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기록] Muget de Mai, 은방울꽃과 함께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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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Fête du Travail


 프랑스에선 매년 5월 1일 노동절에 은방울꽃을 선물합니다. 은방울꽃은 틀림없이 행복해질거란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해요. 유럽에서는 부케에도 많이 사용되는데 고귀한 꽃으로 여겨, 신부를 위한 사용하는 전통도 있다고 해요. 믿거나 말거나, 이 꽃을 받는 당신은 이제 틀림없이 행복해집니다. 라는 의미로 준다는그 행위 자체에 프랑스인들의 행복(bonheur) 에 대한 후한 인심을 엿볼 수 있죠.

 프랑스에서 꽤나 의미가 큰 노동절은 국제기구가 이날을 세계 노동자의 날로 설립하며 하루 8시간을 노동 시간으로 선포했고, 19세기 후반 이래로 노동자들의 투쟁을 기리는 날이 되어 세계적으로 5월 1일은 노동절로 지정되었습니다. '노동' 이란 삶에서 참 가치있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 행복이 보장되고 있는 삶을 살고 있는가, 질문을 갖게 되네요.

 바로 어제 저녁, 뉴스에서 노동절을 맞아 열릴 집회가 폭력적일 경우 강력히 대응할거라는 방침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아침이 밝아오자 지하철엔 깃발을 든 사람들, 마크롱 대통령이 대안이랍시고 내놓은 대국민 담화에 반기를 들고 계속해서 시위를 이어나가려는 사람들이 넘쳐났습니다. 모두가 한 목소리로 크게 목청껏 노래를 하면서요.


"On est là!"
"우리는 여기있다!"
"Même si macron ne veut pas, on est là!"
마크롱이 원하지 않더라도 우린 멈추지 않는다!"
"Pour l'honneur du travailleurs et pour un monde meilleur" *"
"노동자들의 명예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행복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삶 속의 노동과 그 질이 가치를 결정하게 되는 이 사회의 굴레에서 행복을 논하는 것이 맞긴 한걸까. 많은 용기와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생생한 현장을 지나치며 내 삶의 균형은 어떤가를 생각해보기에 이르렀습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직업과 직장을 헷갈려 합니다. 하지만 이 둘은 엄연히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고 둘 다 전부 만족하며 살아가긴 힘들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죠. 제가 생각하는 직업과 직장, 그리고 노동 이 세가지는 굉장히 비슷하면서도 다른, 그리고 복잡한 성질을 띄고 있습니다. 이 세가지가 모두 만족이 된다면 행복에 한 칸 더 가까워질 수 있겠지만 과연 그런 행운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제 노동의 가치에 대해, 그리고 그 노동의 가치를 결정해주는 사회에 대해, 그리고 그 속에 살아가고 있는 아니 존버하고 있는 제 삶에 대해 고찰을 한 하루였습니다. 즉, '방향성' 을 어떻게 갖느냐, 그리고 얼마나 추진력을 갖고, 환경(사람)이 갖추어 지느냐가 관건인듯 싶습니다. 내세울거라곤 오직 어렸을때부터 관성처럼 가져온 성실함 또는 꾸준함 뿐인, 연습만 알던 천지바보는 이제야 조금씩 조금씩, 느리지만 한 걸음씩 배움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거든요. 그래서 더욱 감사하고 또 감사한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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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디 귀한 은방울꽃을 여기서 보네요 ㅎㅎ

안녕하세요^^ 은방울꽃은 청초한 느낌의 꽃이 아닌가 싶어요. 귀한꽃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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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이 뚜렸하구나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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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이란 가치가 적용되는 것에 대한 생각만큼 매번 흔들리는 다른 것들과는 다르게 뚜렷하긴 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도 늘 변하고 배움에 따라 방향이 틀어지기도 해요.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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