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살 꼰대 인사드립니다.

in #kr7 years ago (edited)

33살 꼰대, 꼰대언니(@kkondeunni) 인사드립니다.

평상시 제가 생각하는 것들..
어디에도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들을 글로나마 표현해보고자 합니다.
다소 두서 없다라도 너그러이 봐주세요^^


86년생 기센 여자 호랑이띠
내가 꿈이 있었던가? 현실과 애진작에 타협해버린 직장인 8년차
“아직 미혼 맞으시죠?” 조심스레 묻는 사람들에게
수줍게 “네.. 아직요.” 라고 대답하는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결혼 적령기를 놓친 33살의 미혼 여성

자유 분방한 밀레니얼 세대와 위계질서가 중요한 베이비부머 사이에 끼어 있는 나이,
나는 흔히 말하는 꼰대가 되어가고 있다. 이미, 꼰대가 되었을지도…
(아직 삼십대 초중반이니, 꼰대언니 정도로 칭하고 싶다.)

서른이 넘은 이후로 부쩍
꼰대처럼 말하는 경우가 늘었다.

“내가 신입때는 회사가~~~ 이랬었어~~~”
“5년전만 해두 말야, 정말 야근 많이 했었어. 주말도 모두 출근하구 말야..
요샌 정말 좋아진 것 같아”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사회초년생 후배에게 자랑할 것도 없는 나의 과거를
무용담처럼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찾아오는 후회…
‘아 또 아재들처럼 옛날 이야기했구나.
혹시나 내가 후배한테 야근하라고 눈치 준 것 처럼 보이진않았겠지.’
(진짜 과거를 회상한 이야기다! 진짜다!)

한번은 상사의 모 대학 특강에 강의 지원간 적이 있었다. (강의 지원이라 칭하고 싶은 판돌이 업무…)
특강이 끝나고 바로 조별 활동이 이어졌는데,
한 학생이 조별 활동으로 배정된 시간 내내 인솔자를 따르지 않고
한 자리에 계속 앉아 있는 모습을 보았다.

보는 순간 사알~짝 거슬렸지만 이내 다른 일을 하느라 자리를 떴다.
그리고 1시간 뒤… 그 학생은 그 자리 그 모습 그대로 깨톡을 보내고 연신 전화로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스을쩍 화가 치밀었다. (스트레스로 인한 분노조절 장애일지도…)

‘성의껏 강의를 준비한 사람에 대한 예의가 없는 걸까’라는 생각과 동시에
그 특강을 위해 여러 날 고생했기에…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곤, ‘왜 조교는 저 학생에게 참여를 독려하지 않을까?’ 의구심도 마저 들었다.

그런 생각도 잠시, ‘아, 또 내가 꼰대 마인드였네. ’
서로 일면식도 없고, 나도 내일만 끝내면 될 것을..
나도 모르게 사사건건 잔소리하는 모부장님처럼 나도 그 학생을 신경 쓰고 있었다.

사실 나도 대학때 강의때 졸기 일수 였고, 조별 활동을 제일 귀찮아 했으면서…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는 말이 딱이다.)
13년만에 내 대학생활을 되돌아 보는 계기도 되었다.^^

그리곤.. 이따금씩 ‘나땐 안그랬는데.. 요새 애들은 말야…’ 라고 생각하는
꼰대미 냥냥한 내 모습을 되돌아 볼때마다 화들짝 놀라곤 한다.
어린 후배들에게 쿨하고 멋있는 선배가 되고 싶은데 내 모습은 영락없이 꼰대미를 숨기고 싶은 꼰대다.

내가 이렇게 될줄을 몰랐지만 말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다 꼰대가 되는 것일까?
아니면 내가 남들보다 FM이라서 꼰대일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도…

꼰대가 된다는 것은 과연 나쁜 것일까? 자연스러운 하나의 현상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혹은 변해가는 내 모습을 부정하고 싶은 핑계일지도...)

일례로, 예의 없이 행동한 동료가 있을 때,
주변 선배가 그 행동을 이야기할까 말까 고민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
잘못한 행동에 대해 ‘인생 선배’로서 이야기하고 싶지만,
괜히 ‘지적질’했다가 ‘꼰대’로 보진 않을까 하곤 말이다.

요샌 타인에게 진심이 담긴 조언을 하기에 힘든 시대인 것 같다.
‘인생 선배’와 ‘꼰대’가 종이 한 장 정도의 차이랄까?
나는 이미 꼰대가 되어가고 있지만 이왕이면 좋은 꼰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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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 you in advance!

환영합니다
좋은 사람이 되실거에요 ㅎ ㅎ

감사합니다^^

이미 겪어 보았기 때문에
짬이 쌓이면서 지혜도 늘고
걔들은 아직 못 보는게 눈에 훤히 보이니까

한마디 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그냥 말을 아끼는 편입니다.
좀 더 살다 보니까 내가 아는 길만이 또 다가 아니더라구요.

또 내가 어렸을 적에 꼰대는 얼마나 별로였는지를 잘 기억하기 때문에
꼰대로 보이는 행동은 최대한 지양하려 합니다 ㅎㅎ

살면 살수록 정말 뭐가 답인지 모르겠어요...ㅎ

요샌 꼰대가 되는 건 피할수 없다, 이왕이면 좋은 얘길 해주는 꼰대가 되자라는 결론에 달했어요. ㅎ

뉴비셨군요~~
왠지 좋은 글 쓰실 것 같아요.
환영합니다~
앗!!! 결혼에 적령기란 없어요~~~~

네 이제 막 입문하였습니다.^^ 감사해요~ flyhigh님 글 너무 좋아요

잘 보았습니다~^^ 팔로우 할게요~

감사합니다^^ 저도 팔로우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