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난이도 있는 질문입니다.
우선 bon appétit [보나페티]의 bon[봉]도 같은 단어는 맞습니다. 그런데 bon이 가지는 의미가 다양합니다. appétit는 직역하면 '식욕'인데 그럼 '좋은 식욕'으로 직역할 수 있느냐... 그렇게 쉽게 볼 문제가 아닙니다. 거꾸로 한 번 짚어 보죠. 한국어로 '식욕이 좋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좋은 식욕'도 같은 의미로 쓸 수 있지요. 그런데 이걸 영어로 바꾼다고 good appetite를 쓰면 이상한 표현이 됩니다. appetite식욕은 먹고자 하는 욕망을 담은 단어인데 가치 평가인 good이 붙으니까 현지어로는 어색할 수밖에 없죠. 불어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여기서는 정도가 '강한' 혹은 '많은'의 의미로 받아들여서 '왕성한 식욕'으로 번역할 수 있겠죠.
그런데 여기 또 함정이 있습니다. bon appétit 자체가 감탄사(혹은 간투사)적 관용어입니다. bon 역시 감탄사로 쓰였습니다. 따라서 bon 자체는 어감을 살려주는 정도의 용어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보면 단순한 인삿말인 '안녕하세요'의 '안'과 '녕'의 의미를 각각 살펴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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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런 심오한 언어의 세계가... 디테일하고 친절한 설명 감사합니다. 그리고 보나페티라고 연음 발음을 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