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 대학교를 졸업 하고 회사에 취업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한번나에게는 이 강박관념을 깨트릴 선택의 순간이 찾아왔다.
그녀는 고등학교 동창으로 친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만날 접점도 없었던 그녀였기에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내가 그녀와 만나게 되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정도로 그녀는 나에게 어느순간 스며들어 왔다.
어두운 밤 그녀와 나 단 둘이 서로 마주보던 순간.
그 때 느꼈다. 아 지금이 나에게 온 선택의 순간이구나.
그렇게 나는 벽을 허물고 그녀를 맞이하였다. 나름 성인이 되고나서 첫 여자친구이기에 그리고 같은 동네 친구이기에 그렇게 매일 붙어 다녔는지 모르겠다. 별 다른 것을 하지 않아도 즐거웠고 행복했다.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기 때문일까... 마치 다시 고등학생 때의 풋풋한 사랑을 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녀는 1년이 넘는 시간동안 해외로 어학연수를 가게 되었고 나는 보내줄 수 밖에 없기에 잘가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저 멀리 타국으로 떠나고 나는 회사를 떠나 대학원에 안착한 시기였기에 참 혼란스러웠다. 처음 경험해보는 대학원 생활은 도중에 그만 둘까 하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십번 떠올리게 하였고 아침부터 새벽까지 하는 세미나 준비와 처음 접해본 전공들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점점 지치게 했다.
그러던 중 그녀로부터 이별의 메세지를 받게 되었다. 이유는 말하지 않았지만 짐작하고 있었다. 해외에 있던 그녀의 옆에 전 남자친구가 같이 있는 것을 보았기에 나는 이미 이렇게 될 것을 알았을 지도 모른다.
처음으로 태어나서 나락으로 떨어진 듯한 느낌을 받았지만 시간이 약이라고 했을까.. 몇개월을 폐인처럼 지내다 겨우 다시 본래의 나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리고 내 앞에는 새로운 벽이 생기게 되었다.
연애를 하면 갈등이 없어야 한다는 새로운 강박관념이 생겨서일까.
다툼이나 갈등이 생기면 대화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속에 있음에도 나도 모르게 회피하거나 아니면 마음속 한켠에 그녀에 대한 감정들이 차곡차곡 쌓아가게 되었다. 그러다 이것이 일정 이상을 넘으면 그녀에 대한 마음이 사라지고 말았다.
감정이 쌓여있으면 이것을 해소해줘야 하거늘. 그 해소의 방법인 대화를 피하니 항상 새로운 연애는 쉽게 끝이 나고 말았다.
이런 연애를 반복하다보니 좋아는 하지만 좋아함의 밀도는 점점 낮아지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힘겨웠던 대학원도 졸업하고 새로운 회사로 들어면서 20대 후반의 나이로 접어들게 되었다.
반복되는 연애에 지쳐있을 무렵, 회사 동기간 술자리에서 동기의 친구들과 합석을 하게 되었다.
그녀를 보았던 첫 느낌은 그저 그랬다. 한 마디로 나의 취향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의 적극적인 공세에 나는 나도 모르게 문을 열었고 그렇게 그녀를 만나게 되었다. 당연히 과거의 연애들과 마찬가지로 끝이 올거라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내가 무엇이 그리 좋은지 차갑게 굴던 나에게 항상 나를 좋아한다는 티를 팍팍 풍기며 나에게 다가왔다. 물론 다툼이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상하게도 대화를 피하던 과거와 달리 그녀와는 더 속 깊은 대화를 하게 되었다.
항상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했던 과거의 연애와는 달리 그녀를 만날때면 나도 모르던 나의 모습을 자주 보여주게 되었다.
굳건한 줄만 알았던 나의 새로운 벽은 점점 금이 가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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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버리려 했는데 역시나 졸리네요... 내일은 부디 끝나길...
아... 스크롤 내리다가 내용이 끊겼습니다. 아쉬워요. 다음편 기대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쓰고 있습니다. :9
흥미진진합니다...
그냥 주저리 주저리 였는데 흥미진진하게 보셔서 감사합니다!
절단신공!
다 쓰려했는데 항상 밤에 쓰다보니... 졸리네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