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하는, 원래는 주식을 시작하려는 동생 녀석에게 해줬던 잔소리

in #kr7 years ago

주의사항


아래는 과거에 주식 때문에 고민하는 동생에게 쓴 글이었는데,
요사이 가상화폐를 투자하는 동생에게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주식을 사고팔 줄 아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안 될 글.
주식 고수가 되지 못한 중수에서 쭉정이처럼 맴돌고 있는 내가,
주식의 '주'자도 모르는 '내 동생 포함 친한 후배'에게,
전통적인 정파도 아닌 쌈마이 사파적인 어쭙잖은 취중 주식 충고 모음이며,
돈을 버는 비결은 하등 없지만,
늦바람이 무섭다는 말이 있듯 뒤늦게 이상하게 주식하다가,
한강 다리 전전하며 죽네 사네 얘기할까 봐 걱정돼서 하는 얘기들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주식 개똥철학 나열이다.
목적은 그냥 서바이벌!

잔소리 1 : 너를 엿먹이는 하락장에서 시작해라


장이 개판이다! 지금 주식을 시작할 때다!
주식은 지루하거나 하락장에 시작해야 한다.
보통 주식은 강세장에 시작하게 된다.
주식계좌도 없던 사람도 너도 나도 돈을 버니 관심을 갖는다.
'돈을 벌 수 있군'하는 희망에 차 계좌를 튼다.
그리고 '주식비기 모음' 같은 책을 본 후 자신감에 차 투자를 시작한다.
돈을 번다.
당연히 번다.
강세장이니까.
차티스트고 가치투자자고 투기자고 투자자고 돈을 번다.
심지어 앵무새나 물방개가 찍은 주식도 돈을 번다.
하지만,
이런 강세장에서 주식을 시작하면,
주식인생에 세 가지를 배우지 못한다.

첫째,

기법에 대한 집착 버리기.
뭘 해도 되는 강세장에서는 자신이 테스트한 비법이 절대 법칙이라 믿게 된다.
사실은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돈을 버는 건데 말이다.
변해버린 세상 -횡보장, 하락장-에 빨리 적응 못 한다.
조금씩 돈을 잃다가 막판(다 늙어서)에,
역전 만루 홈런 터트린다고 빌려온 배트(대출)를 길게 잡고(레버리지) 온 힘을 다해(몰빵) 휘두르다 병살에 게임 역전패한다.

둘째,

자금 관리 방법을 배우지 못한다.
분할 매수, 분할 매도 같은 자금 관리 기법을 연마할 이유가 없다.
한 방에 훅훅 지르면 돈나무에서 돈이 주렁주렁 떨어지는데 할 이유가 있겠나.
자금 관리 개념이 없으면,
포지션이 전혀 없이 현금을 보유하며 때 기다리질 못한다.
덫을 넣고 사냥감을 기다리거나,
지루한 추격전을 하지 못한다.
현금을 보유한 것 자체가 자금 관리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강세장에서는 주식을 안 사면 바보가 되기 때문에,
사자!
사자!가 몸에 밴다.

셋째,

손절을 못 배운다.
상승장에 시작한 사람이 손절을 배울 일이 있겠는가?
주가가 빠지다가도 다음 날이면 힘차게 튀어 오른다.
이런 게 반복이 되면,
손절하는 놈은 이상한 비관론자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하락장이 되어 손실이 생기면,
어제까지 차트 보며 투자하는 애가 갑자기 '나는 가치투자자야!' 하면서 장기 보유를 하게 된다.
상승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도 계속 손실이 나면,
'어른들 말씀이 주식을 하면 패가망신한데더니'라며 주식에서 손을 떼버린다.
하지만,
이게 더 문제다.
저금리 시대에서는 자산 운용을 위한 여러 가지 카드를 들고 있어야 하는데,
'부동산은 일본을 보니 하면 안 돼' 부동산 카드 버리고,
주식만 생각하면 이가 갈린다며 주식 투자 카드 버리고,
'ELS 손실? 검은 털 난 짐승은 역시 믿을 수 없어' 파생상품 카드 버리고 하면,
운신의 폭이 무척 좁아진다.
어쨌든,
'손절은 언제나 옳다'를 뒤늦게 배우게 된다.
주식은 시장이 엿 같을 때 해야,
주식 정글 초입에 예방 주사 제대로 맞고 들어가는 것이다.
돈 벌 수 있는 확률은 현저히 떨어지지만,
나이 먹고 삶의 머릿돌 같은 자금을 빼다가 주식 질하다 망하는 것보단 낫다.

잔소리2 : 관심종목에 5~10% 박아둬라

주식하다 보면,
주변에 이거 짱 좋아하는 것도 있고,
내가 이거 짱 좋은 걸 하며 생각나는 종목들이 있다.
그냥 관심종목에만 등록하지 말고,
투자하고자 하는 금액의 5~10%를 일단 사라.
분할 매수 기법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관심종목에만 넣으면 자세히 분석하지 않게 된다.
실제 말(주식)에 돈을 태우면 관심이 간다.
본전 생각에 관심이 가고 분석하게 된다.
반대로,
그냥 한 번에 100% 투자해버린 후,
뒤늦게 관심 갖고 공부하다가,
앗뿔싸! 하며 뒤늦게 이상한 점을 발견해도 빠져나오기 힘들다.

잔소리3 : 금리, 외화에도 꼭 투자


지극히 매우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으로 보면,
주식 트레이더보다는 외환, 금리 트레이더가 주식 시장을 더 잘 보는 것 같다.
주식 전문가에겐 미안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이다.
스마트 머니는 각 각의 시장을 점프하면서 서식한다.
이자율 트레이더 관점에서 보면,
스마트 머니가 자기 나와바리인 금리 시장에 없고,
통화 시장에 없다면 주식 시장에 몰린다는 뜻이다.
그들은 자기 시장을 살펴보며 주식 시장에 돈이 몰리겠구나 알 수 있다.
반면,
주식만 보는 사람은 갑자기 왜 유입되는지 모를 때가 있다.
금리, 외환 시장이 주식보다 접근하기 어렵기에 정보가 부족하다.
일단,
주식 시장에서 하느님보다 더 찾는,
나타나기만 하면 버선 발로 맞이하는 외국인의 생리를 이해할 수 있다.
외국인이 우리나라 주식에 진입할 때,
총알을 조달하는 금리 그리고 환율 결정 요소를 알 수 있다.
몸으로 배우는 방법은 돈을 박아 놓는 것이다.
사람이란 내 돈 박아 놓으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보게 된다.
환율, 금리 움직임을 주시하게 된다.
관련 ETF도 있으니,
일정 비율 넣으면 공부된다.
그냥 공부하라고 하면 안 한다.
나 역시,
달러 자산을 보유할 때 매일 환율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다가,
청산하면 하루에 마감 때 한 번 보는 수준이 된다.
관심도가 달라진다.
특히,
마이너스 통장으로 원화를 조달하여,
달러로 환전 후,
미국 주식 시장에 투자를 해봤는데.
금리, 환율, 주가에 모든 레이더가 꽂혔다.
더불어,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외국인이 기분을 체험할 수 있다.
금리, 환율, 주가 세 가지를 저울질하면서 투자하기.
아무리 주가가 오를 것 같아도,
조달 금리나 환율이 부정적이면 팔게 된다.

잔소리4 : 손절은 언제나 옳다

가상화폐 투자할 때도 더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다.
손절은 언제나 옳다.
손절에 대한 철학만 가져도 장렬히 전사하진 않는다.
파퀴아오라는 시장한테 1라운드부터 개겨서 KO 당하지 말고,
몇 대 맞으면,
그 경기 바로 포기(손절) 하고 내려오는 것이다.
그러고 체력 회복하면 다시 도전,
이렇게 빌빌거리며 경기하다 보면,
럭키 펀치를 턱에 꽂아 이길 수도 있겠지.
손절은 언제나 옳다.
우린 살아남아야 한다.
사방에 적이 둘러쌓인 전쟁터에 탈출하는 방법은,
이 상황을 한 번에 빠져나오는 손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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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시장도 외환영향이 주식만큼 클까요? 외환시장 모니터링을 시작 해봐야 겠네요

외국인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들어오기 힘들게 되어서,
영향은 제한적일 것 같습니다.
또한 가상화폐는 그냥 외화 거치지않고 다이렉트로 주고 받을 수 있어서 모니터링이 힘들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손절은 정말 배우기 어려운 것 같아요 ㅠㅠ

이걸 넘어서면 중수가 되는거죠.

으아 손절.
이번 하락을 겪고 블로그에서 봤을때와는 다른느낌임다.

저도 몇 번이나 한강다리를 구경한 후에, 칼손절하게 되더군요.

손절은 언제나 옳다는데,,,팔시점 손절 시점을 알수가 없다는게 함정이네요.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보통 자기가 마지노선을 정하죠.
예를들어,
20% 손실나면 무조건 다 손절하고, 머리 식히고 다시 들어갈 기회를 잡는다.
만약 돈을 벌고 있는 상황이라면,
최대 이익에서 20% 빠지면 다 익절하여 현금화한다.
같은 내부 기준입니다.

초보자들에게 필요한 내용 잘 정리해주셔서 감사해요^^ 명심해서 잘 활용하겠습니다!
@홍보해

건승 하시길 바랍니다!

@nomorebet님 안녕하세요. 깜지 입니다. @mnsun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넵, 감사합니다!

보팅앤 리스팀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손절은 언제나 옳다.'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네요.
덧붙이신 손절에 대한 철학이 중요할 것 같네요.
손절이 잘못 습관화되어 하락장에서 반토막은 커녕 1/10토막 되시는 분들도 봤네요. 특히 이번의 암호화폐 시장처럼 기술적 반등을 동반한 계단식 하락장에서 말이죠.

그럴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손절은 전량 바로 목표선 이하로 한다면 1/10 까지는 안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량 손절하면 최대손실이 20% 정도일테니까요.
이익을 보고 있는 경우에는 최대 수익엥서 20~30%를 익절선으로 잡고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이번에 최대 수익에서 25~30% 빠지는 시점에 익절을 했었거든요.
지금 다시 들어갈 타이밍을 보고 있죠.

주식을 어줍잖게 배우고 있고
가상화폐를 스팀잇을 통해서 접하게 되면서
매력을 느끼고 있는 저한테 완전히 해당되는 말이라서
절로 포스트에 손이 갔습니다.

덕분에 도움이 되는 글들을 통해서
자신의 투자방법에 대해서 되돌아보게 됩니다.

잘 보고 가요

손절만 제대로 해도 전쟁터에서 살수 있죠.

투자 기법 배우고 갑니다

손절..초짜에겐 왜?라는 의문이 들지만.
제가 도움받고 있는 주식전문가는 가끔 손절하고 다른 걸 사라고 추천하더군요.
지금까지 그의 말은 맞았습니다.
손절한 금액보다 매수하려는 종목의 상승이 다 상쇄가 되니까...
공부와 운이 다 따라야 승투 가능한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