마의 가격을 지출할 것인지'의 기준은 '나중의 가격'이다. 돈과 돈과 돈 사이에서 물건, 그 것이 지닌 가치, 또는 그 것의 의미는 어디로 갔는가? 나 역시 이러한 현상에서 벗어난 삶을 살고 있지 않다. 나는 낮은 가격에 스팀을 사서 비싼 가격에 팔고 싶다. 나 역시 같은 체제 안에서 순응하는 인간이기에 '내가 타인과 다른 종류'라는 주장을 목적으로 글을 쓰지 않는다.
가격만이 목적인듯한 행태가 지속되는 삶 속에서 간혹 드는 위화감과 다른 방향으로 갈 수는 없는지에 대한 고민, 그리고 내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위하여 치부를 드러낸다.
비즈니스만 타는 애기엄마와 이야기를 하고 이코노미를 타고 거기서 아끼는 돈으로 더 많은 것을 하고자 하는 나의 마음이군...
음 저는 비즈니스를 한번도 못 타 봐서..그래도 한번쯤은 타보고 싶어요! 비행기 내릴 때 보니까 거기는 엄청 공간이 여유 있더라구요.. 언제 필리핀에 놀러가면 맛있는거 사주시나요..? ^,^
맛있는건 사주는데 나를 만날 수는 없을거야. 실제보다 환상으로 나를 알고 있어서 말이지. 누군가의 실망을 보느니 안보는 쪽을 택하겠어 흑흑
ㅋㅋㅋㅋㅋㅋㅋㅋ그럼 기프티콘으로 사주시는건가요..?ㅋㅋㅋㅋㅋㅋㅋ
배달시켜즐게
사회접 합의에 의해 콧물러와 피땀러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 급여를 받게 된다면 어느정도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겁니다. 실제 그렇게 사는 나라들이 있으니 배워서 될 수 있는 문제겠지요.
네, 많은 사람이 함께 행복해지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저부터 노력해야할 것들이 많지만 꿈을 꿔봅니다 ^^
쉽지 않은 문제지요. 사실 살수록 공평한 게 참 잘 없다 싶습니다.
예전엔 공부 잘하는 애는 못생기기라도 했는데 요샌 공부 잘하는 애가 얼굴도 이쁘자나여 ㅋㅋㅋㅋㅋㅋㅋ 드립 한 번 쳐보려고 써봤는데 ㅋㅋㅋㅋㅋ 너무 없어보이는 드립이네...ㅠ
음 아무래도 후자가 @yuky님을 지칭하신 듯한..? ㅋㅋㅋㅋㅋㅋ 저도 너무 속보이는 드립을 친 건가요!!
그러게 너무 속보이네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였다니 다행이네요. 저는 속을 보이는 것을 항상 원합니다 ㅋㅋㅋ 즐거운 주말 보내고 계신지 궁금하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