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도저히 못 일아나겠는데 알람이 울리자 시공간을 부정하는 마음으로 시계를 봤다
1,2,3
3초 후에 재정신으로 돌아와보니 오늘은 일 안가는날, 쉬는날 고로 약 2시간 가량 더 잘 수 있는 날이다
오늘 11시엔 1시간 거리에 있는 피아노 학원에서의 레슨이 있는 날이라 적어도 9시 반에는 일어나야 밥 먹고 준비해서 나갈 수 있는데 일어나보니 9시 50분 늦었다
거기다 냉장고에 넣어둔 바나나는 딱딱하게 얼어 껍질을 깔 수 없었는데
이 가난한 냉장고는 아이스크림을 얼리기 위해 온드를 낮추면 냉장실이 너무 차가워지고 냉장실 온도를 맞추면 냉동고가 덜 차가워서 얼음, 아이스크림이 녹아버리고만다
얼어버린 바나나를 손에 꽉 쥐고 녹여보려 했지만 시간도 없고...깔닥거리다가 그냥 나와버렸다
그렇게 나온 집 밖의 세상은 진짜 놀라울 정도로 날씨가 너무 좋았다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해서 해가 지고서야 퇴근하는 나는 낮의 일본 날씨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어
한국은 벌써 패딩을 꺼내입을까 말까 고민을 한다는데 치마에 얇은 티셔츠, 그리고 가디건을 걸치고도 따듯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날씨였다
해는 따듯하고 바람은 시원해서 바다에 낚시하러 가면 아빠는 낚시하고 나는 따듯하게 달궈진 바위위에 등을 깔고 누워서 햇빛과 바람을 즐길 수 있는 날씨
거기에 육계장 사발면이랑 사과쥬스 한잔에 낮잠이라면 내가 바라는 최고의 휴일
살짝 늦잠을 자는 바람에 레슨 시간을 맞추려 빠르게 걸으니깐 조금 더웠다
해가 이렇게 비추는데 화장도 안하고 후줄근하게 나온게 조금 아까웠다 오늘 같은 날 예쁘게 하고 돌아다니고 싶은데
사실 혼자서는 예쁘게 꾸며도 혼자라서 꾸민게 아까워진다
결국은 오늘도 항상 똑같은 느낌으로
피아노 학원 원장님도 배우는 학생들도 거의 한국인이라 학원에서는 한국말을 쓰는데 학원밖을 한걸음 나와 밖에서 가만히 서 있으면 여기저기 일본말이 들려서 방금까지 한국말로 대화하고 있었던게 꿈처럼 느껴진다
언젠가 한국에 돌아가는 날 지금까지 내 일본어도 일본인들과 대화한것도 다 꿈처럼 느껴질까
날씨가 너무 좋다 밥 먹고나면 공원이라도 가봐야겠다
요즘엔 그림 안그리시나봐요 ㅎㅎ
글에 외로움이 묻어납니다.
힘내세요~
타블렛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손그림만 그리고 있어요ㅎㅎ
신기하네요 나름 산뜻하고 좋은 기분으로 쓴 글이라고 생각했는데도 글에서 외로움이 묻어난다니!
헛! 죄송해요..
제가 외로운가 봅니다 ㅠㅠ
좋은 날씨 길게 즐기고 싶네요 ^^ 즐거운 하루 되시길!
즐거운 하루 보냈습니다!ㅎㅎㅎ