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여정을 마무리하며..

in #kr7 years ago (edited)

연어입니다. 새벽 5시가 다 되어가는 지금 잠이 깨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어제는 여러 일정들이 많이 취소 되는 바람에 저녁에 그 유명한 본토 젤라또만 먹어보고 일찍 잠든터라 오랜만에 숙면을 취한 기분입니다. 그제께 내린 폭설(?) 때문에 버스 투어 일정이 다 취소되어 부랴부랴 현장에서 급히 나폴리 여행코스를 변경해야 했습니다.

문득 눈을 떠 살펴보니 오늘이 2월의 마지막 날이군요. 한국은 이제 점심시간이 마무리 되는 중이겠고요. 어제 저녁에 옛 여자 친구(북경 여자)로부터 연락이 왔었습니다. 그녀는 오늘 모든 한국 생활을 마무리 하고 고향 북경으로 돌아가거든요. 떠나기 전에 밥 한 번은 먹기로 했었는데 제가 여행 중이라 그렇게 마무리는 안 되는 셈이군요. 공교롭게도 옛 여친은 현재 유럽 여행 가이드로 활동하고 있는데 정작 제가 친구와 유럽 여행 중일 때는 한국에서 짐을 싸고 있었네요. 한국에서 어렵사리 박사 학위까지 받고도 다시 여행 가이드를 할만큼 중국에서 가이드, 특히 유럽 가이드 쪽은 대우가 좋은가 봅니다. (여기서 The Mall 이라는 명품 쇼핑 아울렛을 가보니 실감이 나더군요. 거의 다 단체 중국 관광객이었으니까요. PRADA 싹슬이 설도 실감납니다) 어쨌든 저와의 인연, 한국과의 인연 모두 추억으로 잘 마무리하고 떠났으면 합니다.

자, 간 사람은 가는거고 올 사람은 오는거고.. 저의 인생은 또 저의 인생이니 다시 여행 얘기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어제 눈을 떴을 때 이곳 나폴리에는 상당한 눈이 쌓여 있었습니다. 제가 호텔 창밖으로 찍어둔 사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사진으로 보면 이미 아침녘에 어느 정도 눈이 치워져 있지만 이번 눈은 꽤 높이 쌓여가는 눈이다 보니 두께감이 상당하더군요. 거리의 사람들은 이런 저런 옷으로 중무장을 하고 있고, 아이들은 연신 눈을 흩뿌리며 즐거워하고 있었습니다. 6년 만에 내린 눈이라고 하니 초등학교 입학할 나이쯤의 어린애라면 직접 눈을 만지고 노는 경험이 처음일테니까요.

하지만 다시 지중해 특유의 햇살이 비추이며 거리의 눈들을 녹이고 말았습니다. 건물에서 녹아내린 눈들이 비처럼 흘러내리더군요. 나폴리에서의 눈이라.. 여행객인 저에게도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이태리는 곧 패션, 여기저기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멋지게 디스플레이 된 상점들을 만나게 됩니다. 꽤 멋지게 조합한 남자 의상이 보여 한 컷 담아봤네요.

저희는 플레비시토 광장을 지나 그 유명한 산타루치아 항구로 향했습니다. 저는 산타루치아 항구를 노래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벼락치기 공부를 한 친구 얘기로는 이곳이 세계 3대 미항 중 한 곳이라고 합니다. 뭘 기준으로? 저의 질문에 친구 대답은..

일단 뽀대나게 이쁘고,
조수 간만의 차가 적고,
수심이 깊어야 한다..

저는 뭐 그려려니 합니다. 제 나름대로 멀리 보이는 베수비오 산(폼페이를 파묻어 버렸다는 그 화산입니다)과 함께 찍어보았습니다만.. 항구라는 기준이 아니라면 제주도 바다가 더 예쁘겠다는 생각도 살짝 들었습니다.

헌데 다른건 몰라도 지중해 특유의 구름과 어우러진 높고 푸르른 하늘은 정말 탐이 나네요.


이후 이곳에 유명한 언덕이 있다고 해서 택시를 타고 올라가 보았습니다. 홍콩의 빅토리아 공원이던가요? 그 정도 높이까지 올라간 기분이던데.. 딱히 볼 건 없고 정상에서 찍은 사진 한 장만 남겨봅니다. 나폴리 전경을 볼 수 있고, 두오모(Duomo) 라고 하는 돔 모양의 둥근 지붕이 우리나라 교회 십자가 숫자만큼 많이 보인다는 점은 좀 인상 깊었습니다.

다시 택시로 언덕을 내려와 호텔 근처에 맛난 식당이 있다고 해서 열심히 밥먹고 바가지 썼고요. 뭐.. 친구가 네이버 블로그로 찾아 본 맛집 같은데.. 이래저래 제 여행 최대의 적은 한국 여행 블로그란 생각만 다시금 하게 되었습니다. ㅋㅋㅋ 왜 그런지 저하고는 잘 안 맞아요. 여러분도 차라리 현지에서 구글지도로 검색 후 주변 식당을 확인하여 들어가 보는것이 훨씬 냉정한 평가를 얻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점심 바가지로 배만 불뚝 채운채 (주문한 음식들 중 해물 파스타는 맛을 인정) 모든 일정을 마무리 해 버리고 저녁엔 식사겸 간식으로 젤라또 집을 방문하였습니다. 피렌체에는 여기저기 관광객을 위한 젤라또 집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여기선 도통 찾을 수가 없더군요. 구글님의 도움으로 600미터 거리에 있는 젤라또 집을 찾아 본토 맛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맛은? 맛 없다고 할 순 없지만.. 베스킨 라빈스나 여타 백화점에 입주되어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들과 비교했을때 상품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가게만 하더라도 87년 쯤 된 브랜드던데.. 앞으로도 큰 변화는 없어 보입니다.

이곳 나폴리는 사실 그리 예쁜 동네가 아닙니다. 어쩌면 대개의 이탈리아 도시들이 그럴지도 모르죠. 밀라노, 베니스, 피렌체, 그리고 이곳 나폴리까지.. 독일같은 게르만족 사람들이 마을을 가꾸는 방식과 라틴 중 이태리 사람들이 마을을 가꾸고 유지해가는 방식은 사뭇 다르게 느껴집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태리는 선조들이 남겨준 멋진 건축물과 문화재를 바탕으로 도시를 더 멋지고 사람 살 맛 나게 승화시키는 데 신경써야 할 부분이 더 많겠다는 겁니다. 만약 한국의 도시 주민과 이태리 도시 주민들을 통째로 바꿔 놓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살짝 상상도 해 보았습니다.

혹시 사진으로 본 나폴리 전경이 너무 멋져서 방문해 보겠다고 생각하셨다면 조금 조심하셔야 할겁니다. ^^ 꽤 지저분하고 어수선한 도시니까요. 하지만 그런 전경이 더 반가운 분이라면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곳입니다. 마지막으로 나폴리의 모습을 가장 자연스럽게 담아낸 포스터가 있길래 찍어 봤습니다.

내일 삼일절은 제 생일이기도 합니다. 이제 아침 6시 반이 되어가니 글을 쓰는데 한시간 반이나 드는군요. 역시 핸드폰으로 글 쓰는건 쉽지 않네요. 이제 아침부터 카프리 섬으로 이동해야 하니 저의 생일은 카프리 섬에서 맞이할 것 같습니다. 망고링고에 빠지기 전에 카프리 맥주를 참으로 좋아했었는데.. ㅎㅎ 2월 말일에 옛 인연과 빠빠이하고 새롭게 맞이할 제 새 인생을 찾아 섬마을로 달려가 보렵니다.

빠이 나폴리, 빠이 내 옛 여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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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생일 축하드려요 :)
갑자기 눈이 온 나폴리는 다른 때보다 더 낭만적일거 같아요!
옛여친은 옛여친이니까 못만나게 되었어도 그냥저냥 흘려보내고 추억으로만 간직하시길, 그리고 괜히 나폴리에서 인연 만나시길(ㅋㅋㅋ)

눈내린 나폴리 왠지 더 운치 있어 보이네욤^^
연어님 생일 축하드립니다!!!
카프리에서 좋은 추억 만드시길:)

모든 풍경은 카메라에 담겨 피사체가 되면 아름다워 보이나 봅니다. 지저분 하다는 나폴리가 제 눈에는 예쁘게만 보이니 말입니다. 저도 십여년 전에 이미 중국인들의 샤넬 싹쓸이를 목격했습니다. 보고보고 만지고 또 만지고 내려놓고 나가는 저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째려보던 샤넬직원의 눈초리까지 기억합니다ㅜ 그리고 몰려든 중국 관광객... 스무명 남짓한 관광객이 쇼핑을 끝낸 시간은 제가 들어기서 고민과 고민을 거듭하다 내려놓고 나오는 시간보다 더 짧았던 것같아요ㅋㅋㅋ 이동진 작가님의 여행책자에서 나폴리에 대해 읽은 적이 있는데 좀 부정적이었어요. 근데 저는 너무 가보고싶네요 연어님의 글과 사진을 보니... 아 그리고!!! Happy birthday to you! 미리 생일 축하합니다. 중국인 여친을 떠나보내신 지금은 더 아름다운 인연과 함께이기를 바랍니다^^

6년만의 눈이 아이들에게는 선물이 되었네요ㅎㅎ
보통 사진보다 눈으로 본 경치가 더 이쁜 법인데.. 사진찍는 기술이 탁월하신가 봅니다ㅎㅎ
카프리에서의 생일이라... 멋진 추억이 되시겠어요...
미리 생일 축하드립니다^^

날씨가 급변하나봐요
이곳은 비가 내립니다
알고싶지 않으시겠지만요 ㅎㅎ
여행 마무리 잘하시고 오시면 또뵈요^^

6년만에 내리는 눈이라니 연어님이 오셔서 하늘에서 축복으로 내려주셨네요^^ 어수선한 동네지만 저도 언젠가는 한번 방문해보고 싶어요^^ 즐거운 여행되세요!

쿨내나는 이 포스팅..ㅋㅋㅋㅋㅋ 저도 중국인 친구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여행비자받기가 힘들더라구 하더라구요. 돈이 많은 친군데 (특히 지디를 위해 지디의 모든 것을 구매하는 ..그 지디는 어제 군대에 갔네요..갑자기 아무말 대잔치ㅋㅋ)도 마음대로 떠나지 못하는 것을 많이 아쉬워하더라구요. 그때 '아 그래서 중국인들은 단체여행을 하는구나'싶었는데.. 그게 또 저렇게도 연결이 되겠구나싶네요. 그 곳에서 새인생 찾아오시길! ㅋㅋ화이팅!

도시 풍경을 보니 한국에서 일관적으로 느껴지는 분위기랑은 다른 맛이 있네요 ㅎㅎ 2천년 전 라틴족의 모습과 천년 전 게르만의 피가 섞인 민족의 모습 둘 다를 보는 느낌이랄까. 예를 들면 폼페이 사건 때는 로마 황제 티투스가 활동할 때였죠. 그 때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요절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비극적인 사건도 많았지만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간직한 이탈리아는 그 누구보다도 열정과 자부심이 대단할 것입니다.

여행에서 날씨가 80% 이상 중요하다그러던데
이번에 올려주신 글을 보니
날씨가 많이 안도와준것같아요

카프리섬은 아름답길!!

안녕하세요 연어님, 6년만에 눈이면 정말 아이들이 참 좋아했겠네요 ㅎㅎ 저희 아이도 참 신기해하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정말 유럽풍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있네요 멋집니다^^ 카프리 섬에서의 생일도 정말 멋진 추억일 것 같네요~~ 기대해 보겠습니다~~

생일 미리 축하드립니다!
카프리섬에서의 생일이라니.. 더욱 각별한 하루가 될 듯 합니다.
나폴리에 대한 냉정한 평가 잘 읽었습니다.ㅋㅋㅋ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왠지 설레는군요
직접 가볼 수 있으면 더 좋을것 같습니다.ㅎ

연어님 대인배시군요. 영구박제 스팀저장소에 옛 여친 얘기까지 하시다니. 후덜덜..

생일 축하드립니다. 뜻깊은 날에 태어나셨군요.
카프리섬에서 즐거운 생일 보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미리 생일 축하드립니다.
옛 여친과의 빠잇이지만 서로 연락하며 지내시는 것보니 좋은 결말의 빠잇이군요.
하지만 모든 이별이 그렇듯 마음 한구석이 시리시겠습니다.
빈곳을 채우는 여행되시길..

사진으로 보는 나폴리의 이국적 풍경은
지금 당장이라도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특히나 베수비오 산 경치는 비오는 아른한 오후 손님을 기다리며 지루한 시간을 보내는 저에게 편안함을 주네요.

사진으로 보는 나폴리는 아름다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꽤 지저분하고 어수선한 도시라는 말에...겉으로 보는 거하고 실제는 다를수 있다는 평소의 생각을 다시 한번 확인해봅니다. 멀리떠난 여행...여행지에서 깊고 많은 생각을 하시고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나폴리는 이쁘지 않지만 진짜 삶이 있는것 같습니다. 피자의 고향이고 피자 장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맛드셔보셨길 바랍니다.

사진들 보니 정말 해외로 떠나고 싶습니다. 생일 미리 축하드리고요 핸드폰으로 장문의 글 쓰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옛 여친분이랑은 서로 일정이 그렇게 꼬이다니...역시 인연은 아니었나봅니다...ㅎ

연어님 생일 미리 축하드립니다! 카프리에서 즐거운 시간보내시길 ^^

오늘은 2월의 마지막날, 내일은 삼일절이네요. 그리고 내일은 생일이시군요, 생일 축하드립니다. 사진 속의 멀리 보이는 베수비오화산의 눈덮인 모습이 참 아름답네요.

한국 국민들과 이태리 국민들을 통째로 바꿔본다..
과연 어떨지 저도 궁금하네요 ㅋㅋ
Bon voyage!

여행을 가서도 감성적인 연어님의 글솜씨 Great ~! ^^

이태리의 사진들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다시 가고 싶은 이탈리아네요^^

사진보니 여행가고싶어지네요ㅎ
생일 미리 축하드립니다~

여러분도 차라리 현지에서 구글지도로 검색 후 주변 식당을 확인하여 들어가 보는것이 훨씬 냉정한 평가를 얻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십분백분 공감합니다. 해외여행시 구글지도만큼 편리한 도구도 없는 것 같아요. 저도 이탈리아 여행 후, 구글 리뷰를 더욱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폭설로 일찍 자고 이벤트를 취소해야했습니다.

are you interested to try aceh coffee? send your address ,, specially for you ,,, and steemian korea. @jack8831

you want to walk where @jack8831 a beautiful journey accompanied by scenic views of the cities

그림이 매우 아름답다.

dear @jack your this photography really amazing.This novel also so amazing.Thanks for sharing.

Really wonderful place and nice food.

long journey and beautiful scenery

아주 좋은 친구를 게시, 당신이 성공하고 건강한 항상 바랍니다.

Upvote and resteem yes

Is the old man in the picture is real?
why he was sad :(

Travel is something that gives you happiness :)

Cool place
I also want to go there

Wow, What a beautiful country it is <3 I really like all the pictures,
I love snowfall,
enjoyed it once in my life,
want to enjoy again.
Thanks for sharing.

내 좋은 친구의 길에 행운을 빌어 요 .. 성공은 항상 당신의 친구입니다. @jack8831

눈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건강을 지키고 유럽 대륙에서 행운을 빕니다.
@ jack8831 공유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단한 휴양지입니다.
휴가 즐겁게 보내
그리고 내일을위한 성공 이벤트

Travel is my passion, and always try to go for a tour.

a very good story @jack8831, you continue to share about your holiday to the crowds. I like this with your post. I can see a very beautiful photo of you. Although I have not been able to go for a holiday myself, but I am very happy with you sharing this photo. I really like snow photos. It was my dream, to see the glory and enjoy the snow. Thanks for sharing and hopefully your journey will be full of happiness ... :)

Wow, that is very beautiful, you are indeed very lucky to be able to vacation in a very beautiful country. But I'm happy, because I can see you share about the beauty of all that in your article. Hopefully someday I can also take a vacation like you. Hopefully you can enjoy your vacation.

Have fun on a beautiful journey. thanks for sharing good post on your trip

you always make a very good post, I really like to see the photography that you post it, thank you friends have shared the information anda.semoga successful always friends

This is a perfect work dear @jack .Amazing

I love traveling.beautiful place.

묘하게 어긋난 인연.... 만날 연이 아니었나요? 오랜만이셨을 텐데, 살짝 안타깝기도 하네요.
그래도 생일을 카프리 섬에서 맞이하시다니! 정말 멋진 하루를 보내시겠군요.^^ 부럽습니다. 생일 축하드립니다 연어님!

에궁. 전 나폴리가 더운 지역인줄 알았습니다...산타루치아 항구 정말 아름답군요.
덕분에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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