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관심이 가던 그녀를 만나고 왔다. 흔히 요즘 말하는 썸녀였다.
여러 번 만나다보니 아직 사귀는 사이는 아니지만 곧 그렇게 될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와 저녁을 먹고 가볍게 맥주를 마시러 근처에 있던 펍에 들어갔다.
서로 한잔 두잔이 들어가니 서로 장난도 주고받으며 대화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그녀가 물어봤다.
"너는 나를 왜 만나는거야? 나를 만나면 재미있어?"
머리속으로는 당연히 좋아서 만난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마음속 한켠에서는
나 조차도 알 수 없는 감정이 나의 대답을 거부하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해야할까...
나는 그녀의 질문에 답변을 회피하고 있었다.
언제부턴지 모르지만 나는 타인에게 보이지 않는 벽을 세워두고 벽 안의 나를 드러내지 않았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나 가벼운 것 정도는 표출하였지만 정작 진심이나 또는 속 안에 숨어있는
나의 생각은 항상 전달되지 않았다.
물론 정말 친한 친구에게는 나를 노출 시켰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노출의 범위가 커진것이지
온전히 나 자신을 보여준 것은 아니었다.
무엇인가 나 자신을 노출시키는 듯한 느낌이 싫어서일까 아니면 결정에 따른 책임을 지기 싫어서일까...
이런 잠재된 의식들이 쌓여서 선택을 회피하게되었고
결과적으로 타인에게 표현을 자제하거나 두루뭉실하게 표현하였다.
생각해보면 나는 무엇이든 완벽해야 겠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던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흠이 있고 실수를 하기 마련인데 이러한 강박관념때문인지
어떤 선택을 할 때 주저하게 되고 그러다 결국 그 선택을 회피하게 되는 것 같았다.
이는 특히 연애를 할 때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20대 초, 나는 그 때 무슨 생각에 그랬는지 몰라도 누군가를 사귀기 전에
이 사람은 나랑 결혼을 하게 될 것인가 라는 알 수 없는 강박관념에 쌓여있었다.
당연히 아직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데 결혼을 전제할 수 있을리가..
당연히 화려하게 빛났어야 할 나의 20대 초반은 그렇게 흐지부지 흘러갔다.
20대 중, 대학교를 졸업 하고 회사에 취업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한번
나에게는 이 강박관념을 깨트릴 선택의 순간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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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려서 오늘은 여기까지 써야겠네요.
다음편이 기대됩니다.^^
바로 다음날 쓴다는게 야근때문에 못썻네요
다음 편은 "썸녀" - > "여자친구" 로 바뀌었길 기원합니다 !!!
하핫.. 어찌될지...
심리선의 변화를 미세하고 디테일하게 잘 표현하고 있네요
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 소설은 아니죠? 문장이 좋아서..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