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녀를 만나고 왔다 - 3 END.

in #kr7 years ago

 

굳건한 줄만 알았던 나의 새로운 벽은 점점 금이 가기 시작하였다. 


물론 다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의 연애사를 생각해보면 엄청난 발전이었다. 사소한 한번의 다툼에도 연애의 끝을 생각할 정도였으니 이 얼마나 큰 발전이 아니겠는가!


사귀기 전까지 그녀가 나를 이렇게 변화시킬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오직 모든 생활에서 1 순위는 자기 자신이었던 나였기에 그녀를 1순위로 올리는 날이 올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역시나 이 연애도 끝이 나고 말았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기에 처음으로 ‘헤어지면 잡지 않는다‘ 라는 신조를 깨버릴까 고민도 하였다.

그러나 좋아하지만 좋아함을 더 원하는 그녀를 충족시킬 수 없단 것을 알기에

나는 그녀를 그렇게 보내주었다.

...

..

.



 "너는 나를 왜 만나는거야? 나를 만나면 재미있어?" 


찰나의 시간동안 상념 끝에 나는 그녀에게 대답하였다.

그녀에게 대답을 하면서도 이것이 나의 진심이라 생각하지만 갑자기 문득 의구심이 들었다.


나는 정말로 그녀를 좋아하는가?

외로움에 누군가를 만나려 하는 것은 아닌가?


항상 누군가를 만날 때면 드는 의구심이었다.

그리고 이 의구심은 역시나 또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에 확신을 갖는 다는 것 자체를 어느순간부터 할 수 없었을까...

남들은 정말로 좋아한다는 것에 확신을 가지는 것일까.

순수한 사랑을 하였던 고등학생 때의 나는 도데체 어디로 갔을까?

분명 그 때는 서로의 가치를 떠나서 단지 그녀이기에 좋아 했었는데

언제부턴가 나는 좋아한다는 것 자체에 의구심을 품게 되었다.



집으로 가는 길에 생각을 했다.

그녀와 나는 잘 될 것인가. 

물론 내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면 그녀와 나는 사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녀를 정말로 좋아하는가.

역시나 아직도 확신이 들지 않는다. 

아마도 나는 이번에도 그녀를 보내주게 될 것 같다.

분명 내 앞을 가로막는 이 벽은 금이 가고 곧 부서질 것만 같다.

그러나 아직도 내 앞을 가로막으며 존재한다.

시간이 흘러가면 저절로 사라지는 것일까? 아니면 영원히 내 앞에 남아 존재하게 될까?

모르겠다.


나는 아마도 나 스스로에게 영원히 질문을 하게 될 것같다.


' 그녀를 정말로 좋아하는가 '


하지만 만약에 혹시라도 정말 만약에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낼 수 있다면...

나는 언젠가 부서진 벽을 밟으며 저 너머를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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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 생각한 것을 다 쓰려했는데 이렇게 짧은 주저리주저리인데도 이렇게 길게 걸리네요.

긴 글 쓰신분들이 존경스러울 따름입니다.

다 쓴 글이 저장되지 않고 날라가 좀 패닉 상태가 왔지만 다시 작성했습니다.

처음의 느낌은 물론 사라졌지만 이 것 또한 제 생각이기에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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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를 정말로 좋아하는가 ' "했을까" 저도 자문자답하게 됩니다 ㅠㅠ

잘봤습니다 뭔가 고차원적이군요-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