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씨의 번쩍생각: 🗒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멸종 위기

in #kr7 years ago (edited)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인공 바닐라 말고, 진짜 바닐라 아이스크림 말입니다.

진짜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바닐라 추출액을 활용해 만듭니다. 그 추출액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어서, 아이스크림 업체들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마다가스카르를 괴롭히는 사이클론

바닐라의 주 생산지는 마다가스카르입니다. 세계 생산량의 반이 마다가스카르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마다가스카르에는 최근 몇 년 새 바닐라 꽃이 맺혔을 때 사이클론이 들이닥쳐, 생산량이 급감하는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네요.

캐나다 일간지 글로브앤 메일 기사를 보면, 113g 들이에 5,000원 정도 했던 바닐라 빈 페이스트가 이제는 2만7,000원 정도로 올랐다는 제빵 업자의 푸념을 볼 수 있습니다.

로이터 기사를 보면 지난해 사이클론 이노우(Enowo)는 마다가스카르에서 78명의 인명을 앗아갔을 뿐만 아니라, 바닐라 수확 30%를 망쳐놨다고 합니다.

진짜는 사라지고 인공이 대신 자리 차지

진짜 바닐라 추출액 가격은, 캐나다에서 약 100ml에 1만5,000원 정도 합니다. 인공은 같은 양에 2,400원으로 저렴하죠. 진짜 바닐라 맛은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고, 인공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솔직히 나이 들어 진짜 맛을 본 저는 인공과 진짜의 차이를 잘 구분하지 못합니다. 반면에 딸은 아직 어려서 미각이 예민하고, 자라면서 계속 먹어봐서 그 맛 차이를 구분합니다.

딸이 비교해주기를 바나나맛 우유와 진짜 바나나 맛의 차이라고 하는데. 저는 그래도 잘 모릅니다.

아무튼, 자기가 만드는 푸딩에는 꼭 진짜 바닐라 추출액을 넣어야 한다고 고집하는 딸은 오늘 코스코에 갔다가 바닐라 추출액 가격을 보고, “너무 비싸네”를 연발했습니다. 마다가스카르 관련 기사를 보여주니, 딸이 푸념하더군요. “그 많은 바닐라 레서피는 그럼 다 소용 없어지는 거야?”

우리 아이들이 진짜 바닐라 맛을 기억하는 마지막이 될지도

어쩌면 제 딸은 진짜 바닐라 맛을 기억하는 마지막 세대가 될지도 모릅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사이클론의 힘은 점점 강해져, 수확량은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 손녀나 손자 대에는 진짜 바닐라를 보며 감격할지도 모릅니다. “세상에 이게 스팀잇으로 달나라간 우리 할아버지 같은 고래들이나 먹는다는 진짜 바닐라야?”

농담으로 마침니다만, 우리가 뭔가 해야 할 게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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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정말 모르는 맛입니다. 진짜 바닐라는 구경도 못해봤죠. 아마 우리 후손들은 메로나가 메론맛인줄 알고 살지도 모릅니다.

이대로 가다간 그럴 날이 진짜 오겠지요. 그런데 메로나가 메론 맛이라... 나쁘지 않을 거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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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바닐라를 볼 날이 얼마 남지 않는다는 사실이 왠지 슬프네요. 오늘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진짜 마다가스카르 바닐라빈이 들어있는것이었거든요. 그리고나서 이 글을 보니 괜히 마음이 묘하네요.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것도, 영원할수 없다는 생각에 씁쓸하기도 합니다.

아마도 30년 후 쯤이면 많은 걸 잃어버렸을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