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만원 즈음에 중고로 팔 계획이었던 기기.
만원도 안하는 버스표.
둘 중 뭐가 더 금전적으로 가치있냐고 물어본다면
당연히 전자일 것이다.
하지만 내 무릎에 기기가 박살냈을 땐
생각보다 덤덤했다.
버스표가 시간을 잘못 계산해 무용지물이 됐을 때
오히려 심적으로 부들부들했다. ㅎㅎ
아 그리고 최근에 오천원짜리 폼클린징을 잃어버렸는데
이게 또 진짜 그렇게 아까울 수가 없다.
사라질 물건이 아닌데 사라지니까 하루종일 울상...
문득, 잘못됐다는 기분.
어떻게 10만원보다 5천원에 더 감정이 상할 수 있지?
누가 선물해주고 뭐 이런 것도 아니라
다른 가치가 개입할 여지가 딱히 없는데.
나중보단 지금.
그리고
'버스를 탈 수 있다는 권리'보단
당장 내 얼굴에 바를 세안도구.
10만>>>>1만>5천이라는 간단한 계산과는 달리
손에 잡히고 감각의 영역에 단번에 들어오는 것들에
감정은 지멋대로 훨씬 큰 영향을 받아버렸다.
처음엔 되게...감정의 작동 매커니즘이 참 얕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덕분에 활용해먹기도 더 쉬운게 아닐까 싶었다.
복면가왕 에 나오는 사람들 중에 가끔 이런 뉘앙스의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 앞에 서면 떨리는데 가면 덕분에 자신감을 얻었다'
어차피 가면 벗으면 정체를 다 알게 될거고
나중엔 결국 가면을 벗어야 되는 프로그램이란 걸
모르고 나오는 출연진은 없을 거다.
경제학에서 기회비용이라는 걸 배운다.
이 때 기회비용은 내가 그 선택을 안하고
다른 선택을 했을 경우에 포기해야하는 것들 중 가장 큰 비용이다.
만약 감성마저 이성적으로 작동했다면
매 선택 선택마다 얼마나 내가 최적의 선택을 했는지,
어떤 것들을 선택 할 수 있었는지 따져가면서 살아야 했을까??
으 그건 싫다.
굳이 감정마저 계산적일 필요는 없겠지.
그저 잘 다스려지기를.
올바르게 발현되기를.
그렇게 다 계산하고 선택할 수 있다면 팜 효율적인 인생이겠지만 과연 행복할까 싶네요 ㅎㅎㅎ
애초에 그런게 불가능하단 걸 더 잘 알지만요
제 주절주절 글 세줄 요약이네요ㅎㅎ
뭔가 생각할 계기가 된 점에서는 쓰신 글이 더 핵심이죠 ㅎㅎㅎ
읽고서 어떤 걸 생각할지는 읽는 사람 마음이지만 어떤 이야기를 풀어나가느냐는 건 온전히 luakiz 님의 몫이니까요
경제학에서도 심리적 회계라는 부분이 있더군요. 만원짜리 돈을 잃어버렸을 때와 만원짜리 상품권을 잃어버렸을 때의 상실감이 다르단 거죠. 인간은 단순히 계산적 존재가 아니라 감정적 존재라서요.
생각해보니 인간이 계산적 존재였다면
경제학에서 훨씬 더 연구하기 수월했겠네요
물건이 부서지거나 소지품 잃어버리면 우울합니다
가격에 상관없이요 T
맞습니다....흐엉....
음..이렇게 심오하게 생각해 본적이 없어서 복잡하고 어려우면 전머리가 아프더라구요~ 글을 다시한번 읽고 생각해보니 기기는 팔아서 현금화해야 하는 단계가 있어 좀멀게 느껴지고 버스표는 말그대로 버스탈때 필요한거니 잃어버리면 기기보다 속상할것같고 폼클 렌징은 가깝게 두고 당장 써야하니 제일아쉬울것같아요..금액도 금액이지만 자주 사용하는걸잃어버리면 더 속상하더라구요
있다 없으니까~~
기기는 중고거래를 싫어하는 평소 성격에도 기인한 것 같아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잠깐 벙쪄있다 바로 담담해질줄이야.. 스스로 놀랐네요
저는 10만원이 더 아쉽습니다. 감정적인 면모가 고장이 나서 그런데.. 즉 모든 상황에서 별로 안 아쉬운 부작용이 있습니다. 생각이 닿지 않으면 안 아쉬우니까요.
생각이 다다익선은 아니니깐요!
큭... 참 오히려 자기에게 필요한거라서 더 그렇게 느끼는 거겠지요...?
아무리 가격이 싸든 비싸든.. 자기의 애정도가 높은건 어쩔 수 없는 가봐요 ㅎㅎ
정작 클린징폼엔 애정 안쏟고 있었는데...
없어지니 억울.....!! 생필품 클라스?!
ㅋㅋㅋㅋ 역시 생필품 클라스.. ㅋㅋ
생필품만 아니었다면...찬밥이었을지도...?
없어져도 없어진지 모르는 물건들이 가아끔씩 있다죠..
격한 공감 끄덕끄덕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