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제 겉모습과는 다르게 입을 떼면 강하고 단호하게 말해서, 사람들이 많이 당황하더라구요.. ㅠㅠ 사실 저도 고등학교때까지는 누군가가 부당한 일을 당했을때 제대로 말 못하는 경우를 보면서, "왜 너는 제대로 말을 못해? 싫으면 싫다고 말하면 되잖아. 그게 어려워? 시도라도 해봐, 그럼 늘어" 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 그게 제 입장에서만 생각한 거였더라구요. 그래서 많이 반성했어요 ㅠㅠ
그리고 사실 본질적인 문제는 '가해자' 이지, '피해자'가 어떤 행동을 안했기때문에 그 문제가 증폭된건 아니지 않을까요? :)
문제는, 사람은 말을 안해주면 모릅니다. 가해자는 자신이 가해자라는 걸 모릅니다. 그러니 그걸 알려줘야 합니다. 그걸 알려 줄 수 있는 사람은 피해자 밖에 없습니다. 피해자가 안 알려주면, 가해자는 또다른 피해자를 낳습니다.
아, 그런 뜻으로 쓰신건데 제가 글을 잘못 해석했어요! 죄송해요, 다크핑거님! ㅠㅠ 저는 해결을 피해자에게 떠넘기는걸로 이해했어요. 뉴스를 보다보니 너무 안타까운 사연들을 많이 접해서 ㅜㅜ
다크핑거님이 쓰신 글에서 논점이 벗어나지만, 기왕 이야기가 나와서 써봐요.
저는 '성추행이나 왕따'와 같은 누가봐도 잘못된 행동을 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있다는 것부터 말하고 시작해야 할 것 같네요. 누군가에게 상처되는 말일지 모르고 하는 말 같은 사소한 상황은 제외하고요.
전 '정상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무언가를 실수를 했다는 건 무의식중에 느낀다고 생각해요. 물론 상대방이 우물쭈물 넘어가면 '아, 계속 해도 괜찮나보다' 하고 아무렇지않게 넘어가겠지만, 맨 처음 '혹시나..?' 했던 생각은 자신이 좋은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걸 인지했다는 분명한 증거죠. 말을 안해서 모르는 사람은 말해줘도 몰라요. 오히려 상대방이 예민하다는 등,자신의 선의를 오해했다는 둥과 같은 말을 하죠. 다만 자신이 잘못 행동한 "특정인"에게는 더 이상 똑같은 행동을 안할수는 있겠네요. 그리고 다른 피해자를 찾아떠나겠죠.
똑같은 잘못된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받아들여지고 누군가에게는 안받아들여질거라고 생각하는 것을 비롯해서 상대방이 명확한 의사표현을 안했으니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까지. 가해자가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첫 출발 아닐까요?
또한 누군가에게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생계가 걸린 상황'에서도 평소 모습대로 똑같이 단호하게 말할 수 있을까요? 더군다나 자신의 단호한 행동이 주위 사람들의 '공개적인'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더라도?
다크핑거님이 쓰신 의도는 피해자도 스스로 방어할 수 있고 불상사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을 알려주신 거라고 생각하고, 저도 그 방법에 동의합니다. 그리고문제는 가해자에게 있다는 것을 가정하고 쓰신 것도 알아요.
하지만 그 방법이 통하는 상황이 "비슷한 지위의 사람들끼리의 사소한 오해 또는 말"에만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크핑거님의 스팀잇에서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또한 알기때문에, 혹시나 잠재적 피해자에게 간접적 상처를 줄까봐 이렇게 적습니다 :)
글쎄요... 표현이 좀 그렇긴 하네요. 떠넘긴다기보다, 당연히 피해자만이 해결할 수 있다고나 할까요.
본질적 문제는 가해자에게 있지만, 그러면 그 해결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만히 입닫고 있으면, 다른 누군가가 해결해 줄까요? 결국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피해자일 수 밖에 없습니다.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지는 않으니까요.
생계가 걸린 일도 마찬가지의 게임이론입니다. 모두가 동일하게 저항하면 되지만, 현실은 내가 더러워서 때려치는 그 일을, 더러워도 감수할 다른 누군가가 대체하면서 결국 을들의 경쟁으로 귀결이 되게 됩니다. 이 때의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갑이겠으나, 그 해결은 오로지 을에게만 가능합니다.
이런 객관적인 상황을 지적하는 것은 비록 가혹할지 모르지만 엄연한 사실입니다. 이건 간접적인 상처라기 보다는 오히려 감수해야 할 불편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마저 피한다면 본질적 문제에 대한 해결은 요원해집니다. 마치 괴로운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 싫어서 덮어두자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본질적 문제가 가해자라는 걸 백날 말해봐야 그 가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저항이 없는 이상 문제는 해결될 수 없습니다. 그 저항은 오로지 피해자만이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비록 그게 적극적인 저항이 아니라, 단지 내가 이렇게 힘들다고 외치는 것마저도 말입니다.
반문하겠습니다. 해결을 피해자가 회피한다면, 누가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을 하지요? 물론 가해자가 저절로 자진해서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는다는 전제하에 말입니다. 피해자가 모두 해결할 수는 없으나, 적어도 해결의 시작은 피해자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해결은 온전히 대부분이 피해자가 감당하게 됩니다. 그래서는 안 된다는 말은 이상주의이며 현실적으로 아무것도 해결해 주지 못할 것입니다.
다크핑거님과 제가 말하는 방향과 가정하고 있는 상황이 달라서 의견이 다른 것처럼 보였나보입니다. 결과적으로는 같은 말을 하고자 함에도 불구하고요 :)
말씀하신대로 해결은 피해자가 나서야 합니다. 그 누구도 대신 나서서 해결해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신 나서봤자 그 말에 힘이 실리지도 않고요. 성범죄에서 친고죄가 폐지되었다고는 하나, 가해자-피해자 간에 합의가 되었으면 사법기관에서 좋게좋게 끌고가려는 경향도 남아있구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피해자가 최초 사건 발생 시점에서 '거절' 을 표하기 어렵다는 상황을 말씀드린 겁니다. 최종적으로 해결 추진해야 할 사람은 피해자가 맞지만, 최초 사건 발생 시점에서는 대부분의 피해자는 자신에게 돌아올 불이익 생각이 먼저 날거라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피해자에게 '넌 처음에는 너한테 불이익 올 거 생각해서 감췄다가 왜 나중에서야 싫었다고 밝혀? 처음부터 싫다고 말하지 그랬어!' 라고 말할 수는 없죠. "시스템적"으로 피해자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여건이 만들어진 상황에서, 피해자에게 해결 책임의 첫 걸음을 내딛으라고 하는건 너무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1) 피해자가 추가적 피해를 받지 않는 시스템/문화가 마련되고 난 후에 2) 피해자가 해결을 위해 자신의 피해 사실을 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피해자가 처음부터 나서서 자신의 피해사실을 말하면, 피해자만 피해를 입기 때문이죠. 가해자는 가벼운 처벌만 받고.
게임이론을 말씀하셨는데, 게임이론 자체가 이상향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입니다. 가끔씩 선행을 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이기적인 본성을 갖고 있다고 저는 가정하고 있습니다. 나에게 지금 당장 불이익이 오는걸 알고 있음에도, 당당히 그 불이익을 감수할 수 있는 사람은 몇 없습니다. 그런 분들은 독립투사와 같이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대단한 인물들이겠죠.
그렇기 때문에 저는 계속 시스템과 제도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겁니다. 인간 사회를 보면 법이 있고, 사회 규범이 있듯이, 제도가 마련되어야 그 안에서 사람들은 마음 편히 행동할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본질은 우리 사회가 어서 빨리 성숙한 시스템과 제도,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피해자들이 첫 사건 당시 거절을 표해도 또다른 피해자가 나올 거란 거구요.
누군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싫다고 거절을 표해도, 누구 하나 피해자를 믿어주는 사람이 없고 트럼프를 처벌할 사람이 없으면, 그 거절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다시한번 말하지만, 최종적 해결은 피해자가 나서야 합니다. 증인/근거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처음에 단호히 거절하는 걸 피해자가 편안히 말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분위기/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네. 그 사회적 분위기, 제도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가 문제지요. 결국은 피해자의 용기 있는 저항에서 시작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제도 분위기를 가만히 잇는다고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죠.
다크핑거님 말에 공감합니다. 그래도 지금이나마 여러 운동이 진행되고 피해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주는 분위기가 형성되니, 피해자분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나봐요. 피해자분들은 처음부터 단호히 거절을 하는 용기를 낼 수 있고, 가해자는 그러한 피해자를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처음부터 형성되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처음이 어렵지, 시작이 되었으니 점점 나아지리라 생각합니다 ^^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