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민선 시장에 도전했던 21세의 여성, 란주 다르샤나.

in #kr7 years ago

2017년 5월, 네팔에선 약 50년만에 지자체 선거가 실시되었습니다. 왕정 시절에 잠깐 지자체 선거를 허용했다가 꽤 오랜 세월동안 중앙 정부에서 내려보내는 시스템으로 돌아갔었죠. 네팔의 입장에선 공화국 헌법이 선포된 이후, 그리고 2015년 괴멸적인 지진을 겪은 이후 치뤄진 첫 번째 선거였던지라 대중의 관심을 뜨거웠었습니다.

하지만 눈길을 끌었던 것은 이 선거에 젊은 여성들이 대거 출마했다는 겁니다.

네팔은 아직도 산간지역, 혹은 남부의 외딴 지역에선 가공할 악습이 유지되는 나라입니다. 초경부터 완경까지 생리를 할 때마다 집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사진과 같은 움막에 들어가서 지내야 하는 풍습이죠. 차우뻐디라고 하는 악습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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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기간 중엔 이런 움막에서 지내야 합니다.

네팔 대법원이 금지시킨지 오래되었습니다만, 매년 이 악습 때문에 많은 네팔 처자들이 죽곤 합니다. 주로 겨울에 추위를 이기기 위해 불을 피웠다가 일산화탄소 중독에 걸리는 경우입니다. https://www.teenvogue.com/story/a-nepali-teen-on-her-period-died-after-being-banished-to-a-hut

이런 나라에서 젊은 여성의 대거 출마는 꽤 큰 뉴스였죠. 당연히 BBC에선 이 소식을 다뤘습니다. https://www.bbc.com/news/world-asia-39882844

가장 먼저 다뤘던 분은 이 분입니다.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시장에 입후보한 당시 21살의 여성 란주 다르샤나(Ranju Dars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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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매일 1500명의 네팔 청년들이, 순전히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떠나는 바람에 그들의 젊은 에너지가 네팔 정치를 바꾸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겼고, 변화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출마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놀라지 마세요. 무려 3등이었습니다. 정치경력이라곤 자신의 소속 정당에서 활동한 3년의 시간 밖에 없는 젊은 여성이 3등을 했던 겁니다. 이 시국에 이런 포스팅을 올리면 대략 이런 질문이 날아올 것 같습니다. 뭔 이야길 하고 싶은거냐고.

서울말을 제대로 하지도 못하는 아저씨 후보 셋 보단 훨씬 서울 억양이 뚜렷한 여성 후보가 한 분 계시지 않나요? 저야 수원시민이고 경기도민이기 때문에 이런 기회를 가지진 못했었습니다만... ㅎㅎ 그런데 말입니다... 같은 후보, 같은 당 계속 찍으면서 정치가 달라져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언어도단 아닐까요? 아직 후보를 정하지 않은 분, 특히 서울 시민에겐 네팔의 이 당찬 분을 소개시켜드리고 싶어서 포스팅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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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나라 이야기지만 충격적이네요.한달에 일주일씩 집 밖으로 내쫓겨야 한다니요...ㅠㅠ 저도 내일모레 있을 서울시장 투표에서 당선 가능성 없는 후보를 찍으려 합니다.

사실 이번 판 같이 결과가 정해져 있는 판에... 뭔가 다른 이야길 하는 후보들에게 표가 가지 않는다면 그게 문제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도 좀 있어서요. ㅎㅎ

그간의 경험이 쌓여 빚어낸 직관적인 결과이겠지요..

작용과 반작용으로 정리할 수 있겠지만... 너무 많은 희생들이 따르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