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멋지게 써주신 @kundani님께 감사드립니다^^]
나는 선생님이랑 결혼했다 @kimssu
_
둘 다 전날 무슨 전화를 했는지,
어떤 분위기에서
무슨 문자를 주고 받았는지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 얼굴로
서로 바라보며 배시시 웃었다.
21.
첫 데이트(2)
재돌샘이
...아니 오빠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치이-"
나는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활짝 웃었다.
이런 기분이 바로
마음이 간질간질거리는 느낌일까.
애기처럼 보이기는 싫은데
머리를 쓰담쓰담해주는 건
백 번도 더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배고파?"
쓰담쓰담은 도리도리로 받는다.
"아뇨. 배 안 고파요."
저녁을 먹기에는 애매한 5시 쯤이었다.
게다가 오빠 얼굴을 보니 밥보다는 대화가 필요했다.
"음...우리, 일단 얘기 좀 해요."
"이야기라... 그래. 어디로 갈까? 가고 싶은데 있어?"
나는 대답을 하지 않고 그냥 웃었다.
"카페? 아님 좀 걸을까?"
나는 어디가 더 좋을지 몰라서 약간 대답이 늦었다.
"음...걸어도 좋구, 카페도 괜찮구요."
"음...그럼 좀 걷자. 출발할게."
오빠와 호숫가 산책로에서 걸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막상 만나니 일상적인 이야기가 오고 갔다.
"여기 어때?"
"우와...여기 처음 와 봐요. 이 지역 살지만 학교 있는 동네만 왔다 갔다 하지, 잘 몰라서 여기까지 와 볼 기회가 없었거든요."
"나는 고등학교 때 여기 걸어서 소풍..."
그냥 눈을 마주치고
대화 나누고, 웃고 하는 것이 즐거웠다.
서로의 표정을 보면서 하는 주고받는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다시 깨닫게 됐다.
앞으로 우리 사이가 어떻게 될지,
우리가 만나도 되는지, 안 되는지...따위의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오빠와 만나지 못 하는 시간 동안
혼자 전전긍긍했던 것이 바보같이 느껴졌다.
"아 힘들어라. 저 살 좀 빼야겠어요."
그렇게 가파른 언덕도 아니었는데
나는 금방 숨을 헥헥거렸다.
"아냐. 살 빼지마. 더 예뻐지면 어떡하려고 그래."
나는 오빠를 쳐다보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뭐래."
나는 오빠가 괜한 말을 한다 싶으면 꼭 그렇게 받아쳤다.
"이쁘잖아."
오빠한테 나는 진짜 그렇게 예뻐보이는 걸까.
말 한 마디에 심장이 콩닥콩닥 요동쳤다.
나는 오빠에게 살며시 다가가
볼에 다 살짝 뽀뽀했다.
난간 앞으로 가 오빠와 나란히 서서
해지는 노을 밑에
주황빛으로 반짝거리는 호수를 바라보았다.
답답했던 마음이 풀리고 나니까
그때야 배가 고팠다.
어둑해지기도 해서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주차장에 가려고 올라온 언덕길을
다시 내려가다가 올라오면서는 못 본 길을 발견했다.
계단 위에 전구를 감아 터널처럼 만들어져 있었다.
어둑해지니 불이 들어와 반짝거렸다.
"와~ 예쁘다."
"그럼 이쪽으로 내려갈까?"
오빠가 손을 내밀었다.
나는 활짝 웃으며 오빠 손을 잡았다.
그리고 더 꽉 깍지꼈다.
오빠 폰에서 전화벨 울리는 소리가 나서
계단에서 잠시 멈춰섰다.
오빠는 손을 놓지 않고
한 손으로 가방에서 폰을 꺼냈다.
반짝이는 폰에는 '어머니'라고 쓰여 있었다.
'어떡해, 벌써 가야 하는 건가...'
나는 괜히 긴장됐다.
어머님 목소리가 폰에서 새어 나왔다.
"...결혼은 언제 할거고. 만나는 여자 없나?"
"뭐... 있지요. 있어, 있습니다."
매일 듣는 질문 같았다.
더는 어머니의 잔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서 그냥저냥 대답을 넘기는 아들.
오빠는 내 눈을 바라보며 어머님께 대답했다.
그리고 소리 없이 내 볼에 뽀뽀했다.
깜짝 놀랐지만 소리를 낼 수가 없어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오빠를 곁눈질하며 새침한 표정을 지었다.
오빠는 또 내 볼에다 입술을 댔다.
오빠는 어머님과 장난스럽게 전화하며 또 웃었다.
나도 그런 오빠를 보며 웃었다.
어머님이랑 통화하는 모습은 또 처음 보는 새로운 모습이었다.
오빠는 전화를 끊고 나에게
"고마워."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전화하다가 뽀뽀를 하면 어떡해요~ 들리면 어쩌려구... 근데 집에 들어가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소리 안 들렸을 거야. 나? 너랑 맛있는 거 먹으러 갈 건데?"
오빠랑 손을 꼭 잡고 주차장까지 내려왔다.
오빠는 예전처럼 친절하게 조수석 문을 열어주었다.
나는 안전벨트를 하려다가 말고
오빠를 응시했다.
그리고 눈이 마주친 오빠에게 다가가 키스했다.
오빠는 고개를 돌리다 멈칫, 입술을 뗐다.
그리고 안경을 벗어버렸다.
안경도 벗어버리고 나에게 돌진하는 오빠가 멋있었다.
본격적으로 격렬하게 또 부드럽게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다.
키스가 멈췄을 때, 나는 오빠 가슴팍에 머리를 기댔다.
오빠의 터질 듯한 심장 소리가 들렸다.
내가 오빠 심장을 이렇게 뛰게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뿌듯했다.
내가 오빠를 좋아하는 만큼
오빠도 나를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았다.
불안한 마음 같은 건, 남아 있지 않았다.
오빠는 내 귀에
"사랑해. 미안해."라고 속삭였다.
나는 오빠를 바로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미안해하지 마요. 저두 사랑해요."
오빠는 내 머리부터 이마, 눈, 코, 귀, 입까지 죄다 뽀뽀를 퍼부었다.
오빠는 안경을 다시 쓰고 시동을 걸었다.
"뭐 맛있는 거 먹으러 갈까?"
"어..."
"먹어 보고 싶은 거 없어?"
나는 한참 생각하다가 지민이가 알려 준 맛집이 생각났다.
"친구가 고르곤졸라 맛있었다고 하던 데가 있었는데... 사랑동이었나."
"아, 사랑동. 거기 맛집 많지. 그래, 일단 가보자."
"네. 제가 친구한테 식당 이름 물어볼게요."
_다음편에 계속
@calist님의 아이디어를 빌려왔습니다^^
다음 글의 링크를 달아 둘테니 정주행
에 막힘없이 달리세요~
1빠 !!
서로의 사랑 확인을 너무 적나라하게 표현해 주셨네요 ^^*
사랑하는 사이인데~ 자꾸 미안해~ 라고 하는 재돌쌤이.. 참 안쓰러워요.. 전 같았으면.. 밉다고 했을텐데, 이젠 팔로워라서 안밉네요..ㅋㅋㅋㅋ
히힣 ㅋㅋㅋㅋ 밉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요~ㅋㅋㅋ
이제 어떻게 더 적어야할지 사실 막막해요 ㅋㅋ
너무 적나라하게 적었나 생각도 해봅니다^^;
1빠 감사합니당 히히히힣^_^ 언니 짱!
음...
한 바퀴 돌고 왔는데도 뭐라 댓글을 달아야 할지 모르겠네요ㅋㅋ
ㅋㅋㅋ와
제가 김작가님 댓글단글 보다가 이런 멋진보석 같은 소녀소녀글을 발견했네요
전부 리스팀할겁니다
찡여사님 ㅋㅋㅋㅋㅋ 이런 은혜를 선사해주시다니^^
리스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뽀뽀했다잖아요!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좋은 의미인거죠?ㅋㅋㅋㅋㅋㅋ아니면 글이 혹시 난해...한가요? 혹은 너무....달달해서 넘기고싶은 글이거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돌샘 뽀뽀귀신~!!ㅎㅎㅎㅎ
ㅋㅋㅋㅋㅋ재돌샘은 뽀뽀귀신이 되었군요^^
@mipha @sitha 이 글을 글로만 연애를 배운 미파와 시타님께 바칩니다.
킴쑤님
글에서 꿀이 떨어집니다ㅎㅎㅎㅎㅎㅎ
뒷편이 더욱 궁금해지네옄
나랑 밥먹을래!!!??? 사귈래!!!???
뺨맞을래?ㅋㅋㅋ
엇....드라마는 이게 아니었는데....
즐겁게 보도록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소문내주셔서 감사합니당 헤헷.^0^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감사합니다^_^
찡여사님의 리스팀을 타고 왔습니다. 글솜씨가 대단하시네요.
감사합니다^^ 찡여사님 덕분에 여러 분들이 또 읽어주실 수 있게되었네요~기뻐요ㅎㅎ
대단하다니요~ 과찬이십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쌤..아니 오빠..
읽는 내내 심쿵^^
다음편 꼭 보러 올꺼에요!!!!
심쿵유발자였나요~~~? 넘나 뿌듯한데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헤헤.
오작두에서 보는 진심을 여기서도 보았네요.
그런데 식당이름 빨리 알려줘요 ^^
히힣 ㅋㅋㅋ실제 식당 이름을 알려드릴까요 ㅋㅋㅋㅋㅋㅋ
와 뽀뽀! 아침에도 뽀뽀! 점심에도 뽀뽀! 저녁에도 뽀뽀죠! ㅎㅎㅎㅎ
어릴 때부터 뽀뽀뽀 노래를 잘 배웠답니다^^
또 가슴이 설레입니다. @kimssu님과 @zaedol님의 라부슷또리~~~
정말 오랜만입니다으아!!! 설레주셔서 제가 감사합니당 히힛.
글을 넘넘 잘 쓰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