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돌아오는 시간입니다.
원래 오늘 연재 중인 소설을 올릴 예정이었으나...
이 포스팅은 오늘을 넘기지 말아야 할 것 같아서 말이죠.
본 포스팅의 목적은 언제나처럼 다음과 같습니다.
잘못된 외래어 표기법에 의해 표준어에서 벗어난 발음으로 표기되고 있는 불어 단어를 살펴본다.
프헝스프랑스x현지인들은 어떻게 읽는지 알아본다.
오늘은 짧게 굵게 갑니다.
프헝스에도 음력 1월 1일 설날이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합니다.
이게 무슨 슈뢰딩거의 고양이 같은 소리냐구요?
공식적으론 없습니다.
다만 발렌타인 데이처럼 기업에서 챙겨줍니다.
관련 상품(대개는 아시아 음식)을 내놓고 홍보에 들어갑니다.
한국에서 쫓겨난 C모 마트도 이렇게 배너를 걸었군요.
MONOPRIX나 Casino 같은 다른 마트들에서도 이 시기에는 아시아 음식만 따로 모아놓고 할인 정책을 내세웁니다. 이런 할인/홍보용 특별가 상품에는 PROMO라는 단어가 딱 써 있습니다.
PROMO 프호모
promotion[프호모씨용]의 줄임말입니다. 뜻은 영어와 같습니다. 승진/승격/홍보 판촉!
지난 시간에 반자음(반모음) 배운 거 기억나시나요? -씨옹 아닙니다. -씨용! (빠르게 말하면 -쑝으로 들리기도 합니다)
아, 그런데 원래 하려던 주제가 이게 아니죠.
그럼 프헝스 사람들은 아시아의 설날을 뭐라고 부를까요?
쒈놜...
위에 배너를 다시 보십시다.
Nouvel an chinois 누벨렁 쉬누와
딱 써 있죠?
nouvel [누벨] : 새로운
an [엉] : 연年 / 해
chinois [쉬누와]: 중국(인)의, 중국식(풍)의
다 합치면 [누벨렁 쉬누와]로 읽습니다.
Nouvel an 두 개는 반드시 연음을 해 줘야 하는데요.
연음? Liasion&Enchaînement
갑자기 왜 어려운 레벨로 넘어가느냐구요?
제 강의는 초등학교 과정입니다. 실화냐 -.-;
불어능력시험인 DELF로 치면 A1(제일 기초 레벨)에 해당합니다.
이 레벨에서 이걸 배운다는 건 무슨 의미냐.
그만큼 기초이고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거죠.
한 번 배워서 평생 가야 하는.
좀 심하게 말해 연음 규칙을 모르면 불어를 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뭐... 그렇다구요.
아무튼 한국 / 일본 / 기타 아시아 나라 다 제치고 중국식 새해라고 부릅니다.
뭐... 어쩌겠습니까.
어딜 가나 제일 많고 제일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중국인인데요...ㅠㅠ
이제 마지막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우리의 새해 인사죠?
얘네도 새해 인사 있습니다.
오늘 하는 건 아니지만요...
"Bonne année !" 보나네!
"좋은 한 해 되세요! Happy new year!"
bonne [본] : 좋은 / 행복한
année [아네] : 연(年), 해
합치면 [bɔ.n‿a.ne 보나네] 이렇게 읽습니다.
마찬가지로 연음이 들어갑니다.
보통 [보]에 힘을 줘서 말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 점 눈치채셨나요?
연(年), 해
똑같은 뜻인데 위에는 an[엉], 밑에는 année[아네]
왜 다를까요?
남성/여성형의 차이입니다.
언젠가 이것도 다루겠지만 아시다시피 본 강의는 기초적인 읽기법을 위한 것이니 기약은 없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십시오.
보나네~!! ㅋㅋ
이게 뭐얔ㅋㅋ ㅋㅋㅋㅋㅋ 조선생님 새해 맞이 가즈아 업글하셨군요. 빵 터졌습니다ㅋㅋㅋㅋ
ㅋㅋ 이웃분한테 배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감사합니다. 조선생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기업이 챙겨준다 ㅋㅋㅋ정말 발렌타인데이랑 비슷하네요.
발렌타인데이처럼 기업이 아시아음식을 판매하면서
이득을 취하는건가봅니다 ㅋㅋ.
보나네~
맞습니다ㅋㅋ 그래도 이렇게나마 기분낼 수 있으니 그게 어딘가 싶어요. 보나네!
설날 밤 혀를 살살 굴려봅니다
프호모씨용 누벨렁 쉬누와 보나네
보나네 아 뚜
멕씨 보꾸!!!
꿀밤 되세요 샘
아, 시인님! 훌륭합니다. 맨 마지막에 'tous투스' 이것만 이렇게 읽으시면 되겠습니다. 보나네!
프헝스의 새해인사법이 이렇게 되는 것이었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은 연휴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옷 그럼 본애프티(?)의 본도 좋은 이라는 의미인가요?
굉장히 난이도 있는 질문입니다.
우선 bon appétit [보나페티]의 bon[봉]도 같은 단어는 맞습니다. 그런데 bon이 가지는 의미가 다양합니다. appétit는 직역하면 '식욕'인데 그럼 '좋은 식욕'으로 직역할 수 있느냐... 그렇게 쉽게 볼 문제가 아닙니다. 거꾸로 한 번 짚어 보죠. 한국어로 '식욕이 좋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좋은 식욕'도 같은 의미로 쓸 수 있지요. 그런데 이걸 영어로 바꾼다고 good appetite를 쓰면 이상한 표현이 됩니다. appetite식욕은 먹고자 하는 욕망을 담은 단어인데 가치 평가인 good이 붙으니까 현지어로는 어색할 수밖에 없죠. 불어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여기서는 정도가 '강한' 혹은 '많은'의 의미로 받아들여서 '왕성한 식욕'으로 번역할 수 있겠죠.
그런데 여기 또 함정이 있습니다. bon appétit 자체가 감탄사(혹은 간투사)적 관용어입니다. bon 역시 감탄사로 쓰였습니다. 따라서 bon 자체는 어감을 살려주는 정도의 용어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보면 단순한 인삿말인 '안녕하세요'의 '안'과 '녕'의 의미를 각각 살펴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죠? :)
아 이런 심오한 언어의 세계가... 디테일하고 친절한 설명 감사합니다. 그리고 보나페티라고 연음 발음을 하는군요
Chinese new year 군요!!! 우리도 오늘 중국 새해날 ㅋㅋ
누벨 엉 쉬누와~ 김쟉카님! 본 아네~!
쓰면서 지대로 콧바람 날렸어요 ㅋㅋㅋ 콧소리는 C2 레벨입니다 ㅎㅎㅎ
연음 부탁 드립니다ㅋㅋ 일부러 안 하신 거죠? 저 뒷목 잡는 거 보려고ㅋㅋㅋㅋ
김작가님 설 떡국은 드셨나요? 저도 타지생활중이라 못먹었는데 김가루와 계란 왕만두 하나 들어간 떡국이 생각나는 밤이네요~
보나네~!
보나네! 떡국은 못 먹었지만 괜찮습니다. 한 살 안 먹고 말겠습니다! 그런데 ryuie님 지금 제주도 아니신가요? 떡국 드셔야죠. 제 몫까지 드시고 두 살 플러스...👍
오옹...프랑스에서도 일단 동양의 설 연휴를 알고 그걸 기념해주는 군요. 새로운 사실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중국의 머니파워란 역시....ㅋㅋㅋ
하나로 퉁치는 게 좀 그렇긴 한데... 뭐 우리도 백인 보면 다 미국인인 줄 아니까 셈셈으로 치죠ㅋㅋ
프랑스에서 밥 먹기 전에 보나페티! 하던데
보나가 'good', 'happy'의 뜻이었네요 ㅎㅎ
직접 경험하셨군요 :) 영어권이나 유럽에서 저 말을 그대로 가져다 쓰거나 자기네 식으로 바꿔서 쓰는 경우도 많더군요. 아무튼 말씀하신 의미가 대표적이기에 bon/bonne 붙은 말이 정말 많습니다. 참고로 [보나]는 a랑 연음된 발음이고 단독으론 [봉] 또는 [본]입니다 :)
우와, 오랜만에 불어 봐서 반가워요! 전 이제는 불어를 한다고 말할수조차 없는 실력이지만 ㅎㅎ
반가운 것만으로도 충분하죠. 싫어하지 않는 게 어디인가요 :D
한국에서 쫓겨난 C모 마트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전 세계로 쫒겨난 마트가 있나봐요 ㅋㅋ
아네는 여성형인 건가요? 아... 나중에 알려 주신다고 하셨는데... ^^
오늘도 소리내서 크게 따라합니다~
누벨렁 쉬누와! 본 아네!
예리하시군요. année가 여성형 맞습니다. 보나네! :D
연음 발음 보나네 ㅋㅋㅋ
ㅎㅎㅎㅎㅎㅎ 제가 연음을 자꾸 놓치네요 ㅠㅠ
행복한 저녁 되세요!!
이렇게 한 번 더 연습하게 되니 좋지요 :) 해피서클님도 행복한 저녁&주말 보내세요!
ㅋㅋㅋ 덕분에 안 잊어버릴 것 같아요 ㅋㅋ 역시 반복 학습이 최고인가 봐요 ㅋㅋㅋ (
헉! 이러다가 잊어 버리면 정말 바보 인증하게 되는...- _-;;)오호 알기 쉽게 설명해주셔서 머리속에 쏙쏙 들어오네윻ㅎ
쉽게 느끼셨다니 다행입니다 :)
좋은 한 해 보나네! :)
좋은 한 해 보내 의 오타처럼 보이네요. ㅎㅎ
영어로도 Chinese new year라 하지요. 그나마 요새는 다른 민족의 항변으로 Lunar new year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여전히 중국 설이라는 이름의 존재는 커요.
보내의 오타 보나네!ㅋㅋ 역시 브리쌤의 언어 센스는 따라잡을 수 없군요👍 국제 사회에서 날로 커져가는 중국의 영향력으로 볼 때 중국 설이란 표현은 더 공고해지겠죠. 그래도 덕분에 음력설의 존재를 서양이 알아줘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제 친구들은 대부분은 한중일 3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설이 같다는 걸 알더라구요.
허허 저도 프랑스어 좀 배우는데요. 재밌게 같이 배워봅시드아.
배우신 분이군요. 종종 들러주십시오.
김작가님 저 사실 김작가님 댓글창이 넘 잼있습니다.
그동안 비밀을 말씀드리자면김작가님 댓글창 보러 옵니다. 댓글창에플랑크톤주제에풀보팅하고 싶습니다훗. 제 만담에 푹 빠지셨군요. 그게 한 두 분이 아니랍니다.
그런데 새로운 글 언제 포스팅 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