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귀신, 도깨비 따위가 무섭다. 어린 시절은 사실 세상의 대부분이 경험하지 못한 것들이다. 그러므로 보지 못한 강도나 귀신이나 별반 실체를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보지 못한 것들이 많으므로 상상력도 제한 없이 넓다.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공포도 얼마든지 커진다.
조금 나이가 들어 실제의 폭력에 접하게되면 깡패나 큰형, 어른들이 무섭다. 실제로 폭력을 가할 수 있는 존재가 구체적으로 무섭게 된다. 그리고 점점 더 자라가면서 확인되지 않는 귀신, 도깨비 따위는 무서워지지 않는다.
폭력이라는 것도 사회적 제도 속에서 제재가 되고 법률로 보호 받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고 알게 되면 대충 성인이 된다. 그리고 현실 속의 일반 폭력은 그렇게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사회에 대하여 더 많이 알게되면 다시 보이지 않는 공포를 배우게 된다. 다수에 의한 말 없는 폭력이나 미필적 고의에의한 부당한 대우, 사회 구조적인 빼앗김의 느낌 등, 더욱 대응하기 어려운 공포에 노출된다.
그 중에 아마도 젤 견디기 힘든 것은 국가로부터의 위협일 것이다. 국가로부터 보호 받기는 커녕 국가로부터 양심의 자유를 억압받고 위협 받는다면 그것은 제일 큰 공포일 것이다. 일 개인으로서 국가는 대항하며 극복하기 어려운 존재다. 우리가 사는 동안 더 이상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 국가가 국민을 위협해서는 안된다.
2013-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